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의 낭만 한 스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야외 영화 관람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4.06.11. 17:00

수정일 2024.06.1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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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에서 진행된 '서울 문화의 밤' 행사 스케치 ⓒ김아름

서울공예박물관 특별 프로그램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전시해설'

지난 6월 7일, ‘서울 문화의 밤’이 올해도 돌아왔다. 작년 첫 행사부터 큰 호응을 얻은 ‘서울 문화의 밤’은 시립 문화시설 9곳(▴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서울도서관)을 저녁 9시까지 개방하고, 특별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이다. 기자는 이날 서울공예박물관을 방문해 두 가지 특별프로그램에 참여해보았다. ☞ [관련 기사] 금요일 밤, 꼭 가야할 곳이 생겼다! 야간개방 9곳은?

지난 5월 28일에 시작된 서울공예박물관 기획전시 <장식 너머 발언: 한국-오스트리아 현대장신구 교류전>(2024.5.28.~2024.7.28.)은 현대사회의 혼돈과 소통의 부재 속에서 작지만 강력한 발언의 매체가 되는 현대 장신구를 소개하는 전시다. 부와 권력의 상징 또는 신체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장식의 기능을 넘어서 작가와 착용자 모두의 정체성과 개성을 드러내는 발언 매체로서의 예술품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종이로 된 전시 리플릿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으며, 작품 옆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하여 작품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한국-오스트리아 양국의 현대 장신구 작가 111명(팀), 총 675점이라는 방대한 작품들이 전시된 만큼 하나하나 살펴보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어떤 작품은 첫인상 만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거나 독특한 형태, 예상치 못한 재료들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장신구의 역사, 재료, 형태, 용도 등 작품에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만큼 단순히 시각적인 감상 만으로는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가 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작품 설명을 곁들여서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기자는 이번 서울 문화의 밤 특별 프로그램인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전시해설’을 통해 전시 기획 배경부터 주요 작품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었다.
서울공예박물관 전경 ⓒ김아름
서울공예박물관 전경 ⓒ김아름
5월 28일부터 7월 28일까지 두 달간,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3층에서 기획전시 <장식 너머 발언 : 한국-오스트리아 현대장신구 교류전>이 진행된다. ⓒ김아름
5월 28일부터 7월 28일까지 두 달간,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3층에서 기획전시 <장식 너머 발언 : 한국-오스트리아 현대장신구 교류전>이 진행된다. ⓒ김아름
브리기테 랑(Brigitte Lang) 작가의 작품 <심장>. 목걸이로 착용했을 때 여성의 가슴과 심장을 나타낸다. ⓒ김아름
브리기테 랑(Brigitte Lang) 작가의 작품 <심장>. 목걸이로 착용했을 때 여성의 가슴과 심장을 나타낸다. ⓒ김아름
작품과 착용자 간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실현하는 현대장신구들 ⓒ김아름
작품과 착용자 간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실현하는 현대장신구들 ⓒ김아름
이유진 작가의 <아름다운 흉기> 연작 ⓒ김아름
이유진 작가의 <아름다운 흉기> 연작 ⓒ김아름
울리케 요한젠(Ulrike Johannsen)의 <황금기>(2015) ⓒ김아름
울리케 요한젠(Ulrike Johannsen)의 <황금기>(2015) ⓒ김아름

‘서울 문화의 밤’을 여는 특별 영화 상영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서울공예박물관 야외마당에서 진행된 특별 영화, <웡카>(2024) 상영이었다.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속편으로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인 ‘윌리 웡카’의 과거사를 담은 영화로 2024년 1월 개봉 후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저녁 어스름이 깔린 서울공예박물관은 평소와는 달리 큰 활기를 띠었다. 6월 ‘서울 문화의 밤’ 시작을 알리는 특별 영화 상영으로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영화 상영에 앞서 서울시공공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한 시민에게 선착순으로 달콤한 초콜릿 선물과 함께 야광 팔찌가 제공되었고,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캠핑 의자가 마련되었다. 혹여나 잔디 위에 앉아서 영화를 감상하게 될까 싶어 미리 돗자리를 준비한 시민들도 있었다. 홀로 또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어린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찾은 이들은 각자가 편안한 방식으로 금요일 밤을 즐겼다.

