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낭만' 찾아 서촌 웃대 한 바퀴! 추천코스 4곳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4.08.19. 10:35

수정일 2024.08.19. 18:40

조회 492

서울시가 제작한 웃대탐방 지도 ⓒ김아름
서울시가 제작한 웃대탐방 지도 ⓒ김아름

서울에서 좋아하는 동네를 꼽으라면 단연 경복궁 서쪽에 자리한 서촌이다.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임과 동시에 한옥 등 옛 풍경을 간직한 고즈넉한 골목을 거닐다 보면 마음까지 잔잔해지기 때문이다.

서촌의 또 다른 이름은 ‘웃대’다. 예부터 청계천 광통교의 윗 지역인 경복궁 서쪽으로부터 인왕산 기슭에 이르는 지역을 웃대라고 불렀다고 한다. 웃대에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많은 예술가들이 살았던 곳으로도 유명한데 명필 추사 김정희, 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 시인 윤동주, 소설가 이상 등이 대표적이다.

예술가들의 흔적과 옛 정취가 가득해서 그런지 웃대에서는 특별한 것을 하지 않고 동네 한 바퀴를 찬찬히 돌아보기만 해도 예술 감상에 흠뻑 빠질 수 있다. 서울시는 웃대의 작은 골목까지 찾아볼 수 있는 상세 지도와 추천코스를 담은 브로셔를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그중에서 ‘서울의 낭만’을 선사하는 웃대를 찾는다면 꼭 들러야 할 웃대탐방 코스 4곳을 골라 소개한다.
소설가 이상이 20여 년 간 거주했던 집터의 일부에 보전된 '이상의 집' ⓒ김아름
소설가 이상이 20여 년 간 거주했던 집터의 일부에 보전된 '이상의 집' ⓒ김아름

①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이상의 집’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만났던 모더니즘 대표 작가 이상. 그가 20여 년간 거주했던 집터의 일부에 '이상의 집'이 자리하고 있다. 한때 철거될 위기에 있었지만 2009년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시민 모금과 기업의 후원을 받아 보전하고 있다.
이상의 작품들이 팔만대장경처럼 빼곡하게 전시돼 있다. ⓒ김아름
이상의 작품들이 팔만대장경처럼 빼곡하게 전시돼 있다. ⓒ김아름
이상의 소설 <날개>를 직접 읽어볼 수 있다. ⓒ김아름
이상의 소설 <날개>를 직접 읽어볼 수 있다. ⓒ김아름
위에서 바라본 '이상의 집' ⓒ김아름
위에서 바라본 '이상의 집' ⓒ김아름

내부에는 이상과 관련한 각종 서적과 그의 초상화 등이 전시돼 있다. 대표작인 소설 <날개> 등 그의 작품도 연대기 별로 팔만대장경처럼 빼곡하게 보관하고 있다. 큐알코드를 통해 오디오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검정색 큰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비밀의 공간도 나온다. 이상의 작품 일부를 영상으로 감상한 후 계단을 올라 어둠으로 뒤덮인 공간을 지나면 환한 빛과 함께 한옥으로 이뤄진 이상의 집 외부를 조망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 속에서 무력함을 느끼면서도 한 줄기 희망을 갈망하며 한 번만 더 날아보길 원했던 그의 당시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 공공한옥 '서촌라운지' ⓒ김아름
서울 공공한옥 '서촌라운지' ⓒ김아름

② 오감으로 느끼는 한옥의 매력, 서울 공공한옥 ‘서촌라운지’

서울 공공한옥 서촌라운지는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서촌을 관광하는 외국인 등 누구나 방문해 아름다운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움이 담긴 한옥 디자인에 이끌려 라운지의 문을 열면 원목으로 이뤄진 따뜻한 분위기의 내부 공간이 펼쳐진다.
편안한 소파와 다양한 서적이 마련된 서촌라운지 ⓒ김아름
편안한 소파와 다양한 서적이 마련된 서촌라운지 ⓒ김아름
원목으로 이뤄져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서촌라운지 내부 ⓒ김아름
원목으로 이뤄져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서촌라운지 내부 ⓒ김아름
라운지 외부에 한지가 예쁘게 널려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아름
라운지 외부에 한지가 예쁘게 널려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아름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구성돼 있고, K-푸드, 한옥 등 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서적과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소파들이 마련돼 있다. 여행을 하거나 서촌탐방을 할 때 한옥의 매력을 느끼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서울공공한옥 밤마실 프로그램으로 8월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한국적 분재와 추상적 회화 전시 ‘한옥여름: 초록의 쉼’ 전시도 열린다. 계절마다 한옥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절기별 체험 프로그램도 열리는데 이달 30일 금요일에는 계절별 국내 및 세계의 차를 음미하는 ‘계절차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옥에서의 삶과 지혜를 잠시나마 경험해보고 싶다면 서촌라운지를 찾아보자.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청전 이상범 가옥' ⓒ김아름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청전 이상범 가옥' ⓒ김아름

