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서울감성여행' 떠나요

시민기자 최정환

발행일 2024.03.19. 09:22

수정일 2024.03.19. 13:49

조회 1,014

'서울 감성 여행' 시리즈 ⓒ서울감성여행 누리집 문화유산답사
'서울 감성 여행' 시리즈 ⓒ서울감성여행 누리집

'서울 감성 여행(Seoul Odyssey)’은 서울연구원이 2018년 서울 여행객을 위해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1권 일제강점기, 2권 경제성장기, 3권 개항 이후로 이뤄진 시리즈인데, 한양도성 내부 서울 문화유산, 미래유산을 여행객들에게 소개한다. '미래유산'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 미래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으로, 서울사람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온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이다. 보신각종, 광장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여행객들은 '서울 감성 여행'을 통해 유산들을 이어주는 8가지 코스를 안내받는다. 각각의 코스는 대중교통과 도보에 걸쳐 수 킬로미터에 달한다. 그 경로 상에는 총 98개의 문화유산을 찾을 수 있다. 덕분에 여행객들은 그 코스를 따라가기만 해도 자연히 근현대 서울의 감성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코스 하나하나가 하나의 주제로 묶인 인접한 미래유산들로 이뤄진 덕분이다.
'서울 감성 여행' 1권. '서울 감성 여행' 시리즈는 공립 도서관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최정환
'서울 감성 여행' 1권. '서울 감성 여행' 시리즈는 공립 도서관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최정환

‘서울 감성 여행’의 감성 오디오

이처럼 대단한 '서울 감성 여행'이 유일하게 불편했던 점은, 요즘 책을 들고 여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책은 제자리에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걸어서 하는 독서라는 말도 있지만, 둘을 동시에 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서울연구원은 2024년 3월부터 각 코스별로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오디오 가이드는 별도 앱 설치, 결제, 심지어는 회원가입도 없이 웹 검색만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코스 경로와 경로상의 유산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 형식으로 제공된다. 여행객은 귀에 이어폰을 끼고, 웹으로 띄운 지도를 보며 유산을 찾은 뒤 바로 오디오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울 감성 여행' 링크 바로가기

시작은 누리집 첫 화면에서 하단 헤드폰 아이콘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코스 선택 화면이 나온다. ▲Cheonggyecheon: Reflection of Time, ▲근대도시 경성의 문화기행, ▲전쟁이 휩쓸고 간 서울의 길, ▲억압된 욕망으로 갈등하는 한 여성의 일탈여행, ▲낙도 어린이들의 서울 나들이, ▲성공을 찾아 떠났던 성칠의 서울살이, ▲A Walk through Seoul with Mr.Kubo, ▲성하동천 건축유람 등 총 8개 코스다.
'서울 감성 여행' 모바일 웹 페이지(좌), '서울 감성 여행' 코스 선택 화면(우) ⓒ서울감성여행 누리집
'서울 감성 여행' 모바일 웹 페이지(좌), '서울 감성 여행' 코스 선택 화면(우) ⓒ서울감성여행 누리집

코스 선택 과정에서 알 수 있는 특징은, 해외 여행객들을 위한 영어 코스 및 영어설명과 한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코스가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영어 코스는 책에서는 한국어 ‘신(新)천변풍경-동아일보의 내동리명물’, ‘구보씨와 함께하는 도보 탐사’라는 소제목으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둘 모두 웹 번역기능만으로도 한국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간결하게 쓰여 있어 한국어가 필요하더라도 책을 따로 구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 이 코스 중에는 오늘날의 현실에는 남아 있지 않은, 그러나 영화나 소설 등으로 남아 있는 과거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코스도 있다. 이를 선택하면 현실에 남은 유산에 관한 오디오 가이드가 아니라, 무형으로 남은 유산을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 ‘낙도 어린이들의 서울 나들이’ 코스에서는 1969년작 <수학여행>의 한 장면을, ‘전쟁이 휩쓸고 간 서울의 길’과 ‘성공을 찾아 떠났던 성칠의 서울살이’에서는 박완서 <나목>과 손창섭 <길>의 내용이 등장한다. 단순 오디오 가이드가 아니라 아카이브 역할도 겸하는 셈이다.

코스 따라 설명 듣는 서울미래유산

필자도 직접 그 코스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누리집 내 헤드폰 아이콘을 눌러 한 코스를 선택하면 간단한 소개 화면을 거치는데, 이때의 사진과 일러스트가 그 코스의 감성을 드러낸다. 그 다음 지도 페이지로 넘어가면 핸드폰 GPS를 통한 여행객 본인의 위치와 코스에 있는 서울 미래유산이 표시된다. 그 표시들 중 하나를 선택하면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 오디오 가이드가 바로 시작된다.
성하동춘 건축유람 코스 소개 화면(좌), 코스 지도(우) ⓒ서울감성여행 누리집
성하동춘 건축유람 코스 소개 화면(좌), 코스 지도(우) ⓒ서울감성여행 누리집

필자가 고른 코스는 첫 번째 코스이자 영어 코스인 ‘Cheonggyecheon: Reflection of Time’, 마지막 코스이자 한국어 코스인 ‘성하동춘 건축유람’이다. 이 두 코스는 각각 많은 미래유산을 품고 있는데, 전자는중구 광장시장을 마무리로 끝내고, 후자는 중구 경동교회를 처음으로 시작한다. 두 코스를 연이어 따라가 볼 생각이 있다면 이런 코스 파악도 해볼 만하다.
광장시장 모습과 광장시장 오디오 가이드 페이지(좌측 상단)ⓒ최정환
광장시장 모습과 광장시장 오디오 가이드 페이지(좌측 상단)ⓒ최정환
경동교회 모습과 경동교회 오디오 가이드 페이지(좌측 상단) ⓒ최정환
경동교회 모습과 경동교회 오디오 가이드 페이지(좌측 상단) ⓒ최정환

그렇게 찾은 코스의 미래유산은 단순 미래유산의 소개만이 아니라 그에 얽힌 근현대 역사와 감성이 느껴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도보뿐만 아니라 코스에 따라 지하철, 시티버스, 남산 케이블카 등을 이용하는 구간이 있어 코스와 시간 선택에 따라 같은 장소도 훨씬 다층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특히 서울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는 남산 케이블카를 통해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야간의 남산케이블카와 남산케이블카 오디오 가이드 페이지(좌측 상단) ⓒ최정환
야간의 남산케이블카와 남산케이블카 오디오 가이드 페이지(좌측 상단) ⓒ최정환

미래유산을 앞에 두고 서 보니, 서울시민으로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서울시민임에도 서울 미래유산이라는 존재 자체를 몰랐었고, 이런 감성여행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몰랐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서울 미래유산은 그 흔한 설명도 없이 서울 요소요소에 그저 서 있었다. 그래도 이번 기회를 통해 한양도성 내부 지역 미래유산을 오디오 설명을 들어가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

서울 미래유산은 서울시 미래유산 누리집에서, 그 외 다양한 문화유산은 서울연구원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 누리집의 ‘서울의 근현대 유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감성 여행'은 이제 좀 더 여행객 친화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다. 시각을 통해 단순히 정보를 얻는 걸 넘어, 청각까지 함께하는 설명 덕에 서울의 감성을 느끼는 시간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시민, 외국인 여행객들이 ‘서울 감성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바란다.

시민기자 최정환

서울시민 모두가 서울시 문화생활을 더 풍족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앞장서서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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