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에 딱 좋아! 서울식물원에서 세계여행 했어요

시민기자 김정훈

발행일 2024.02.23. 10:00

수정일 2024.02.23. 17:24

조회 3,114

주말에 방문한 서울식물원 ⓒ김정훈
주말에 방문한 서울식물원 ⓒ김정훈

9호선 급행을 타고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마주하는 주말. 사람들마다 내리는 역이 다르지만, 오늘은 세계를 둘러보기로 결심했기에 종점 인근까지 여전히 지하철에 서 있다. 이번 역은 마곡나루역, 김포공항역까지는 한 정거장. 여기서 발걸음을 내딛었다. 오늘은 공항에 가는 것이 아니라, 서울식물원에서 세계를 둘러볼 것이다.

마곡나루역 3번 출구를 나서면 서울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 광활한 광장이 반긴다. 여기까지 왔다면 여러분은 벌써 서울식물원에 발을 디딘 것이다. ‘열린숲’ 공간은 서울식물원의 입구이며, 방문자센터, 진입광장, 숲문화원, 잔디마당이 있었다. 방문한 날은 겨울 치고는 따뜻한 날이어서, 잔디마당에서 연을 날리는 가족들도 있었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봄 같은 겨울을 느끼는 가족들도 있었다.
서울식물원 입장권 ⓒ김정훈
서울식물원 입장권 ⓒ김정훈

입구에서 표를 사고 들어가면, 주제원으로 향할 수 있다. 주제원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심어져 광활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으나, 아직은 꽃이 피기엔 이른 시기였기 때문에 형형색색의 꽃들을 보기는 어려웠다. 주제원에 가득찬 장미의 모습을 보고 싶은 시민들은 봄에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서울식물원의 온실 ⓒ김정훈
서울식물원의 온실 ⓒ김정훈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서울식물원의 하이라이트, 대형 온실이 눈에 들어온다. 대형 온실에서는 지중해와 열대기후 환경을 바탕으로 독특한 식물문화를 발전시킨 12개 도시 정원을 관람할 수 있다.

입장하기 전에 주의할 점은 온실 안이 고온다습한 편이라, 겉옷을 입어야 하는 요즘 날씨에는 꽤 덥게 느껴질 수 있다. 유료 물품보관함이 준비되어 있으므로 편안한 관람을 위해 사전에 겉옷을 넣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온실 안의 다육식물 ⓒ김정훈
온실 안의 다육식물 ⓒ김정훈

온실에 들어가면 다양한 다육식물들이 맞아 준다. 미용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다양한 종류의 알로에들과 유명한 식물인 산세베리아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자의 집에서도 산세베리아를 키우고 있어 반가웠다. 여러 다육식물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다육식물을 올바르게 키우는 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해 놓아 식물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배울 점이 많은 곳이었다.

서울식물원에는 곳곳에 오디오 가이드가 마련되어 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은 독자들은 ‘가이드온’ 앱을 다운로드 후 서울식물원 콘텐츠를 다운로드하면 별도의 기기 대여 필요 없이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식물원 곳곳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김정훈
서울식물원 곳곳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다. ⓒ김정훈

