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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정원으로 조성된 '느린정원' ©강사랑 -
설치된 우수통. 빗물이 우수통을 통과하여 정원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강사랑
동네 공원이 이렇게 좋았나? 황톳길부터 느린정원까지, 장안근린공원
발행일 2026.04.28. 09:53

최근 대대적인 정비를 마치고 주민 생활권 공원으로 거듭난 장안근린공원 ©강사랑
동네 공원이라고 하면 보통 비슷한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운동기구 몇 개가 놓여 있고, 벤치가 듬성듬성 자리하며,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나면 금세 발길이 밖으로 향하는 공간 말이다.
하지만 동대문구 장안동 300번지에 자리한 장안근린공원은 조금 다르다. 잠깐 둘러보고 나올 생각으로 들어섰다가도, 어느새 공원이 품고 있는 다양한 표정에 매료되어 오래 머무르게 된다. 최근 대대적인 정비를 마치고 주민들의 생활권 공원으로 새롭게 거듭난 장안근린공원을 찾았다.
하지만 동대문구 장안동 300번지에 자리한 장안근린공원은 조금 다르다. 잠깐 둘러보고 나올 생각으로 들어섰다가도, 어느새 공원이 품고 있는 다양한 표정에 매료되어 오래 머무르게 된다. 최근 대대적인 정비를 마치고 주민들의 생활권 공원으로 새롭게 거듭난 장안근린공원을 찾았다.

동대문구 장안동 300번지에 자리한 장안근린공원 ©강사랑
장안근린공원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생태정원으로 조성된 '느린정원'이다. 겉보기엔 작은 연못과 식물이 어우러진 평범한 정원 같지만, 구조를 알고 나면 좀 더 특별하게 보인다. 파고라 지붕에 떨어진 빗물이 우수관을 따라 연못으로 흘러들고, 그 물은 다시 토양과 식생을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느린정원을 들여다보면 낙엽과 풀들이 치워지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일부러 남겨둔 것이다. 유기물이 분해되며 다시 흙으로 돌아가도록 설계된 구조다. 빗물 역시 잠시 머물렀다가 서서히 증발하며, 여름철에는 주변 온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다시 말해 느린정원은 보기 좋은 조경에 머무르지 않고, 빗물과 흙, 식물이 함께 순환하는 생태의 원리를 담아낸 공간이다.

