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어울누림 축제, 서로 we(위)하는 배려 배웠어요!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4.04.23. 11:00

수정일 2024.04.23. 14:36

조회 1,005

지난 4월 18일 '2024 종로구 어울누림축제'가 열렸다. 사진은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나눠 준 축제 키워드가 담긴 풍선 ⓒ박지영
지난 4월 18일 '2024 종로구 어울누림축제'가 열렸다. 사진은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나눠 준 축제 키워드가 담긴 풍선 ⓒ박지영

매해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 정의에 따르면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로,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이전 재활의 날)로 정한 건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 4월이 장애인의 재활 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다수의 기념일과 중복을 피하기 위해 선택된 날이라고 한다.

올해로 44회째인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난 4월 18일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는 종로구장애인단체연합회와 종로장애인복지관 주관의 '서로 we하는 배려! 2024 종로구 어울누림축제'가 열렸다. 축제 현장을 찾은 기자도 이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느꼈다.

심리적·물리적 장애물이 없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종로구 어울누림축제

종로구 어울누림축제는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높이고 장벽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개최된 모두의 축제였다.

축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됐는데, 장애인 인권선언문 낭독, 축하 공연, 장애인 복지 유공자 표창 등 개회식 행사를 비롯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한 21가지의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구성됐다.

축제에 가기 전엔 ‘그냥 가서 참여해도 되나?’하는 걱정이 조금 있었지만, 막상 가보니 모두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서로 잘 어우러지며 즐겼고, 기자도 대부분의 체험에 참여하고 배우고, 느끼고 돌아왔다.
  • 안쪽에는 축제 프로그램 내용을, 뒷면에는 스탬프 투어 활동지로 꾸민 행사 안내지 ⓒ종로구 어울누림축제
    안쪽에는 축제 프로그램 내용을, 뒷면에는 스탬프 투어 활동지로 꾸민 행사 안내지 ⓒ종로구 어울누림축제
  •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분들이 현장을 찾아 즐겼다. ⓒ박지영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분들이 현장을 찾아 즐겼다. ⓒ박지영
  • 테마별로 공간을 나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박지영
    테마별로 공간을 나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박지영
  • 안쪽에는 축제 프로그램 내용을, 뒷면에는 스탬프 투어 활동지로 꾸민 행사 안내지 ⓒ종로구 어울누림축제
  •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분들이 현장을 찾아 즐겼다. ⓒ박지영
  • 테마별로 공간을 나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박지영

개회식 식순 중 각 장애인 대표가 무대에 올라 장애인 인권선언문을 함께 낭독할 땐 우리 사회가 앞으로 더 성숙하고 발전해 인권선언문을 읽을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청년 국악연주단과 시각장애 색소포니스트의 축하공연을 보면서는 우리가 지닌 선입견들이 사회 발전을 더디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무대라고 느꼈다. 

개회식 내내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사회자 말이 글로 송출됐으며, 무대 위에선 사회자 옆에 수어 통역사가 함께 해 통역이 필요한 분들이 행사 참여에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 장애인 인권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대표들 ⓒ박지영
    장애인 인권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대표들 ⓒ박지영
  • 장애청년 국악연주단 '사물놀이 땀띠'의 공연은 눈과 귀가 즐겁고 흥겨웠다. ⓒ박지영
    장애청년 국악연주단 '사물놀이 땀띠'의 공연은 눈과 귀가 즐겁고 흥겨웠다. ⓒ박지영
  • 시각장애 색소포니스트 이예슬 님 ⓒ박지영
    시각장애 색소포니스트 이예슬 님 ⓒ박지영
  • 장애인 인권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대표들 ⓒ박지영
  • 장애청년 국악연주단 '사물놀이 땀띠'의 공연은 눈과 귀가 즐겁고 흥겨웠다. ⓒ박지영
  • 시각장애 색소포니스트 이예슬 님 ⓒ박지영

단순히 소비적인 축제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각존·발달존·지체존·연합존·이벤트존으로 나뉘어 각 장애를 직접 체험하며 일상생활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 지를 이해하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장애인이 직접 축제 방문객의 사진을 찍어주고, 현장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등 행사 주체가 되어 진행된 프로그램, 소소하지만 재미가 있는 경품 이벤트 등도 진행돼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 누림마당엔 시간이 지날수록 방문객이 늘었다.
  • 디퓨저 만들기는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이었다. ⓒ박지영
    디퓨저 만들기는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이었다. ⓒ박지영
  • 함께여서 더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진행된 작은 꽃꽂이 체험 ⓒ박지영
    함께여서 더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진행된 작은 꽃꽂이 체험 ⓒ박지영
  • 종로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진행한 '건강한 마음, 프리한 동행'에서는 시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줬다. ⓒ박지영
    종로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진행한 '건강한 마음, 프리한 동행'에서는 시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줬다. ⓒ박지영
  • 장애인 사진가가 폴라로이드로 방문객 사진을 찍어준 '누구나 사진관'도 인기였다. ⓒ박지영
    장애인 사진가가 폴라로이드로 방문객 사진을 찍어준 '누구나 사진관'도 인기였다. ⓒ박지영
  • 세 분의 발달장애 아티스트가 그려준 현장 캐리커처는 단연 인기 최고였다. ⓒ박지영
    세 분의 발달장애 아티스트가 그려준 현장 캐리커처는 단연 인기 최고였다. ⓒ박지영
  • 의미와 재미 둘 다 잡은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박지영
    의미와 재미 둘 다 잡은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박지영
  • 디퓨저 만들기는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이었다. ⓒ박지영
  • 함께여서 더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진행된 작은 꽃꽂이 체험 ⓒ박지영
  • 종로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진행한 '건강한 마음, 프리한 동행'에서는 시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해줬다. ⓒ박지영
  • 장애인 사진가가 폴라로이드로 방문객 사진을 찍어준 '누구나 사진관'도 인기였다. ⓒ박지영
  • 세 분의 발달장애 아티스트가 그려준 현장 캐리커처는 단연 인기 최고였다. ⓒ박지영
  • 의미와 재미 둘 다 잡은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박지영