열대관은 하노이, 자카르타, 상파울루, 보고타 등 적도 근처의 다양한 지역 식물들을 다루고 있다. 다큐멘터리에서나 보았던 식물들이 높게 뻗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현재는 '오늘, 난'이라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열대관 관람 동선을 따라 열대,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꽃이 크고 화려한 다양한 난초가 열기구 조형물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실제로 열대 기후를 재현해 놓기 위해 곳곳에서 비를 연상하게끔 물방울이 떨어지는 곳도 있었다. 마치 숲 탐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코코넛 야자나무 앞에서는 영화에서만 보던 야자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이것이라는 설명을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들었고, 저 높은 곳에 열리는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고된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올려다보았다.
열대관 ⓒ김정훈
열대관 ⓒ김정훈
열대관의 높은 야자나무 ⓒ김정훈
열대관의 높은 야자나무 ⓒ김정훈
열대관에서는 '오늘, 난'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김정훈
열대관에서는 '오늘, 난'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김정훈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면 지중해관이 맞이한다. 지중해관에서는 바르셀로나, 샌프란시스코, 로마, 타슈켄트, 아테네, 퍼스, 이스탄불, 케이프타운에 생장하는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제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올리브부터, 화려한 겨울 장식과 꽃분수, 포인세티아 꽃트리 등 다양한 연출이 되어 있는 포토존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소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도 만날 수 있었다.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가 서 있는 포토존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줄을 서 있었다. 관람의 마지막은 스카이워크를 통해 앞서 보았던 열대관을 높은 곳에서 조망하며 마무리된다.
다양한 연출이 되어 있는 지중해관 ⓒ김정훈
다양한 연출이 되어 있는 지중해관 ⓒ김정훈
지중해관의 어린 왕자 포토존 ⓒ김정훈
지중해관의 어린 왕자 포토존 ⓒ김정훈
서울식물원의 스카이워크 ⓒ김정훈
서울식물원의 스카이워크 ⓒ김정훈

온실을 나오면 카페와 기념품점이 있다. 퀄리티 높은 기념품과 실제로 키울 수 있는 식물들의 분재를 판매하고 있다. 촬영해 온 꼭 파인애플을 닮은 아래의 식물은 '괴마옥'이다. 파인애플 선인장의 교배종으로 다육이에 속하며, 괴이한 귀신을 쫓는 다육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관람을 마치고 집에 가면서 유튜브를 보니 꽃을 피우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괴마옥 외에도 한 인기 게임 몬스터의 모티브가 된 식물 '네펜데스'도 눈길을 끈다. 게임과 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이 식충식물은 포충낭을 통해 곤충을 유인하여 잡아먹는다.
기념품점에서 촬영한 괴마옥 ⓒ김정훈
기념품점에서 촬영한 괴마옥 ⓒ김정훈

방문 당시 서울식물원에서는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2월 25일까지 진행되는 전시에서는 XBOX를 통해 보타닉 메이즈 비밀기지 상황실에서 잃어버린 식물들의 이름을 단서들을 통해서 찾아내고, 도감을 통해 자신만의 식물 도감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기자가 찾아야 하는 식물은 '소철'이었다. 다양한 힌트를 받으면서 지문의 설명과 비교하며 무슨 식물일지 추측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소철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겉씨식물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도 불린다. 100년에 한 번씩 꽃을 피운다는 속설을 가질 정도로 꽃을 보기는 어려우며, 누구보다도 강건하게 자생하는 식물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했더니, 제주도에서는 노지에서 월동이 가능하여 서식한다고 한다.

이처럼 평소에 보아 왔던 식물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철 외에도 11개의 식물을 다루고 있으니 직접 방문해서 식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 전시 ⓒ김정훈
'보타닉 메이즈: 식물은 살아있다' 전시 ⓒ김정훈
식물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볼 수 있는 시간 ⓒ김정훈
식물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볼 수 있는 시간 ⓒ김정훈
자신만의 식물 도감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김정훈
자신만의 식물 도감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김정훈

생각보다 삶 속에서 자연을 느끼기 힘들어진 요즘, 멀리 갈 것 없이 서울식물원에서 하루를 보내며 초록빛이 가득한 일상을 느끼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꽃이 만발하는 봄이 오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야외정원을 수놓을 식물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서울식물원에서 주말 나들이를 즐겨 보자!

서울식물원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로 161
○ 교통 : 지하철 9호선·공항선 마곡나루역 3·4번 출구 연결
○ 운영시간 : 3~10월 09:30~18:00 / 11~2월 09:30~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누리집
○ 문의 : 02-2104-9716

시민기자 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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