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친해져볼까? 국내 최초 로봇인공지능과학관 후기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4.08.27. 13:00

수정일 2024.08.27. 16:15

조회 1,093

최근 로봇과 AI가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이 되면서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경찰견을 대체하는 사족보행 로봇이 범인 검거 현장에서 활약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공지능을 선두로 한 로봇 산업이 우리가 곧 마주할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가 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로봇인공지능을 주제로 과학관을 개관했다. 뭇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을 찾아가 봤다. ☞ [관련 기사] 두둥~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개관! 체험예약은?
8월 20일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이 개관했다. ⓒ강사랑
8월 20일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이 개관했다. ⓒ강사랑

AI와 인간 작곡가가 협업해 그린 홀로그램으로 둘러싸인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올라가 보니 대형 로봇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3차원 공간에 실제 사람 얼굴로 나타나는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이다.

“너는 좋아하는 게 뭐야?” 사람에게 말을 건네듯 대화를 시도해보니 다소 진중한 답변이 돌아왔다. “저는 로봇과 인공지능의 메커니즘에 관심이 많아요.”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의 여러 페르소나 중 하나인 ‘라이머’는 흑인 남성을 모델로 삼은 로봇으로 MBTI가 ESTJ, 즉 엄격한 관리자 유형이다. 라이머를 포함한 총 5개의 페르소나는 각기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지고 있어 대화를 나누는 재미가 있을 뿐더러 진짜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은 커다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다. ⓒ강사랑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은 커다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다. ⓒ강사랑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도 있다. 이 로봇은 골을 넣고 세레모니까지 하며 축구를 즐기는 로봇이다.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는 인공 지능 로봇팔은 표정으로부터 포착한 감정을 반영해 캐리커처도 직접 그려 준다.

사족보행하는 점박이 로봇개 ‘스팟’은 관람객들을 향해 애교를 부리며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거나 낮은 포복으로 장애물 구간을 통과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공사장과 같은 산업 현장과 재난 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개들은 관객들의 조작에 맞춰 점프도 하고 달리기도 한다.

어린이 관람객들은 로봇개의 움직임이 낯설게 느껴지는지 두려워하다가도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호기심에 눈을 반짝였다. 시민 최은주 씨(도봉구 거주)는 기술이 좀 더 발전해 로봇 반려견이 가정에 보급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가 관람객들 앞에서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강사랑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가 관람객들 앞에서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강사랑
  • 사족보행하는 점박이 로봇개 ‘스팟’은 계단과 자갈길을 걷고 장애물을 피해 걷기도 한다. ⓒ강사랑
    사족보행하는 점박이 로봇개 ‘스팟’은 계단과 자갈길을 걷고 장애물을 피해 걷기도 한다. ⓒ강사랑
  • 군부대, 경찰부대 등 현장에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로봇개 ⓒ강사랑
    군부대, 경찰부대 등 현장에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로봇개 ⓒ강사랑
  •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가 관람객들 앞에서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강사랑
  • 사족보행하는 점박이 로봇개 ‘스팟’은 계단과 자갈길을 걷고 장애물을 피해 걷기도 한다. ⓒ강사랑
  • 군부대, 경찰부대 등 현장에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로봇개 ⓒ강사랑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은 연면적 7,405㎡ 지하 2층~지상 4층의 규모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그리고 다목적실 등 여러 공간이 들어섰다.

먼저 2층에 자리한 기업 협업 다목적실은 로봇,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기업 협업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의 ‘수술 로봇’을 만나볼 수 있는가 하면, KT의 ‘로봇과 코딩’을 통해 로봇 제어와 인공지능 교육을 접할 수 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 교육을 체험해 보는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수술 로봇’ 체험 교육 공간의 경우 30억 상당의 수술 로봇을 기증을 받아 실제 수술방과 비슷한 공간을 조성하여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서 빠르고 정확하게 질병을 치료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 주는 곳이다.

“인공 현미경을 통해서 질병 진단을 받으면 환자는 수술 보조 로봇을 통해 수술 목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수술 보조 로봇은 최소한의 절개를 통한 수술 방식을 사용하는 로봇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환자의 흉터가 가장 작게 나오고요. 그만큼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체험을 자원한 기자 2명이 수술 보조 로봇을 이용하여 빨간색 원안에 있는 가상의 암 조직을 집게로 제거해 보였다. 본인이 생각하고 조작하는 대로 수술 보조 로봇이 유연하게 반응하여 암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의 ‘수술 로봇’을 통해 가상의 암 조직을 제거해 본다. ⓒ강사랑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의 ‘수술 로봇’을 통해 가상의 암 조직을 제거해 본다. ⓒ강사랑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의 메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상설전시실은 ‘생각하는 로봇, 질문하는 인간’이라는 주제로 조성되었다. 인간이 로봇, 인공지능과 만나 소통하고 공존하기까지의 스토리를 만나볼수 있는 곳이다. 인간과 로봇, 인공지능의 관계를 사유하는 체험형 콘텐츠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예술을 접목시켜 일반 시민들에게 보다 흥미롭게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

가령 ‘읽을 수 있는 도시’ 공간은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할 수 있는 라이더가 관람자들의 움직임을 읽고 이를 시각화하여 실시간으로 표현한 공간이다. 나의 움직임에 따라 기하학적인 환상 세계가 구현되어 오래 기억에 남을 체험을 선사한다.

