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서남권 대개조 구상, 철도망은 어떻게 되나?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03.05. 15:10

수정일 2024.03.05. 18:04

조회 9,673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61) GTX, 광역철도, 도시철도 등 서남권 철도교통망 계획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지난 2월 27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도시 대개조 제1탄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서남권이란 서울 남서쪽에 있는 7개 자치구(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 관악, 동작)로 이루어진 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은 흔히 ‘구로공단’이라는 이미지로 대표되는 곳이다.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만들어진 수도권 공업단지인 구로공단은 60~80년대 산업화 시대까지만 해도 수출 산업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정보화 시대로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과거의 노동집약적 경공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지금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공식 명칭이 바뀐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기존 제조업 중심 준공업 지역을 미래 첨단 융복합 산업 공간으로 재편하고, 각종 제도 정비를 통해 직주근접형 주거지와 신주거단지를 조성하며, 녹지와 수변, 문화가 어우러진 녹색감성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 [관련 기사] 서남권, 준공업지역에서 직·주·락 미래첨단도시로 혁신
서울시가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서울시
서울시가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서울시

그런데 시민 입장에서 궁금한 점은, 이 같은 서남권의 미래첨단도시 혁신에 있어서 교통망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고 해도, 그 안에서만 살 것이 아니라면 결국 외부와 연결되는 교통망이 필요하다. 특히 서남권에는 인구밀도가 높은 구가 많기 때문에 대용량의 교통 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 철도가 필수적이다. (2023년 기준, 서울시 인구밀도 순위 양천구(2위), 동작구(3위), 구로구(5위)) ☞ [참고]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 서울시 인구밀도(구별) 통계

이에 따라 이번 호에서는 서울시의 서남권 도시대개조와 관련하여, 서남권을 지나는 철도교통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GTX 6개 노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GTX 6개 노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1. 광역급행철도(GTX) - E, B, D선

일단 살펴볼 교통수단은 3월 30일 최초 개통 예정(수서-동탄 구간)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GTX다. GTX는 기존에 추진되던 1기 노선 3개인 A, B, C선과, 올해 초 대통령 민생토론회에서 추진이 공식화된 2기 노선 3개인 D, E, F선이 있다.

이 중에 서남권을 지나가는 노선은 3개이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순서대로 E, B, D선이 지나간다. E선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강서구, 양천구를 관통하여 서울 도심 북부로 향한다. 서남권에는 등촌역이 설치되며 9호선과 환승된다.
서남권 GTX 3개 노선 ⓒ국토교통부
서남권 GTX 3개 노선 ⓒ국토교통부

B선은 인천1호선+7호선+1호선을 합친 듯한 노선인데, 서남권에는 구로구의 신도림역과 영등포구의 여의도역이 설치된다. B선은 기존 1호선 전철이 여의도로 바로 가지 않고 대방역 쪽으로 돌아가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리고 D선은 서남권의 제일 남쪽으로 지나가는 노선으로서 금천구의 가산디지털단지역과 관악구 신림역, 동작구의 사당역을 지난다. 지하철 2호선의 극심한 혼잡을 분산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노선이다.

이렇듯 서남권에는 서울 도심 북부, 서울 도심권(서울역), 강남을 갈 수 있는 GTX노선 3개가 동서로 평행하게 설치되면서, 장거리 교통 수요를 흡수할 예정이다. 단순한 직주 근접을 넘어, 서남권과 서울시 전역간의 통행 시간 단축이 기대되는 이유다.
신안산선 서울구간 노선도 ⓒ국토교통부
신안산선 서울구간 노선도 ⓒ국토교통부

2. 광역철도 - 신안산선, 대장홍대선, 신구로선, 제2경인선

서남권에 지어지는 광역철도도 주목된다. 광역철도는 GTX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서울 외곽과 서울 시내를 연결해주는 전철이다. 현재 서남권에서 공사 중인 광역철도로는 신안산선이 있다. 강남권의 신분당선과 비교되는 신안산선은 안산과 시흥 쪽에서 출발하여 서남권을 관통하여 여의도역까지 가는 광역철도다. ☞ [관련 기사] 신안산선 착공, 서울 서남부 교통 이렇게 편리해진다!

