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쉼터이자 도서관으로 변신! 청와대사랑채 & 신촌관광안내센터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4.08.06. 14:20

수정일 2024.08.06. 18:37

조회 2,469

청와대사랑채 앞뜰을 나오면 청와대 분수대가 있다. 분수대가 더위를 식혀준다. ⓒ윤혜숙
청와대사랑채 앞뜰을 나오면 청와대 분수대가 있다. 분수대가 더위를 식혀준다. ⓒ윤혜숙

올여름은 평년보다 덥고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라더니 장마에 이어 이젠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후덥지근한 기온이 불쾌지수를 한층 높이고 있다. 이럴 때 더위를 피해서 시원한 피서지로 무작정 떠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사정상 여의치 않은 이들도 많다.

멀리 떠나지 않는 대신 서울 곳곳에도 피서지로 즐길 만한 곳이 많다. 그 중에 최근 발견한 보물 같은 곳이 있다. 청와대사랑채신촌관광안내센터다. 둘의 공통점은 관광안내센터인 만큼 여행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까진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관광안내센터와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두 가지가 추가된다. 먼저 여행자 쉼터로 여행자뿐만 아니라 누구든 편히 쉬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여행자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책장에 가득하다.
트래블 라운지가 있어서 여행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 있다. ⓒ윤혜숙
트래블 라운지가 있어서 여행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 있다. ⓒ윤혜숙

① 여행도서관이자 소통의 공간, 청와대사랑채

청와대사랑채는 청와대 영빈관 건너편에 있다. 청와대사랑채 앞뜰을 지나 청와대 방향으로 가면 광장이 나온다. 중앙에 커다란 분수대가 있다. 여름 한낮에 방문하니 분수대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분수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가시는 것 같다.

청와대사랑채는 청와대를 개방하기 전 청와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들르는 곳이었다. 청와대가 개방된 이후 한동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가, 지난 6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새롭게 단장한 청와대사랑채를 방문했다. '누구에게나 열린 안식처'를 표방하는 청와대사랑채는 청와대 주변 및 전국 관광을 여행도서관 콘셉트로 전시하고 있다. 또한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 트래블 라운지의 뒤쪽 통로를 지나면 트래블 라이브러리가 있다. ⓒ윤혜숙
    트래블 라운지의 뒤쪽 통로를 지나면 트래블 라이브러리가 있다. ⓒ윤혜숙
  • 트래블 라이브러리 입구에 커다란 캐릭터 인형 '킹덤 프렌즈'가 방문객을 환영하고 있다. ⓒ윤혜숙
    트래블 라이브러리 입구에 커다란 캐릭터 인형 '킹덤 프렌즈'가 방문객을 환영하고 있다. ⓒ윤혜숙
  • 트래블 라운지의 뒤쪽 통로를 지나면 트래블 라이브러리가 있다. ⓒ윤혜숙
  • 트래블 라이브러리 입구에 커다란 캐릭터 인형 '킹덤 프렌즈'가 방문객을 환영하고 있다. ⓒ윤혜숙

청와대사랑채 1층 주 출입구로 입장하면 안내데스크가 있다.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어서 문의하거나 안내 받을 수 있다. 출입구의 왼쪽에 트래블 라운지가 있다. 벽면 서가에 여행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다. 누구든 책을 골라서 테이블에 앉아서 읽을 수 있다. 뒤쪽에 아치형 통로가 있다. 저기로 들어가면 뭐가 나올지 궁금하다.

그곳으로 들어가니 트래블 라이브러리가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커다란 캐릭터 인형들도 있다. 한국관광공사 대표 캐릭터인 킹덤 프렌즈(Kingdom Friends)다. 한국관광공사가 디지털 홍보를 강화할 목적으로 캐릭터를 정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인 호랑이, 곰, 까치이다. 전래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는 우리에게 두렵기도 하면서 친근하기도 하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의 용맹함을 상징한다. 곰은 고조선 건국 신화인 단군신화에 등장한다. 곰은 우직하면서 인내심이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까치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올 때 울어주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길조로 여기던 동물이다.
  • 벽면 가득한 디지털 화면에서 원하는 책을 선택해서 손끝으로 누르면 책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윤혜숙
    벽면 가득한 디지털 화면에서 원하는 책을 선택해서 손끝으로 누르면 책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윤혜숙
  • 디지털 화면에는 청와대사랑채 외 서울의 명소 22곳의 지도가 나온다. ⓒ윤혜숙
    디지털 화면에는 청와대사랑채 외 서울의 명소 22곳의 지도가 나온다. ⓒ윤혜숙
  • 벽면 가득한 디지털 화면에서 원하는 책을 선택해서 손끝으로 누르면 책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윤혜숙
  • 디지털 화면에는 청와대사랑채 외 서울의 명소 22곳의 지도가 나온다. ⓒ윤혜숙

