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착공, 서울 서남부 교통 이렇게 편리해진다!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9.09.17. 14:39

수정일 2020.12.28. 16:34

조회 23,533


신안산선 노선도. 안산·시흥~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이 9일 착공했다 ©국토교통부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46) 서남부 도시철도 역할 기대

지난 9월 9일 서울 여의도와 경기도 안산시를 잇는 신안산선 복선전철(44.7km, 15개역)이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개통 예정은 2024년이다.

‘복선전철’에서 ‘복선(複線)’이란 ‘상하행이 각각 있는 두 가닥 선로’를 말하는 것이며, ‘전철(電鐵)’이란 ‘전기철도’의 약자로 ‘전기로 운행하는 차량’이 달린다는 뜻이다. 복선전철이라는 말로는 철도의 형태만 알 수 있을 뿐 영업방식은 알 수 없다.

우리나라 철도의 영업방식은 ‘고속-일반철도’와 ‘도시-광역철도’로 나뉘며, 운행방식과 승차권 형태가 다르다. ‘고속-일반철도’는 시각표를 보고 사전에 예매하는 지정석 위주이며 열차의 좌석도 진행 방향으로 앉는 크로스시트 형태다.

반면 ‘도시-광역철도’는 시각표 없이 교통카드로 타고 주로 입석으로 가는 방식이며, 좌석은 진행 방향과 수직으로 길게 설치된 롱시트 구조다. 이 중에 신안산선은 서울지하철과 마찬가지인 도시-광역철도 방식이다.

신안산선의 기원은 오래전에 서울시가 추진하던 3기 지하철 중 10호선이다. 2기 지하철(5~8호선)을 건설하던 서울시는 차후의 3기 서울지하철로 9~12호선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IMF 경제위기로 제대로 추진되지는 못했고, 결국 9호선만 완성된 상태다.

나머지 10~12호선은 2000년대를 넘어서야 타 노선이 대체하는 방식으로 지어지고 있는데, 우선 11호선 강남 구간이 신분당선으로 개통되었으며, 12호선은 서울경전철 동북선으로 추진 중이다. 그리고 서울 서남부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10호선 계획이 신안산선으로 대신 추진된 것이다.

신안산선은 21세기 최신의 수도권 전철답게 타 노선들의 특성을 여럿 흡수하여 추진되고 있다. 우선 건설사 중심의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신분당선과 유사하다. 땅파기 공사가 힘든 도심부에서 대심도로 추진되는 것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유사하며, 급행열차가 운행된다는 점은 서울지하철 9호선과 비슷하다.(단, 신안산선 급행은 출퇴근 시에만 운행한다.)


신안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그리고 광명역에서 시흥시청 방면과 한양대 방면으로 분기된다는 점은 서울 5호선과 유사하다. 또한 신안산선 열차는 시흥시청-원시 구간에서 서해선 노선을 빌려서 운행하는데 이는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철도공사가 상대방 노선으로 열차를 운행시키는 1, 3, 4호선과 같은 개념이다.

아울러 안산이나 석수역에서 영등포를 갈 때는 1·4호선을 이용할 수도 있고, 신안산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것 역시 성남에서 서울을 갈 때, 우회하는 기존선인 분당선과 질러가는 신선인 신분당선 중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한편 신안산선은 신분당선과 달리 서울시내에 다수의 역을 설치하여 시내 도시철도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당선 전철이 위성도시를 잇는 광역철도이지만, 왕십리-수서 구간에서 사실상 도시철도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여의도역-구로디지털단지역 구간은 가로로 지나가는 9-1-7-2호선을 세로로 연결해줌으로써 높은 네트워크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분당선 전철이 7-9-2-3호선을 세로로 연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신안산선은 만성적인 혼잡구간이라 중앙버스전용차로까지 설치된 시흥대로를 따라간다는 점, 서남부에 인접해있지만 정작 서울에서 접근이 어려운 KTX광명역으로 간다는 점, 노후 주거지와 공단 이미지가 강했던 이 지역에 재개발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신안산선 대림삼거리역 조감도. 대용량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승객을 지상으로 빠르게 이동시킬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그리고 신안산선은 최신 광역철도답게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심도 지하역으로 바로 이어지는 대용량 엘리베이터이다. 우리나라 에스컬레이터는 세계적으로 속도가 매우 느려서 지하가 깊으면 내려가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되는 곳이 공항철도 서울역인데 지하 7층으로 매우 깊다보니 일반인들까지도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로 몰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신안산선에서는 에스컬레이터 대신 대용량 고속 엘리베이터 여러 대를 설치하여 승객을 지상까지 빠르게 이동시킬 예정이다. 특히 엘리베이터는 에스컬레이터와 달리 수평이동이 없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시간이 절약된다.

현재 이 방식은 부산지하철 만덕역이나 우이신설경전철 성신여대입구역 환승통로에서 쓰이고 있다. 신안산선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앞뒤에 문이 설치된 관통형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여 엘리베이터 승하차 시간도 단축시킬 예정이다. 관통형은 타고 있는 사람이 앞문으로 내리면서 동시에 뒷문으로 새 승객이 탈 수가 있어서 승하차 시간이 줄어든다. 아울러 엘리베이터는 인도에 세워두는 게 아니라 인도 안쪽 건물 안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러면 인도도 좁아지지 않고 통행도 방해하지 않는다. (현재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도 이렇게 적용돼 있다.)

이렇듯 신안산선은 지하철이 부족한 금천구, 구로구, 동작구, 관악구, 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부 지역에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지역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지하철의 장점들을 흡수하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편의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주목된다.

특히 개통 후 신안산선의 운영은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러면 서울지하철과의 통합운영으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신안산선이 무사히 예정대로 개통되어 서울 서남부의 교통혁명을 일으키기를 기대해본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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