황톳길에서 바라본 느린정원의 전경 ©강사랑
느린정원을 중심으로 둥글게 조성된 ‘황톳길’ 또한 인상적이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부드러운 흙의 촉감이 발바닥으로 전해져 온다. 시야 가득 푸릇한 식물이 어우러진 정원이 나란히 펼쳐져 더욱 여유로운 기분이 든다. 가볍게 한 바퀴 돌고 가는 주민도 있고, 두세 바퀴를 연이어 걸으며 호흡을 고르는 주민도 있다. 각자의 속도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곳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황톳길 주변에는 황토 족욕장과 세족장, 신발보관함 등이 함께 설치되어 있다. 지난 2025년에는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후속 정비도 이어졌다. 비가 오거나 겨울철에도 황톳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비가림막이 설치되었는데, 총 사업비 중 상당 부분이 기업 후원으로 마련됐다. 황톳길 내 파고라 역시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포르쉐코리아의 후원으로 설치된 시설이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민관 협력의 좋은 사례로 꼽을 만하다.
족욕장에서 시원한 물로 발을 씻은 다음 한숨 돌리고 나니, 이번에는 ‘바둑 쉼터’가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와 철쭉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모여 앉은 어르신들이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한낮의 기온이 28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에도 대국을 펼치는 어르신들의 자세에는 흐트러짐이 없다. 옆에서 판세를 지켜보는 어르신들의 표정에도 집중력이 어려 있다. 아마도 공원이 선사하는 특유의 고요하면서 평안한 환경 덕분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공원 내 바둑쉼터는 어르신들의 인기 장소다. ©강사랑
장안근린공원에서 또 하나 살펴볼 만한 곳, ‘어르신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는 스트레칭·유산소·근력운동 구역을 구분해 운동기구 9종이 모여 있다. 순환형 트랙과 파고라, 편의시설을 함께 갖췄다. 백철쭉과 흰말채나무도 함께 심어져 있어, 운동하다 잠시 쉬어 가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혼자 묵묵히 운동하는 어르신도 있었지만, 두세 명이 나란히 서서 말을 주고받으며 함께 움직이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이제 반대 방향으로 쭉 걸어나가면 각종 체육시설이 나타난다. ‘배트민턴장’에서는 아이들이 라켓을 휘두르며 반 장난을 치고 있다. ‘족구장’에서는 공이 네트를 넘나들 때마다 짧은 함성이 공기를 가른다. 발끝으로 공을 받아 올리고 순간적으로 몸을 돌려 넘기는 동작 하나하나에서 활력이 느껴진다. ‘농구장’도 다르지 않다. 쏟아지는 햇빛 아래 공을 주고 받으며 링을 향해 쏘아 올리는 움직임들이 근처를 걸어가는 이들의 시선마저 사로잡는다. 장안근린공원에서 가장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장소다.
‘야외무대’ 주변의 분위기는 운동시설 구역과 또 다르다. 푸른 잔디가 깔린 마당을 누비는 건 다름 아닌 귀여운 강아지들이다.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보호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목줄을 살짝 느슨하게 잡은 채 서로의 반려견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는 모습이 정겹다. 체조나 공연이 열리지 않는 시간대에는 이처럼 주민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나와 교류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공원에는 ‘어린이 놀이터’를 비롯해 놀이와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각종 시설이 자리해 눈길을 끈다.
장안근린공원 곳곳에서 마주친 매력 요소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976년 조성된 이 공원은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대표적인 휴식처로 사랑받아 왔지만, 시설이 낡고 이용 환경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에 동대문구는 2023년부터 최근까지 황톳길 조성과 노후 시설 개선을 시작으로, 어르신놀이터를 설치하고,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한 ‘느린정원’을 조성하는 등 단계별 정비사업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그 결과 장안근린공원은 오래된 동네 공원을 손본 수준을 넘어, 생태와 치유, 운동과 휴식을 함께 품은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에 동대문구는 2023년부터 최근까지 황톳길 조성과 노후 시설 개선을 시작으로, 어르신놀이터를 설치하고,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한 ‘느린정원’을 조성하는 등 단계별 정비사업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그 결과 장안근린공원은 오래된 동네 공원을 손본 수준을 넘어, 생태와 치유, 운동과 휴식을 함께 품은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오늘날 도심 속 공원은 녹지가 있는 쉼터이자, 시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가꿔주는 생활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장안근린공원은 그 점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맨발로 걷고 싶을 때는 황톳길로, 운동하고 싶을 때는 체육시설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는 벤치와 정원으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이어진다. 공원을 거닐다가 만난 주민들은 장안근린공원을 이야기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여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우리 동네 명소에요.”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원, 머무를수록 더욱 좋은 공원들이 서울 곳곳에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장안근린공원
○ 위치 : 서울시 동대문구 장한로 191(장안동 300)
○ 교통 :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2번 출구에서 2211번 버스 이용 후 ‘장안동근린공원’ 하차, 또는 3번 출구에서 2112·2233번 버스 이용 후 ‘장안동근린공원’ 하차
○ 규모 : 1만 4,744.8㎡
○ 주요시설 : 황톳길, 황토 족욕장, 세족장, 신발보관함, 어르신놀이터, 느린정원, 게이트볼장, 농구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바둑 쉼터, 야외무대, 광장, 공영주차장 등
○ 교통 :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2번 출구에서 2211번 버스 이용 후 ‘장안동근린공원’ 하차, 또는 3번 출구에서 2112·2233번 버스 이용 후 ‘장안동근린공원’ 하차
○ 규모 : 1만 4,744.8㎡
○ 주요시설 : 황톳길, 황토 족욕장, 세족장, 신발보관함, 어르신놀이터, 느린정원, 게이트볼장, 농구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바둑 쉼터, 야외무대, 광장, 공영주차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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