③ 예술을 담은 한옥, ‘청전 이상범 가옥’

서촌라운지가 전통과 현대의 조화롭고 세련된 매력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청전 이상범 가옥은 한옥 그대로의 모습을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국적인 산수화를 그린 근대 미술의 거장 청전 이상범이 1972년 작고할 때까지 살았던 이곳은 전형적인 근대 도시한옥의 ‘ㄱ’자 안채와 ‘ㅡ’자 행랑 구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부엌에 찬마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음식을 만들고 보관하던 찬마루 ⓒ김아름
음식을 만들고 보관하던 찬마루 ⓒ김아름
손님을 맞이하던 안채 응접실 ⓒ김아름
손님을 맞이하던 안채 응접실 ⓒ김아름

남자 손님을 맞이했던 응접실인 행랑채, 음식을 만들고 보관하던 찬마루, 아궁이가 있는 부엌까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집 구조에 신기하면서도 당시 생활 모습이 고스란히 머릿속에 그려졌다. 마루, 안채, 사랑채, 화실이 모두 연결된 점도 인상 깊었다. 이곳에서 그의 제자 배렴과 박노수 화가까지 배출됐다고 하니 왠지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더욱 느껴지는 한옥이었다.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가치를 전하는 '국립고궁박물관' ⓒ김아름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가치를 전하는 '국립고궁박물관' ⓒ김아름

④ 위대한 우리 역사와 유물에 자부심이 뿜뿜, ‘국립고궁박물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2005년 8월 15일 광복 60주년이던 해에 문을 연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가치를 다양한 유물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조선 왕실의 예술, 의례, 과학 문화와 근대 국가로의 전환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궁궐 실내를 장식했던 병풍 ⓒ김아름
궁궐 실내를 장식했던 병풍 ⓒ김아름
황제의 상징물인 의자 및 탁자 ⓒ김아름
황제의 상징물인 의자 및 탁자 ⓒ김아름
기획전시실에서는 노트르담 대성당 증강현실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김아름
기획전시실에서는 노트르담 대성당 증강현실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김아름
증강현실 콘텐츠를 통해 노트르담 대성당에 방문한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김아름
증강현실 콘텐츠를 통해 노트르담 대성당에 방문한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김아름

예술성보다는 사실성, 기록성, 상징성, 장식성을 가지고 국가 통치에 활용된 궁중회화부터 나라의 번영을 위해 힘을 쏟아 얻은 앙부일구, 자격루 등 과학기술까지 한눈에 살펴보니 그동안 어렵게 느껴졌던 조선왕조를 이해하는 데 한 발짝 더 가까워지고, 그 위대한 역사에 자부심이 샘솟는다.

현재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증강현실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전도 열리고 있어 프랑스 왕실유산도 특별하게 만나볼 수 있다.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패드를 통해 노트르담 대성당의 건축 과정과 역사, 화재와 복원 과정을 증강현실로 생생하게 체험하며 세계의 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도 함께 되짚어볼 수 있다. 콘텐츠를 통해 문화유산을 탐험하며 각 공간에 숨겨진 스테인드글라스 조각을 찾아 완성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상의 집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18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17:00, 휴게시간 12:00~13:00
○ 입장료 : 무료
○ 문의 : 0507-1319-8374

서촌라운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27-4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1:00~19:00
○ 입장료 : 무료
○ 문의 : 02-736-7909

청전 이상범 가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31-7
○ 운영일시 : 화~일요일 09:00~18:00(3~10월) / 09:30~17:30(11~2월)
○ 입장료 : 무료

국립고궁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 12
○ 운영일시 : 월·화·목·금·일요일 10:00~18:00(입장마감 17:00) / 수·토요일 10:00~21:00(입장마감 20:00)
○ 입장료 : 무료
누리집
○ 문의 : 02-3701-7500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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