① 시각장애 이해 프로그램 - We, 흰 지팡이와 함께

많은 시민들이 함께 체험하면 좋을 것 같은 프로그램으로 3가지를 추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시각장애 이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We, 흰 지팡이와 함께'다. 시각장애인의 흰 지팡이는 보행 보조 기구다. 보행 안전과 편의를 돕는 한편 시각장애인임을 알려 보호받을 수 있게 하는 상징성과 기능을 지닌 중요 도구다.

이날 행사를 통해 흰 지팡이 체험을 하니 이 도구가 장애인들에게 어떤 필요성과 중요성을 지니는지 절감했다. 우리 주변 인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각장애인용 유도 블록을 지날 때도 우리가 어떤 에티켓을 지녀야 하는 지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체험을 해보니 보도 블록이 끊겨 있거나 발바닥에 유도 블록 촉감이 느껴지지 않을 땐 정말 막막하고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 이럴 때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했는데, 우리 주변에 이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그들에게 도움을 줄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본 기회가 됐다.
  • 흰 지팡이 체험은 일상에서 시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도움을 주는 방식을 가르쳐줬다. ⓒ박지영
    흰 지팡이 체험은 일상에서 시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도움을 주는 방식을 가르쳐줬다. ⓒ박지영
  • 직접 해보니, 유도 블록을 찾아 걷는 것도, 흰 지팡이를 잘 사용하는 것도 녹록지 않았다. ⓒ박지영
    직접 해보니, 유도 블록을 찾아 걷는 것도, 흰 지팡이를 잘 사용하는 것도 녹록지 않았다. ⓒ박지영
  • 흰 지팡이 체험은 일상에서 시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도움을 주는 방식을 가르쳐줬다. ⓒ박지영
  • 직접 해보니, 유도 블록을 찾아 걷는 것도, 흰 지팡이를 잘 사용하는 것도 녹록지 않았다. ⓒ박지영

② 농인 이해 프로그램 - 어서와, 수어병원·약국은 처음이지?

“어서와, 수어병원·약국은 처음이지?”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약국에서 약을 타는 일련의 과정을 간단한 수어로 배워보는 프로그램이다. 농인 통역사님이 병원 접수 인사부터 필요 단어들을 하나하나 알려주셨다. 처음엔 잘 따라하지 못했지만 이내 비슷하게 따라했고, 그때 배운 수어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받아 나왔다.

간단한 수어지만 생활에서 꼭 필요한 표현이라 그래도 몇 개는 금방 암기가 됐다. 하다 보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몸짓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생각보다 수월했다. 외국어를 몰라도 손짓 발짓하며 소통을 하게 하는 건, 소통을 하고 싶은 의지가 커서인 것처럼,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이웃들과 더 잘 어우러지기 위해 간단한 수어 인사나 표현 정도는 알았으면 좋겠다.
  • 오로지 수어로 병원 진단부터 처방전을 받는 과정을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박지영
    오로지 수어로 병원 진단부터 처방전을 받는 과정을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박지영
  • 수어 체험을 하고 있는 시민. 처음엔 낯설었지만 짧은 시간 내 익숙해졌다. ⓒ박지영
    수어 체험을 하고 있는 시민. 처음엔 낯설었지만 짧은 시간 내 익숙해졌다. ⓒ박지영
  • 오로지 수어로 병원 진단부터 처방전을 받는 과정을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박지영
  • 수어 체험을 하고 있는 시민. 처음엔 낯설었지만 짧은 시간 내 익숙해졌다. ⓒ박지영

③ 시청각 장애인 이해 프로그램 - 손끝으로 만드는 we안, 점자 에코백 만들기

점자는 두꺼운 종이 위에 도드라진 점들을 일정한 방식으로 조합하여 만든 시각장애인용 문자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품 중에도 점자 표기가 아예 없거나 서로 다른 성질의 것을 그냥 보통 명사로 표기한 경우들이 있다. 그마저도 잘못 표기된 경우도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에코백을 만드는 것이 큰 변화를 가져오진 못 하겠지만, 적어도 점자를 찍기 위해 한 번이라도 더 점자 구성을 보고 사회적 필요성을 인지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고 본다.
  • 점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을 해보는 시민들 ⓒ박지영
    점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을 해보는 시민들 ⓒ박지영
  • 일상용품에 표기되는 점자에 시민들이 폭넓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사회 인식 변화가 더 빨라질 거라 기대한다. ⓒ박지영
    일상용품에 표기되는 점자에 시민들이 폭넓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사회 인식 변화가 더 빨라질 거라 기대한다. ⓒ박지영
  • 점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을 해보는 시민들 ⓒ박지영
  • 일상용품에 표기되는 점자에 시민들이 폭넓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사회 인식 변화가 더 빨라질 거라 기대한다. ⓒ박지영

2024 종로구 어울누림축제

○ 일시 : 4월 18일 10:30~15:00
○ 장소 :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 내용 : 기념식(장애인 인권선언문 낭독 등), 축하공연, 체험부스
종로장애인복지관 누리집
○ 문의 : 종로구 사회복지과 02-2148-2568, 종로장애인복지관 02-6395-7092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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