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관에서 만나는 치매! 신기술 활용한 VR치료 체험했어요

시민기자 정유리

발행일 2023.03.24. 10:00

수정일 2023.05.15. 19:40

조회 1,051

서울시립과학관 건물 외관. 건물 앞에 셔틀버스가 주차되어 있다. 서울시립과학관 건물 외관 ⓒ정유리
서울시립과학관 건물 외관. 건물 앞에 셔틀버스가 주차되어 있다. 서울시립과학관 건물 외관 ⓒ정유리

치매는 정서적으로 자기 자신과 주변인들을 힘들게 하는 병이다. 가끔 크고 작은 것들을 잊어버릴 때 치매가 아닐까 걱정이 들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한국 노인 10명 중 한 명이 치매를 앓는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2050년엔 총 인구 치매 비율이 16%에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립과학관에서는 3월 17일부터 31일까지 '과만치 : 과학관에서 만나는 치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엔 의료계 전문가들의 강의가 열리고, 18일과 25일 가상현실(VR)기기를 활용한 치매 치료체험을 진행했다. 누구나 치매에 걸릴 위험이 존재하는 만큼 성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금요일 강연은 무료이고, 토요일 체험은 5,000원의 참가비가 있었다. 현재, 3월 31일 강연이 남아있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과만치 강의 장면. 강사가 강단에 서서 치매 치료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치매 비약물치료 기법 중 하나인 회상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유리
과만치 강의 장면. 강사가 강단에 서서 치매 치료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치매 비약물치료 기법 중 하나인 회상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유리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치매 치료'

뇌는 특유의 유연성 때문에 쓰면 쓸수록 발달하는 기관이다. 흔히 나이가 들면 '뇌가 굳어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노화가 주요 원인이 아니라 공부를 오랫동안 하지 않다가 시작해서 어려운 것이다. 비슷한 원리로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거나 이미 진행중인 뇌라도 꾸준히 활용하면 발병을 막거나 완화할 수 있다.

치료 방법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가 있으며 둘을 병행할 때 제일 효과적이다. '비약물치료'는 운동을 겸비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접근으로 심리적 고통을 완화한다. 태블릿으로 간단한 수학문제를 풀고 사계절의 특징을 다룬 문제를 푸는 등, 뇌를 자극하고 현실을 인식시킨다. 비약물치료 기법 중 하나인 '회상치료'는 환자가 가진 추억을 떠올리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며, 최근엔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치료효과를 극대화한다.
수강자들이 책상에 앉아 가상현실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헤드셋을 쓰고 가상현실로 들어갈 시간이다. ⓒ정유리
참여자들은 책상에 앉아 VR 기기를 착용해 가상현실을 활용한 치매 치료 프로그램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정유리

체험강의는 과거회상 치료요법에 쓰이는 VR기기를 머리에 차고 영상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서울 버스투어 영상' 속 세운상가, DDP 같은 서울 명소를 둘러보며 추억 여행을 떠났다. 헤드셋을 쓰고 주변을 둘러보면 실제 서울을 둘러보는 것처럼 도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기 위해 DDP 위에 동대문 운동장 사진을, 옛 허리우드 극장이 있던 자리엔 극장 사진을 입혀 옛날 모습을 보여주었다.

회상치료를 위해 '서울생활사박물관'을 종종 활용하기도 하는데,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참여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엔 VR기기로 어르신들이 직접 갈 수 없는 장소를 여행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경주의 문화재를 소개하고, 옛날 다방과 미용실로 추억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영상 속 진행자가 어르신과 산책을 하는 것처럼 친근하게 말을 건네고, 과거 회상을 유도하는 질문도 한다.

VR은 게임 요소가 있어 어르신들이 조작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비약물 치료에 적절한 현실감을 주고, 거동이 불편해도 각종 활동을 해볼 기회를 제공해 앞으로도 꾸준히 쓰일 예정이라 한다. 이렇듯 IT기술은 일상을 넘어 의료에도 쓰이는 추세다.

이번 VR 체험 강연을 통해 치매와 VR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다. 젊은이들은 가상현실에 거부감을 갖지 않지만, 중장년층 이상은 대부분 가상현실이 단순 게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강연은 세대간 인식 차이를 개선하고, 가상현실도 하나의 유용한 기술임을 알리고 있다.
수강자들이 머리에 헤드셋을 쓰고 VR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정유리
수강자들이 머리에 헤드셋을 쓰고 VR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정유리

치매는 어느 날 찾아오는 불행으로, 한 번 걸리면 온 가족이 어쩔 수 없이 불행해지기만 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이해해야 승리할 수 있듯이, 과학의 관점에서 치매를 이해하고 돌파구를 찾으면 더 이상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닐 것이다.

서울시엔 구마다 치매안심센터가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환자는 물론, 돌보는 사람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보호자를 위한 힐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지만, 공동체가 환자와 보호자 모두 지원한다면 삶의 질이 내려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립과학원은 토요일마다 과학 강연을 무료로 진행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이 다수 준비되어 있다. 뇌는 쓰면 쓸수록 치매와 멀어지고 건강해진다는데, 뇌건강을 위해 참여하는 건 어떨까?
서울시립과학원 무료 전시 '모든 사물의 역사'. 서울시립과학원엔 배울 거리와 볼거리가 많아 뇌를 자극하는데 제격이 아닐까? ⓒ정유리
서울시립과학원 무료 전시 '모든 사물의 역사'. 서울시립과학원엔 배울 거리와 볼거리가 많아 뇌를 자극하는데 제격이 아닐까? ⓒ정유리

서울시립과학관

○ 운영시간 : 09:30~17:30(매표 마감시간 16:3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당일), 추석(당일)에 휴관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한글 비석로 160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과학관 누리집
‘과만치 : 과학관에서 만나는 치매’ 예약
○ 문의 : 02-970-4500~1

시민기자 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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