신안산선은 시흥대로를 따라 서울로 들어오다가 7호선 신풍역쪽으로 방향을 꺾어 도림고가차도에서 경인로에 진입하여 5-9호선 여의도역까지 간다. 신안산선은 비록 광역철도이지만, 서울 시내 구간에도 꽤 많은 역이 설치되므로 시내에서는 도시철도 역할도 할 수 있다. 왕십리와 선릉역을 잇는 분당선 광역철도가 사실상 도시철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신안산선이 특히 주목되는 것은 동서로 평행하게 달리는 1, 7, 2호선을 남북으로 이어주면서 네트워크 효과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강남구의 분당선이 동서방향 7, 9, 2, 3호선을 남북으로 이어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대장홍대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대장홍대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한편 신안산선이 서남권 지역의 남쪽을 지나고 있는데 비해 북쪽을 지나는 광역철도 노선이라면 대장홍대선이 있다. 김포공항 남쪽 대장신도시에서 출발하여, 서울로 들어온 뒤 강서구를 관통하는 노선이다. 앞서 소개한 GTX-E선은 서남권에 등촌역 하나만 지어지지만, 대장홍대선은 신월, 화곡, 강서구청, 가양 등 역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이용이 더 편리하다. 역시 서남권에서 남북으로 지나는 서해선, 5호선, 9호선을 동서로 이어준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대장홍대선은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는 않았으나 대장신도시 교통망으로 사실상 착공이 확정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가 주목된다고 할 수 있다.
신구로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신구로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이밖에도 서남권에 예정되어 있는 또 다른 광역철도로는 신구로선제2경인선 등이 있다.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노선인데, 아직 사업은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현재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작업이 진행 중이라 이 노선들은 추후 변경될 수 있다.
제2차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중 서남권 노선도 ⓒ서울시
제2차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중 서남권 노선도 ⓒ서울시

3. 도시철도 - 서부선, 난곡선, 목동선, 강북횡단선

마지막으로 서울시에서 자체 추진 중인 다수의 도시철도 계획 노선이 서남권을 지나간다. 그동안 서남권에는 도시철도가 필요했지만 없는 곳이 많았다. 경제성 평가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시가 서남권 대개조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존에 장기간 표류 중이던 도시철도 사업들이 좀 더 탄력을 받기를 기대한다.

서남권을 지나가는 대표적인 노선은 서부선이다. 여의도와 동작구, 관악구를 남북으로 지나가는데 서측에서 이미 개통된 신림선과 함께 이 지역의 도시철도 밀도를 높여주는 데 기여하게 된다. 특히 서부선은 서남권 내부에서만 운행되는 게 아니라, 경전철로는 보기 드물게 한강을 넘는 노선이기도 하고 장기적으로는 고양은평선을 통해 창릉신도시와 고양시청까지 연장되어 광역 기능까지 갖는 노선이기도 하다. 즉 광역철도급 도시철도라는 점에서 장래가 더욱 기대되는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제 모습 드러내는 서부선 경전철, 이 점을 주목하자!
목동선과 난곡선 노선도 ⓒ서울시
목동선과 난곡선 노선도 ⓒ서울시

한편 서남권에는 신림선 보라매공원에서 분기되어 난곡으로 가는 난곡선과 당산역을 출발해 양천구와 강서구를 지나는 목동선 계획도 있다. 두 노선 모두 노선 자체는 오래전부터 구상되어 있지만 진척이 느려 아쉬운 노선이었다. 서남권 대개조를 위해서는 지역 내 편리한 교통망이 필수인 만큼 이들 노선의 사업 추진 속도도 더 빨라지기를 기대한다. ☞ [관련 기사] 예비타당성조사 앞둔 경전철 4개 노선에 거는 기대

이밖에 서남권을 지나는 서울시 도시철도 계획으로는 강북횡단선도 있다. 이 노선 역시 서남권뿐만 아니라 한강 도하를 포함해 서울시 전역을 길게 지나는 노선이다. 또한 9호선 역이자 GTX-E선 역인 등촌역과, 5호선과 교차하는 목동역을 지나며, 신구로선과 연계되어 광역 기능까지 갖게 되는 다기능 노선이다. ☞ [관련 기사] 서울시내 광역철도 새 노선 생기나? 국민간담회에서 제안된 곳 어디?
서부선과 강북횡단선 노선도 ⓒ서울시
서부선과 강북횡단선 노선도 ⓒ서울시

다만 현행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은 지난 2020년 고시된 계획으로서 그동안 시간이 지나면서 다소 노후해진 느낌이 있다. GTX나 새로운 광역철도들의 노선이 다수 나오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들 노선간의 정합성을 위해서 새로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에서는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제2차 서울특별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변경) 타당성 재검토 및 종합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시행 중이다. 이 용역에서는 기존 계획 노선의 타당성 재검토와 도시철도 건설 운영 효율화 방안, 도시철도 사업비 및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 GTX와 도시철도망 간 효율적 연계체계 통합기획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따라서 현재 알려져 있는 서남권 도시철도 계획들도 변화되는 상황에 맞추어 좀 더 현실적이고 추진력 있는 방안들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새로운 도시철도 계획들이 서울시의 서남권 대개조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본 기사에 소개된 사업 내용은 향후 변경될 수 있음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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