기다란 벽면에 자리한 트래블 라이브러리여행을 주제로 한 책을 디지털화했다.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손끝으로 누르니 알림창이 뜬다. 책에 담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자책을 읽어봤다면 익숙할 것이다. 또 다른 디지털 화면이 있다. 청와대사랑채를 중심으로 한 서울 지도가 나온다. 명소마다 번호가 부여되어 있다. 1번 청와대 본관부터 22번 용산어린이정원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서울의 명소는 포함된 것 같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가볼 만한 장소로 선정한 듯하다. 궁금한 곳을 선택해서 손끝으로 누르니 명소가 '짠~' 하고 나타난다. 14번을 터치하니 하이커그라운드가 나타났다. 팡팡 터지는 느낌에 자꾸만 번호를 선택해서 누르게 된다.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나오면 미디어아트실이 있다. 한국 관광에 대한 대표 이미지를 다면을 활용한 현대미술로 감상하는 체험 공간이다. 이이남 작가의 <청록의 빛: 청와대를 품은 신도시산수도> 연작이 재생되고 있다.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산수화가 청와대, 경복궁, 광화문, 북악산 등 청와대 권역 관광코스를 품어 자연과 조화되는 청록의 도시산수도로 탄생했다.
청와대사랑채 2층 로비는 전면이 투명한 통유리창으로 되어서 바깥을 조망하기 좋다. ⓒ윤혜숙
청와대사랑채 2층 로비는 전면이 투명한 통유리창으로 되어서 바깥을 조망하기 좋다. ⓒ윤혜숙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로비는 전면이 투명한 통유리창으로 되어서 바깥을 조망하기 좋다. 소파에 앉으니 청와대 풍경이 눈앞에 있는 듯 선명하게 보인다. 2층엔 기획전시실이 있다. <연화-설렘의 빛>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조선 왕실 밤잔치의 화려함과 사랑채의 아름다운 풍광을 모티브로 한 전시라고 하니 어떤 풍경일지 기대가 된다.
  • 청와대사랑채 2층 전시실에서 <연화-셀렘의 빛>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윤혜숙
    청와대사랑채 2층 전시실에서 <연화-셀렘의 빛>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윤혜숙
  • 곳곳에 반딧불이가 일렁이는 사랑채 앞뜰의 평화로움을 미디어아트로 재구성했다. ⓒ윤혜숙
    곳곳에 반딧불이가 일렁이는 사랑채 앞뜰의 평화로움을 미디어아트로 재구성했다. ⓒ윤혜숙
  • 청와대사랑채 2층 전시실에서 <연화-셀렘의 빛>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윤혜숙
  • 곳곳에 반딧불이가 일렁이는 사랑채 앞뜰의 평화로움을 미디어아트로 재구성했다. ⓒ윤혜숙

전시실에 입장하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의 한때로 시간을 거슬러 간 것 같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전시가 아니었다. 곳곳에 반딧불이가 일렁이는 사랑채 앞뜰의 평화로움을 미디어아트로 재구성했다. 어둠 속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반딧불이를 보면서 두 손을 휘저어 잡아보고 싶었다. 그런 착각마저 들게 하는 증강현실이다. 
다른 전시실에는 네모난 등이 천장 곳곳에 매달려 불을 밝히고 있다. ⓒ윤혜숙
다른 전시실에는 네모난 등이 천장 곳곳에 매달려 불을 밝히고 있다. ⓒ윤혜숙

이곳에 있으니 한낮의 더위는 어느새 잊혀지고 미디어 아트가 펼치는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피서지가 따로 있으랴. 유난히 청년들이 많았다. 서로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그곳을 나오니 또 다른 미디어 아트가 기다리고 있다. 네모난 등이 천장 곳곳에 매달려 있다. 밤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등은 캄캄한 어둠 속에 밝은 등불은 희망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잠시 멈춰 서서 등불에 소원을 빌었다. 
청와대사랑채 2층 카페 옆에 테라스가 있어서 파라솔 아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윤혜숙
청와대사랑채 2층 카페 옆에 테라스가 있어서 파라솔 아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윤혜숙

2층에 카페가 있다. 카페에서 테라스로 나갈 수도 있다. 바깥이 30도를 웃도는 기온이어서 사람들이 다 실내에 자리 잡고 있다. 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갔다. 파라솔이 있어서 그 아래 앉으면 햇빛을 피할 수 있다. 한여름을 제외하곤 테라스에서 휴식을 취하기 좋을 것 같다.

