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에 대한 알쏭달쏭 궁금증, 이것만은 알아두자!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01.25. 17:18

수정일 2024.01.26. 14:01

조회 41,114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58) 기후동행카드 시작! 조건 맞춰 이용하면 활용성 커
기후동행카드가 판매 시작 이틀 만에 10만 장 판매를 기록하며, 그 관심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어느 구간까지, 어떤 버스 노선이 이용 가능한지 알쏭달쏭 궁금한 점도 참 많습니다. 아직은 이용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기후동행카드 사용법, 한우진 교통 전문가가 꼼꼼히 풀어드립니다. 기후동행카드 이용하기 전, 이것만을 꼭 알아두세요!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타이틀 이미지
서울권역 내 지하철,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판매가 시작됐다. ©연합뉴스
서울권역 내 지하철,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판매가 시작됐다. ©연합뉴스

작년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라는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도입을 발표하였다. 일각에서는 요금 인상과 함께 발표한다면서 조삼모사라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요금을 올렸기 때문에 당연히 시행해야 할 정책이었다. 실제로 전 세계 대부분의 도시가 1회권은 비싸고, 정기권은 싸다. 대중교통 요금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조차도 정기권을 쓰면 생각만큼 요금이 비싸질 않다.

이렇게 정기권을 싸게 하는 이유는 운영사 입장에서도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정기권 판매 추이를 보면서 한 달의 교통수요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수요 파동도 줄일 수 있다. 일단 정기권을 구입한 승객은 대중교통을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일정한 승객 수요가 유지된다. 이는 수송력이 남거나 부족하지 않게 해주어 운송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정기권 값을 미리 받아 선수금(先受金) 확보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이렇게 얻어진 운영사의 이익을, 저렴한 정기권 값을 통해 승객들과 함께 나눈다고 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 모습. 지하철역 역무실이나 역 주변 편의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 모습. 지하철역 역무실이나 역 주변 편의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서울시

다만 서울에서 먼저 시행되다 보니 서울 바깥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승객들에게는 다소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의 행정구역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점이다. 대중교통은 지자체 사무이며 수도권 지자체가 서울, 인천, 경기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합하려면 지자체를 합치든가, 수도권 교통을 합치든가 해야 하는데, 아직은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진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서울시가 행정구역 구분에 매몰되지 않고 수도권 전체를 위한 교통정책을 펼쳐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시 소속 버스가 경기도에 방문하여 출근 승객을 태워오는 ‘서울동행버스’이다. 서울동행버스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 시민들도 모두 서울시민’라는 의의를 담아 ‘여러분의 출근길, 서울이 모시러 갑니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출범한 버스다.

무엇이든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20년 전인 2004년 7월 서울에서 수도권 통합요금제가 처음 시행되었을 때, 경기도 주민들은 가까운 전철역까지 갈 때 경기도 버스요금을 따로 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이렇게 바뀌는데도 많은 진통과 정치적 결단이 필요했다. 여럿이 같이 하는 일 치고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으며, 꾸준히 개선점을 찾아가는 게 인간 사회의 기본이다. 통합요금제가 단계적으로 수도권 전체로 확장되어 온 것처럼, 앞으로 기후동행카드도 그러하기를 기대한다.

기후동행카드가 서울시에서 시작한 제도이다 보니, 본인의 집과 회사가 둘 다 서울시 안에 있다면, 신경 쓸 것 거의 없이 자유롭게 이용하면 된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아래 3가지만 주의하면 되겠다.

✔ 신분당선 이용 불가
✔ 광역버스(빨간버스) 이용 불가
✔ 서울시 안에서 달리는 경기도 버스 이용 불가


예를 들어 논현에서 도곡을 갈 때는 신분당선-양재-3호선으로 가지 말고, 7호선-강남구청-분당선으로 가라는 소리다. 이는 신분당선이 민자 철도이고 추가요금을 받는 노선이라 어쩔 수 없다.

또한 무제한이라고 해서 비싼 버스까지 무제한 탈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즉 고속터미널에서 양재역을 가는데 9408번 빨간색 광역버스를 타지 말라 는 것이다. 대신 파란색 간선버스 452번 이용하면 된다. 이는 애초에 광역버스 요금이 비싸기도 하지만, 장거리 목적인 광역버스에 단거리 승객이 무제한이라면서 몰려들면, 정작 장거리 승객이 이용을 못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기도 소속 버스도 이용할 수가 없다. 삼성역에서 양재역을 가는데 11-3번 안양시 버스를 타지 말라는 것이다. 대신 4319번 서울시 버스는 이용이 가능하다.
기후동행카드 이용가능 구간만 표시된 지하철노선도 ©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이용가능 구간만 표시된 지하철노선도 ©서울시

