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100만 명 시대, 치매환자 가족도 돌봄이 필요해~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4.03.29. 13:14

수정일 2024.03.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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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는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중 우수 사례로 선정되었다. ©엄윤주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는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중 우수 사례로 선정되었다. ©엄윤주

서울시의 핵심 시정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위해 시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약자들의 작은 어려움까지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약자동행 자치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 [관련 기사] 장애인치과·맞춤형의류…우리동네 빛낸 '약자동행' 사업은?

올해도 지난 1~2월 '2024년도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사업'을 공모한 결과 총 74건 중 30개 사업이 선정되었다. 선정된 자치구 지원사업 중 지난해 약자동행 사업추진 후 실제 효과가 검증된 17개 사업은 우수 사업으로 인센티브가 지원된다. 선정된 인센티브 사업과 신규 사업들은 약자들을 위한 생계, 주거, 의료·건강, 교육·문화, 안전, 사회통합 6대 분야에 걸쳐 다양하다.

올해 인센티브 사업으로 선정되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17개 자치구 지원사업을 살펴보면, 장애인들의 의상을 제작해주는 종로구(당신 하나만을 위하여), 위기아동 발굴 및 영양식을 지원하는 성동구, 저소득 취약가구를 위한 강서구의 이사 서비스 까치익스프레스 등이 있다.

그 중 지난해에 이어 인센티브 사업으로 선정된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는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에 치매 환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목할 만하다. 특히, 환자가 아닌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을 위한 약자동행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사각지대 해소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치매가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엄윤주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치매가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엄윤주
가족의 부양부담을 줄이고 신체적·정서적 건강회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치매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 ©엄윤주
가족의 부양부담을 줄이고 신체적·정서적 건강회복을 증진시키기 위한 '치매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 ©엄윤주

강동구청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강동구치매가족안심센터’치매가족 및 보호자를 위해 지난해 2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곳이다. 직접 방문해 본 센터의 첫 인상은 딱딱한 사무공간이 아닌, 분위기 있는 갤러리나 까페처럼 느껴졌다.

“강동구치매가족안심센터는 치매환자 가족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상담실과 프로그램실은 물론 치매환자를 돌보다 지친 가족들이 평소 편한 아지트처럼 여기고 찾아와 무료로 차도 마시고 서로 만나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카페온(溫)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강동구치매가족안심센터’의 대표적인 사업들은 치매환자 부양 가족들을 위한 카페 운영을 비롯해, 개인별 맞춤 상담 프로그램 ‘온(溫)기’, 치매에 대한 이해와 돌봄 지식을 제공하는 ‘지식 온(ON)’, 환자 가족 대상 휴식 프로그램 ‘온(ON)전한 나’ 운영 등이 있다. 특히, 환자 가정으로 요양보호사를 파견해 치매가족들에게 휴식을 주는 재가돌봄 서비스를 지원하는 ‘온(ON)돌’서비스는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며 환자 가족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사업이다.
치매 부양가족 대상 스트레스 중화 프로그램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치매 부양가족 대상 스트레스 중화 프로그램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 중인 카페온(溫)정에 전시된 치매환자 가족들이 그린 그림들 ©엄윤주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 중인 '카페온(溫)정'에 전시된 치매환자 가족들이 그린 그림들 ©엄윤주
치매돌봄기술교실 이후 환자 가족들이 정보를 나누고 지식을 공유하는 자조모임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치매돌봄기술교실 이후 환자 가족들이 정보를 나누고 지식을 공유하는 자조모임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지난 한 해 동안 저희 센터를 이용한 치매환자 가족은 약 100여 가구입니다. 그 중 배우자를 돌보는 고령의 노부부들이 많았어요. 혼자서 환자를 전담해 돌보다 보니 한시도 쉴 틈 없이 지속적인 돌봄으로 지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센터에서 요양보호사를 파견해 준 덕분에 경조사에도 참여하실 수 있었다'며 기뻐하던 분도 있었고, '돌봄기술교실을 함께 하면서 비슷한 이웃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비로소 치매 질환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신 분도 있었어요.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곳에 전시된 그림들도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 가족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입니다.”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신용숙 팀장이 전하는 치매환자 가족분들의 어려움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 많고, 사례도 다양했다. 환자를 돌보며 매일 수면유도제를 복용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보호자가 센터 프로그램 참여 후 감사 인사를 전해 온 영상은 울림이 컸다.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신용숙 팀장.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엄윤주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신용숙 팀장.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엄윤주

환자를 위한 치매안심센터는 전국에 위치하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치매 유병률을 본다면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지원센터도 꼭 필요한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에서 약 5~10%의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으로, 중앙치매센터 누리집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0세 이상 치매 비율은 2023년 기준 100만 명이 넘었다. 노인인구 대비 10%가 넘는 수치다. 2030년에는 우리나라 치매 환자가 135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매는 환자 본인에게만 고통을 주지 않는다. 치매 인구가 늘면서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매는 환자와 가족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질병 1위로 꼽힌 설문 결과가 있을 정도다.

서울시에서도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낮 시간 경증치매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쉼터 '기억키움학교'와 초로기 치매환자의 치매 악화 방지를 돕는 '초록기억카페'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자치구 지원사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저소득 취약계층·장애인·다문화 가정 등 약자의 삶을 한층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치구의 참신한 우수 사업들이 복지 체감도를 높힐 수 있도록 구를 넘어 시로 확산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서울시는 올해 선정된 30개 사업에 대해 6~7월 현장 실사를 점검하는 등 자치구와 약자와의 동행 지원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지식 온(ON)'프로그램에서 진행한 전문가 특강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지식 온(ON)'프로그램에서 진행한 전문가 특강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강동구치매가족지원센터

○ 위치 : 서울시 강동구 성안로3길 121 HY TOWER 3층
○ 교통 : 8호선 강동구청역 2번 출구에서 473m
○ 운영일시 : 월~금요일 09:00~18:00(휴게시간 12:00~13:00), 전화 문의 후 방문
○ 휴무일 : 매주 토·일요일
누리집
○ 문의 : 02-6956-5357

시민기자 엄윤주

서울 토박이 숲해설가 입니다. 숲을 즐겨 찾는 저를 따라 서울의 초록 숲 산책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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