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물 드시고 힘내세요"…폭염에 지친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4.08.23. 14:10

수정일 2024.08.23. 18:11

조회 1,122

서울은 36일 넘게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30년 만에 최다 기록을 세웠다. 당분간도 낮엔 폭염, 밤엔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문제는 폭염에 고스란히 노출된 이들이다. 특히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달려야 하는 ‘이동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바깥에서의 대기 시간이 길고, 마땅한 휴식 공간이 없어 아스팔트 위에서 가쁜 숨을 몰아쉰다. 끓는 듯한 더위에서 택배·퀵·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은 폭염에 두통과 어지러움 등을 호소한다.
이동노동자들의 오토바이 ©조수연
이동노동자들의 오토바이 ©조수연

이에 서울시는 이동노동자를 위해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준비했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겨울부터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이동노동자 밀집 지역 20여 곳을 순회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오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여름에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여름철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는 오는 10월 4일까지, 총 4대의 캠핑카가 약 3곳을 순회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는 휴식용 소파와 테이블이 설치돼 있으며, 캠핑카 내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얼음물과 함께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반사 스티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쿨토시 등도 받을 수 있다.

폭염 경보 속 도심을 달리는 이동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운영되는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직접 방문해 이동노동자의 반응과 쉼터 관계자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서울고속터미널 앞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조수연
서울고속터미널 앞,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조수연

먼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지방과 서울을 오가는 택배가 많아 주로 퀵서비스 이동노동자가 찾는 곳이다.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3호차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광장주차장 GATE 1, 제로데이 택배 앞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고정 운영되고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지방과 서울을 오가는 택배가 많아 주로 퀵서비스 이동노동자가 찾는다. ©조수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지방을 오가는 택배가 많아 주로 퀵서비스 이동노동자가 찾는다. ©조수연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 폭염 경보는 진작에 발령됐고, 땀은 비 오듯 쏟아졌다. 몇 분 서 있지 않았는데, 어느덧 땀범벅이 됐다. 이렇게 더운 날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온 이동노동자들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이들에게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이다. 끼니도 거른 이동노동자들에게 시원한 물과 커피, 다과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에 많은 이동노동자가 방문했다.

이동노동자들은 이곳에서 땀을 식히기에 바빴다. 시원한 생수를 조금 마신 뒤, 커피믹스를 타 시원한 커피로 마시기도 했고, 받은 생수를 모두 마셨다. 시원한 생수 한 모금에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 아이스박스 안에 담긴 생수 ©조수연
    아이스박스 안에 담긴 생수 ©조수연
  • 믹스 커피가 준비됐다. ©조수연
    믹스 커피가 준비됐다. ©조수연
  • 정수기와 아이스박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조수연
    정수기와 아이스박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조수연
  • 아이스박스 안에 담긴 생수 ©조수연
  • 믹스 커피가 준비됐다. ©조수연
  • 정수기와 아이스박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조수연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3호차 서권석 담당자는 “퀵서비스 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이 자주 오가는 지역에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음료, 커피, 물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마련한 팔토시도 함께 제공하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3호차의 경우 하루 60명 정도 방문하는 상황. 폭염 경보 발령 등 낮에 날씨가 너무 더워 물 소비가 7월에 비해 8월에 1.5배 이상 증가했다. “이동노동자들이 물 한 모금, 커피 한잔 마시고 ‘고맙다’고 표현할 때, 상당히 보람차고 뿌듯하다”고 전했다.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찾은 이동노동자 ©조수연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찾은 이동노동자 ©조수연

뜨거웠던 낮을 뒤로 하고, 어느덧 노을이 지는 저녁이 찾아왔다. 요즘은 열대야 현상으로 저녁에도 낮처럼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잦은 소나기로 인해 이동노동자의 몸은 땀과 비에 젖고, 습도가 높아 후텁지근하다.

3호차는 ‘퀵서비스 노동자’가 밀집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고정 운영된다면, 4호차대리운전 기사 수요가 많은 ▴광화문 ▴학동사거리 등 오후 7시부터 오전 4시까지 순회하고 있다. 오늘 4호차는 여의도 한국노총을 시작으로 신논현역, 학동사거리, 하남 미사역, 길동사거리, 교보타워 사거리 등 여의도와 강남을 순환한다.
여의도 한국노총 앞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4호차 ©조수연
여의도 한국노총 앞,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4호차 ©조수연

한바탕 쏟아졌던 소나기를 뒤로하고, 오후 7시가 되자 캠핑카가 도착했다. 한국노총 앞에 정차한 캠핑카에는 아이스박스와 함께 초코파이 등 열량이 높은 과자들이 준비됐다. 아무래도 칼로리 소모가 높은 이동노동자 직종을 고려한 듯했다.

준비를 마치자, 많은 이동노동자가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4호차를 방문했다. 여전히 더운 날씨에 생수와 캔커피, 과자 등이 불티나게 나갔다. 이동노동자들은 쉼터 운영에 고마움을 표시했고, 갈증을 시원한 물로 달랠 수 있었다.
  • 다과와 팔토시가 준비됐다. ©조수연
    다과와 팔토시가 준비됐다. ©조수연
  • 준비된 다과들 ©조수연
    준비된 다과들 ©조수연
  • 아이스박스에 담겨진 생수와 캔커피 ©조수연
    아이스박스에 담겨진 생수와 캔커피 ©조수연
  •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에 설치된 에어컨 ©조수연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에 설치된 에어컨 ©조수연
  • 다과와 팔토시가 준비됐다. ©조수연
  • 준비된 다과들 ©조수연
  • 아이스박스에 담겨진 생수와 캔커피 ©조수연
  •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에 설치된 에어컨 ©조수연

상당히 더운 날씨다. 가만히 있어도 비 오듯 땀이 흐른다. 이동노동자들에게는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가 사막 속 오아시스와도 같을 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시의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통해 이동노동자들이 더위를 이겨내 힘냈으면 좋겠다.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관련 이용 및 상담은 서울노동권익센터 전화(02-6925-4349 / 070-4150-5254) 또는 서울노동권익센터 누리집으로 문의하면 된다.
  •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안내 ©서울노동권익센터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안내 ©서울노동권익센터
  •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일정안내 ©서울노동권익센터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일정안내 ©서울노동권익센터
  •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안내 ©서울노동권익센터
  •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일정안내 ©서울노동권익센터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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