내친김에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기후동행카드 이용 범위에는 간단한 규칙이 있는데, “지하철은 지역, 버스는 소속을 따른다”는 것이다. 즉 지하철은 서울시 소속이 아니더라도 서울시 내부에서는 이용이 가능한데, 버스는 서울시 소속이 아니면 서울시 내부에서도 이용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지하철 구간
서울시 안이라 가능 (1호선) 온수/금천구청~도봉산
(2호선) 전 구간
(3호선) 구파발~오금
(4호선) 남태령~당고개
(5호선) 방화~강일/마천
(6호선) 전 구간
(7호선) 온수~천왕, 가산디지털단지~도봉산
(8호선) 암사~복정
(9호선) 전 구간
(우이신설선), (신림선) 전 구간
(경의중앙선) 수색~서울역/양원
(경춘선) 청량리~신내
(수인분당선) 청량리, 왕십리~복정
(공항철도) 김포공항~서울역
(서해선) 김포공항
서울시 밖인데도 가능
(승하차 모두 가능)
(3호선) 지축(고양시)
(7호선) 장암(의정부시), 광명사거리~철산(광명시)
(8호선) 남위례~모란(성남시)
서울시 밖인데도 가능
(하차만 가능)

(경기도 거주 - 서울 직장인은
퇴근 시 활용 가능)
(4호선) 별내별가람~진접
(5호선) 미사~하남검단산
(7호선) 석남~까치울
(김포골드라인) 전구간
서울시 안인데 불가능 신분당선

한편 하차가 불가능한 역에서 부득이하게 내려야 하는 경우에는, 개집표기 앞에서 역무원을 호출하여 일반교통카드(티머니 또는 후불신용카드 등)로 이용한 거리만큼 결제를 하고 개집표기를 빠져나오면 된다. 즉 기후동행카드를 찍고 탄 역부터 내리려는 이 역까지의 요금을 일반교통카드로 내는 것이다. 결제는 역무원이 들고 있는 휴대용 정산기를 통해서 한다.

다만 안타까운 부분은 이 시점에서 기후동행카드가 하차 미태그(未Tag) 처리가 된다는 점이다. 하차 미태그가 두 번 누적시엔 24시간 동안 카드 이용이 정지된다.
버스 차량의 노란 번호판의 지역명을 보고 소속 지자체를 알 수 있다. ©서울역사편찬원
버스 차량의 노란 번호판의 지역명을 보고 소속 지자체를 알 수 있다. ©서울역사편찬원

지역을 기준으로 기후동행카드 사용구간이 달라지는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소속에 따라 달라진다. 버스의 소속이란 그 노선을 인허가하는 지자체를 말한다. 지자체가 서울이냐 경기도냐에 따라서 버스의 외부도색이나 버스번호 규칙이 달라진다.

승객 입장에서 가장 쉽게 구분 가능한 방법은, 버스 전면부 맨 아래쪽에 부착된 차량번호판을 보는 것이다. 버스는 운수사업용 차량이기 때문에 노란색 번호판을 쓰는데, 자가용 번호판과 달리 아직도 지역명이 표시되어 있다. 여기 쓰여 있는 지역이 ‘서울’이면 서울시 소속 버스이다.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버스 구간
서울시 소속 버스
(차량번호판에 ‘서울’표시)
간선버스(파란버스), 심야버스(파란버스)
지선버스(초록버스), 마을버스(초록버스),
순환버스(노란버스)
간선버스형 서울동행버스(02, 04, 05번)
서울시 소속 버스인데 불가 광역버스(빨간버스) 예: 9401, 9408, 9701 등
광역버스형 서울동행버스(01, 03, 06번)
공항버스, 서울시티투어버스
서울시 소속 버스라면
서울 바깥에서도 승하차 가능

(서울 바깥 승차 후,
서울 바깥 하차도 가능)
경기도 지역에서 운행되는 서울 버스 이용 가능
예: 성남시 302번, 안양시 540번, 광명시 5714번, 고양시 700번 등
경기도 소속 버스라서 불가
(차량번호판에 ‘경기’표시)
서울 안에서 운행해도 불가(시내버스, 광역버스 모두 불가)
예: 삼성역 11-3번, 서울역 9000번 등
인천시 소속 버스라서 불가
(차량번호판에 ‘인천’표시)
서울 안에서 운행해도 불가(시내버스, 광역버스 모두 불가)
예: 송정역 300번, 삼성역 M6450번 등

현재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에 집과 직장이 모두 있는 경우에는 별로 신경 쓸 것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안에서 운행되는 경기도 버스와 모든 광역버스, 신분당선만 피하면 된다.