밤의 화려한 불빛들로 반짝이는 도심 한복판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영화를 즐기는 일은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다. 영화 상영 중 간헐적으로 비가 내리긴 했지만 금세 그쳤고, 만약을 위해 일회용 우의도 제공되어 온전히 영화를 즐길 수가 있었다. 평소와 달리 늦은 시각까지 북적이는 풍경에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함께 영화를 즐기거나, 아름다운 야경 속 특별한 이 순간을 사진으로 담으며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은은한 노란 조명이 켜진 밤의 서울공예박물관은 낮 풍경만큼이나 아름답다. 덕분에 이 주변을 걷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될 때가 있다. 또한 늦은 시각까지 열려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탈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서울 문화의 밤’ 특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자연에서 공예로>, <장인·세상을 이롭게하다> 등 서울공예박물관의 일부 상설 전시를 저녁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평일에 전시를 관람할 여유가 없는 이들은 이번 기회를 적극적으로 누려보는 것이 어떨까? 아울러 인근 열린송현 녹지광장과 감고당길, 광화문광장 등에서 느긋한 밤 산책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추천한다.
서울공예박물관 야외마당에서 영화 <웡카> 상영에 앞서 달콤한 초콜릿과 야광 팔찌를 받을 수 있었다. ⓒ김아름
서울공예박물관 야외마당에서 영화 <웡카> 상영에 앞서 달콤한 초콜릿과 야광 팔찌를 받을 수 있었다. ⓒ김아름
야외마당에는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캠핑 의자가 마련되었다. ⓒ김아름
야외마당에는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캠핑 의자가 마련되었다. ⓒ김아름
서울공예박물관에 등장한 대형 달 조형물. 은은한 노란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김아름
서울공예박물관에 등장한 대형 달 조형물. 은은한 노란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김아름
분홍색, 노랑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제공된 야광 팔찌는 밤이 깊어 갈수록 더욱 선명해졌다. 어린이 관객들은 양발에 반짝이는 발찌처럼 두르고 뛰어다니며 즐기기도 했다. ⓒ김아름
분홍색, 노랑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제공된 야광 팔찌는 밤이 깊어 갈수록 더욱 선명해졌다. 어린이 관객들은 양발에 반짝이는 발찌처럼 두르고 뛰어다니며 즐기기도 했다. ⓒ김아름
영화 상영 중 간헐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일회용 우의도 제공되어 온전히 영화를 즐길 수가 있었다. ⓒ김아름
영화 상영 중 간헐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일회용 우의도 제공되어 온전히 영화를 즐길 수가 있었다. ⓒ김아름
늦은 시각까지 북적이는 풍경에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함께 영화를 즐기거나, 아름다운 야경 속 특별한 이 순간을 사진으로 담기도 했다. ⓒ김아름
늦은 시각까지 북적이는 풍경에 이곳을 지나던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함께 영화를 즐기거나, 아름다운 야경 속 특별한 이 순간을 사진으로 담기도 했다. ⓒ김아름
6월 ‘서울 문화의 밤’ 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 상설 전시를 저녁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아름
6월 ‘서울 문화의 밤’ 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 상설 전시를 저녁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아름

서울공예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 운영일시 : 화~목요일, 토·일요일 10:00~18:00, 금요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서울공예박물관 6월 특별 프로그램
⁲- 특별 영화 상영 <웡카> : 6월 7일 19:30~21:30 (종료)
⁲- 특별 프로그램 :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전시해설 <장식 너머 발언> 18:00~19:00 (종료)
⁲- 자율형 공예창작 프로그램 <오픈스튜디오: 복슬복슬 모루공예> : 매주 금요일 18:00~19:30 (서울공예박물관 누리집에서 사전 신청)
⁲- 도슨트와 함께하는 전시해설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 6월 14일, 28일 18:30~19:20 (18시 15분부터 전시 1동 로비에서 현장 신청)
⁲- 일부 상설 전시 야간 개방 : 6월 한 달 동안 매주 금요일 21시까지
서울공예박물관 누리집
○ 문의 : 02-6450-7000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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