1층 소파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던 청년 두 명이 일어난다. 그들에게 이곳을 방문한 소감을 물어봤다. “친구와 서촌 골목길을 걷다가 청와대사랑채가 문을 열었다고 해서 왔어요. 여기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둘이 책을 골라서 한참 읽었거든요”라고 대답한다.
경의·중앙선 신촌역사가 세워지면서 옛 신촌역사는 관광안내센터로 바뀌었다. ⓒ윤혜숙
경의·중앙선 신촌역사가 세워지면서 옛 신촌역사는 관광안내센터로 바뀌었다. ⓒ윤혜숙

② 여행자의 쉼터, 신촌관광안내센터

신촌관광안내센터는 경의·중앙선 신촌역 앞에 있다. 한눈에 봐도 오래된 건물로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에 남아 있는 건물 가운데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차 역사라고 한다. 옛 신촌역사였던 이곳은 1906년 개통한 용산-신의주 간 경의선에 속한 철도역사였다. 경의·중앙선을 경유하는 새로운 신촌역사가 세워지면서 옛 신촌역사는 관광안내센터로 바뀌었다.
  • 신촌관광안내센터의 벽면에 관광안내 정보가 담긴 책자가 가득하다. ⓒ윤혜숙
    신촌관광안내센터의 벽면에 관광안내 정보가 담긴 책자가 가득하다. ⓒ윤혜숙
  • VR 헤드셋을 쓰고 서울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는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다. ⓒ윤혜숙
    VR 헤드셋을 쓰고 서울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는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다. ⓒ윤혜숙
  • 무료로 추억네컷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윤혜숙
    무료로 추억네컷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윤혜숙
  • 신촌관광안내센터의 벽면에 관광안내 정보가 담긴 책자가 가득하다. ⓒ윤혜숙
  • VR 헤드셋을 쓰고 서울 곳곳의 명소를 둘러보는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다. ⓒ윤혜숙
  • 무료로 추억네컷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윤혜숙

출입문을 열고 입장하자 직원이 반긴다. 실내는 비교적 아담하다. 벽면에 디지털 관광안내문에 이어 책자로 된 관광안내문이 있다. 한글, 영어, 한자, 일어로 된 안내문이 있다. 건너편에 두 가지 체험 공간도 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로 서울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체험, 추억네컷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되어 있다. 직원이 알려주는 대로 VR헤드셋을 쓰고 서울의 명소를 둘러봤다. 태블릿 화면에 나타난 공간이 눈앞에서 입체적으로 보이면서 공간이 생명력을 지닌 듯했다.
  • 여행자 쉼터에는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아서 원하는 책을 꺼내어 읽을 수 있다. ⓒ윤혜숙
    여행자 쉼터에는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아서 원하는 책을 꺼내어 읽을 수 있다. ⓒ윤혜숙
  • 여행자 쉼터의 안쪽에 기도실이 있어서 국내를 방문한 무슬림이 이용할 수 있다. ⓒ윤혜숙
    여행자 쉼터의 안쪽에 기도실이 있어서 국내를 방문한 무슬림이 이용할 수 있다. ⓒ윤혜숙
  • 여행자 쉼터에는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아서 원하는 책을 꺼내어 읽을 수 있다. ⓒ윤혜숙
  • 여행자 쉼터의 안쪽에 기도실이 있어서 국내를 방문한 무슬림이 이용할 수 있다. ⓒ윤혜숙

신촌관광안내센터에는 별도의 공간에 여행자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여행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다. 원하는 책을 골라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안쪽에는 기도실이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무슬림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무슬림은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메카 방향을 향해 이마를 땅에 대며 기도한다. 새벽, 오전, 오후, 저녁, 저녁 이후, 이렇게 하루 5번을 기도한다. 신촌관광안내센터를 나가는 길에 히잡을 쓴 외국인 여성이 여럿 들어왔다. 이곳에 자주 들른다는 그들은 오자마자 기도실로 들어간다. 무슬림에겐 생활 그 자체이기도 한 종교를 위해서 그들만의 기도실을 마련해 준 우리의 처사에 감사해 할 것 같다. 이런 배려가 국위선양이다.
서울을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이 신촌관광안내센터에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윤혜숙
서울을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이 신촌관광안내센터에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윤혜숙

청와대사랑채, 신촌관광안내센터는 둘 다 관광안내소지만 단순히 여행 정보를 제공해주는 관광안내소 역할에만 머물지 않았다. 오가는 길에 들러서 여행자 쉼터나 여행자 도서관으로 활용해도 정말 좋은 곳이다. 물론 사람이 많이 붐비지 않는다면 종일 머물면서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청와대사랑채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13길 45
○ 교통 :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900m
○ 운영일시 : 수~월요일 09:00~18:00
○ 정기휴무 : 매주 화요일
누리집
○ 문의 : 02-723-0300

신촌관광안내센터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동 74-21
○ 교통 : 경의중앙신촌역 1번 출구에서 1m
○ 운영일시 : 매일 10:00~19:00
○ 문의 : 02-363-7833

시민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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