로봇팔이 유려한 동작으로 싱잉볼을 연주하여 관람객들이 가벼운 명상에 빠져들게 유도하는 ‘로봇 싱잉볼’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이다. 로봇이 연주하는 싱잉볼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로봇과 인간의 관계가 한결 더 가깝게 느껴진다.
  • 자율주행차의 ‘눈’ 라이더가 관람자들의 움직임을 시각화하여 실시간으로 표현한다. ⓒ강사랑
    자율주행차의 ‘눈’ 라이더가 관람자들의 움직임을 시각화하여 실시간으로 표현한다. ⓒ강사랑
  • 로봇팔이 유려한 동작으로 싱잉볼을 연주하여 눈길을 끄는 ‘로봇 싱잉볼’ ⓒ강사랑
    로봇팔이 유려한 동작으로 싱잉볼을 연주하여 눈길을 끄는 ‘로봇 싱잉볼’ ⓒ강사랑
  • 자율주행차의 ‘눈’ 라이더가 관람자들의 움직임을 시각화하여 실시간으로 표현한다. ⓒ강사랑
  • 로봇팔이 유려한 동작으로 싱잉볼을 연주하여 눈길을 끄는 ‘로봇 싱잉볼’ ⓒ강사랑

4층에 자리한 기획전시실은 분기마다 콘텐츠를 보강하며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공간이다. 현재 ‘ON&OFF : 일하는 로봇, 그리고 인간’이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 일상 속에서 활용되고 있거나 또 가까운 미래에 활용될 로봇,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하여 눈길을 끈다.

현대로보틱스, 로보티즈, FRT가 함께하는 ‘스마트물류센터’ 협업 공간에서는 상용화된 분류 전문 로봇들을 만나볼 수 있고, AI시스템즈의 ‘AI 관제실’ 협업 공간에서는 위급 상황에 처한 사람을 곧바로 인식하여 관제실에 보고하는 첨단 인공지능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 그룹 팀보이드가 작업한 ‘로보틱 미러월’ 협업 공간은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공간으로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
  • 현대로보틱스, 로보티즈, FRT가 함께하는 ‘스마트물류센터’ 협업 공간 ⓒ강사랑
    현대로보틱스, 로보티즈, FRT가 함께하는 ‘스마트물류센터’ 협업 공간 ⓒ강사랑
  • AI시스템즈의 ‘AI 관제실’ 협업 공간 ⓒ강사랑
    AI시스템즈의 ‘AI 관제실’ 협업 공간 ⓒ강사랑
  • 기획전시 말미에는 작가 그룹 팀보이드가 작업한 ‘로보틱 미러월’ 협업 공간이 자리했다. ⓒ강사랑
    기획전시 말미에는 작가 그룹 팀보이드가 작업한 ‘로보틱 미러월’ 협업 공간이 자리했다. ⓒ강사랑
  • 현대로보틱스, 로보티즈, FRT가 함께하는 ‘스마트물류센터’ 협업 공간 ⓒ강사랑
  • AI시스템즈의 ‘AI 관제실’ 협업 공간 ⓒ강사랑
  • 기획전시 말미에는 작가 그룹 팀보이드가 작업한 ‘로보틱 미러월’ 협업 공간이 자리했다. ⓒ강사랑

"이 공간은 디지털과 로봇, 그리고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을 표방하고 있어요. 컴퓨터 언어인 이진법 기호로 가득한 공간에서 로봇팔의 자유로운 움직임과 거울을 통해 비치는 나의 모습에 몰입할 수 있게 했죠. 특히 사방에서 비치는 내 모습을 보면 여러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이진원 관장의 말이다.

"요즘 세상에서는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계속 정보화돼서 수집되고 있고 또 관제되고 있어요. 기술의 발달이 우리에게 편리한 삶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우리를 감시하거나 통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전시의 마무리를 꾸며 봤습니다."
로보틱 미러월 협업 공간에서 해설하는 이진원 관장 ⓒ강사랑
로보틱 미러월 협업 공간에서 해설하는 이진원 관장 ⓒ강사랑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은 과학 초보자도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전문해설사와 가이드 투어를 운영한다. 하루 6번 진행되는 상설, 기획전시 해설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 참여할 수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테마가 흐르는 RAIM 아뜰리에’가 있다. 로봇, 인공지능 및 과학기술에 예술과 문화를 접목시켜 다양한 테마를 통하여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해당 프로그램 또한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로봇개를 조작하는 어린이 관객 ⓒ강사랑
로봇개를 조작하는 어린이 관객 ⓒ강사랑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 ⓒ강사랑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 ⓒ강사랑

곧 다가올 미래는 인간과 빅테이터, AI(인공지능), 로봇 등으로 이해하는 세상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는 세상을 우리는 지금도 경험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미래에는 우리가 예측한 것보다 휠씬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번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개관은 시대의 흐름을 생각한다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만큼 우리 세대에게 꼭 필요한 과학관이라는 이야기다. 

첨단기술에 예술을 접목하고 다양한 기술을 기업 등과 협업하는 등, 시민들에게 관련 기술을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더욱 매력적인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앞으로 이곳을 통해 펼쳐질 로봇과 인공지능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누구나 최신의 AI, 로봇 기술과 직접 소통하고 사용할 수 있는 체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 13길 56 (창동)
○ 교통 :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관람시간 : 화~일요일 09:30~17:3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익일 휴관)
○ 사전예약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
누리집
○ 문의 : 02-920-4300~1, 4320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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