그러나 회사가 서울에 있는 경기도민들은 아직 신경 쓸 게 많은 편이다. 이는 기후동행카드가 서울시에서 먼저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살고 있는 경기도 지역까지 운 좋게 서울 소속 버스가 운행되거나, 서울시 바깥에서도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가능한 지하철 노선이 있는 경우(광명, 성남 등)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용이 어렵다. 이는 2004년 수도권 통합요금제 첫 도입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앞으로 점차 개선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통합요금제가 수도권 전체로 확대되는 데 5년이 걸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후동행카드에 대해 서울 주변 지자체들의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 수도권통합요금제 확대에 오랜 시간이 걸려서 시민들의 불만이 컸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서울시 인접 지자체들이 이번에는 좀 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인천지하철을 통해 수도권 전철망이 연결되어 있는 인천시에서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참여할 것을 결정하고 현재 실무 작업이 추진 중에 있다. ☞ [관련 기사] 기후동행카드에 인천 동참…9호선·공항철도 직결 추진

또한 서울과의 통합 논란으로 화제가 되었던 김포시도 기후동행카드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러면 현재 하차만 가능한 김포골드라인에서 승차도 가능해지게 되면서 출근시간에도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가능해진다. 특히 김포시 적용 기후동행카드는 승객의 통행패턴을 고려하여 광역버스 이용도 가능하게 출시된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 [참고] '기후동행카드'에 김포시 참여…공동 생활권 교통 편의 개선 결실

교통카드는 그 이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경쟁력도 높아지고 운영 원가도 낮아지게 된다. 기후동행카드의 당초 목표인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한 자가용 이용 감소와 이를 통한 기후위기 극복을 실현하려면 수도권 전체로 기후동행카드 서비스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 서울시 바깥 수도권 지자체들의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되는 이유다.
기후동행카드 이용은 1월 27일 첫차부터 가능하다. ⓒ뉴시스
기후동행카드 이용은 1월 27일 첫차부터 가능하다. ⓒ뉴시스

그동안 서울시 대중교통은 편리했지만 정기권이 없는 게 옥에 티였다. 지하철 전용 정기권은 있었지만, 버스 이용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버스가 포함된 정기권을 만들어주길 바랬었는데, 이번에 나온 기후동행카드가 바로 그런 카드라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도 무제한이라는 것이 좋은 점인데 이용 거리나 남은 횟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지하철 정기권 이용시에는 추가 이용시 횟수가 줄어들고, 사전에 정한 곳보다 멀리 갈 경우에도 횟수가 줄어드는 등 신경 쓰이는 점이 많았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남은 이용횟수를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카드를 쓸 수 있으므로 훨씬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이 부분은 단거리 이용시 위력을 발휘하는데 기존에는 대중교통으로 짧은 거리를 자주 이용할 경우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10km까지가 기본요금인데 지하철 한두 정거장(2~3km 거리)을 자주 이용하기에는 아까웠던 것이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버스에 기후동행카드 이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버스에 기후동행카드 이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시민들이 바라던 제도가 새로 생긴 만큼 제도 정착을 위해 시민들의 협조도 필요할 것이다. 무제한 카드라고 해서 하차태그를 안하면 안 된다. 승객의 이용구간 파악은 정밀한 대중교통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다. 따라서 요금을 안 낸다고 해도 하차태그는 꼭 해야 한다. 이렇게 하차태그를 유도하기 위하여 태그를 안 하고 하차하는 게 두 번 쌓이면 24시간 동안 카드 이용이 정지된다.

무엇보다 편법을 쓰면서 악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1인 1카드를 하지 않고 가족끼리 돌려쓰기를 하면 안 된다. 이는 또 다른 무제한 교통카드인 시니어패스(어르신용 무임교통카드)에서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일인데, 기후동행카드에서도 그러면 안 될 것이다.

기후동행카드는 그동안 없었던 신개념 교통카드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기존 알뜰교통카드나 앞으로 선보일 K-패스, The 경기패스 등은 대부분 몇 회 이상 이용을 하면, 몇 %를 할인해주는 형태이다.이 방식은 할인율에 한계가 있다. 몇 회 이상부터 할인이 가능한데 그보다 많이 이용한다고 해도 할인율이 더 이상 높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동행카드는 선불식이고 횟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용을 많이 할수록 1회당 운임이 낮아지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즉, 승객이 이용을 하면 할수록 할인율이 100%를 향해 높아지는 구조다. 따라서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이용횟수를 늘리려는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기후동행카드의 효과가 더 큰 것이다.

기후동행카드는 23일부터 판매(실물, 모바일)를 시작하였으며, 사용은 이번 주 토요일 27일부터 가능하다. 그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면서 캠페인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드디어 국내 최초의 '버스+지하철 통합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가 나옴으로써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앞으로 기후동행카드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 좋겠다. 이런 승객이 많아질수록 대중교통 활성화도 더 잘 될 것이고, 자가용을 줄여서 기후 위기에 대응한다는 당초의 목표도 더 빨리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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