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 '화재순찰로봇'이 떴다! 심야시간 좁은 길도 꼼꼼 점검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4.02.02. 15:53

수정일 2024.07.09. 10:40

조회 2,246

설 대목을 보름 앞둔 지난 1월 하순, 서천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건조한 겨울철은 화재 발생의 위험이 많다. 특히 건물이 밀집해 있고 시민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전통시장에서의 대형 화재 발생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함께 야기할 수 있다. 또 심야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하면 조기 발견이 어려워 ‘골든타임’을 놓치는 등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서울지역 전통시장 화재는 총 125건으로, 장소별로는 건축공사장 화재 100건에 이어 전통시장 화재 16건으로 많이 발생했다.
해 저문 뒤의 남구로시장 ⓒ조수연
해 저문 뒤의 남구로시장 ⓒ조수연

이에 서울시는 전통시장 화재 예방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는 한편 최첨단 ‘화재순찰로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에 화재순찰로봇을 도입한 사례는 전국 최초로, 광장시장, 마장축산시장, 남구로시장, 까치산시장의 4개 전통시장에서 운영 중이다. 이 화재순찰로봇은 심야시간대 전통시장 화재 감시에서 초기 화재 진압 및 대피 안내까지 수행할 수 있으며, 대피경로 분석 기술을 활용해 피난 요인 등을 분석해 최적의 피난 경로를 안내한다.
서울시는 전통시장 화재감시에서 초기 화재진압이 가능한 '화재순찰로봇'을 시범운영 중이다.  ⓒ조수연
전통시장 화재감시에서 초기 화재진압이 가능한 '화재순찰로봇'을 시범운영 중이다. ⓒ조수연

화재 취약 지역인 전통시장에서 화재를 예방하고, 초기 화재 시 빠른 진압이 가능하게 돕는 화재순찰로봇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지난 1월 25일, 시범 운영 시장 중 한 곳인 남구로시장을 찾아 화재순찰로봇과 함께 시장을 순찰했다.

오후 10시, 화재순찰로봇이 순찰을 시작하는 시간은 해가 저문 후라 상당히 어둡다. 지금은 겨울이라 더 어둡다. 어둠을 밝히면서 화재순찰로봇이 순찰을 시작했다. 현재는 시범 운영 기간이라 담당 직원이 동행했지만, 화재순찰로봇은 자율주행으로 근처 오토바이나 시민이 오면 위험을 감지해 멈췄다 출발한다.
화재순찰로봇의 전통시장 순찰 모습 ⓒ조수연

높이 약 1m 정도 크기의 화재순찰로봇에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센서와 카메라 두 대가 설치돼 있다. 한 대는 열화상 카메라로, 시각적으로 발견하지 못한 불도 열에 의해 화재를 인지할 수 있다. 화재순찰로봇은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해 구석구석 화재가 발생했는지 감시할 수 있다.

약 30분 정도 동행을 마치고, 담당 직원에게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화재순찰로봇에 대해 궁금한 점을 더 물어보았다.

Q. 전통시장 화재순찰로봇은 어떤 로봇인가요?
A. 로봇에 레이더 센서가 달려 있는 화재 예방 순찰 로봇입니다. 로봇이 순찰하는 시장을 3D 맵으로 만들어 놓고, 이를 기반으로 설정해 놓은 순찰 코스대로 자율주행해서 순찰하고 있습니다.

한 번 순찰하고 다시 충전 스테이션으로 들어와서 자동으로 충전하고, 다시 시간이 되거나 순찰 명령을 내리면 또 순찰하는데, 현재는 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시범 운영 중입니다. 자율주행차와 비슷한 원리라고 보면 됩니다.

Q. 불꽃이 보이지 않는 화재는 카메라 센서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A. 그래서 카메라 센서가 두 개 있습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카메라 센서와 열화상 카메라로 탐지하고 고온이나 이상 온도는 열화상으로 감지해서 화재인지 아닌지 판단하게 되어 있는데요. 화재가 발생하면 분사형 소화 장치로 조준을 할 수 있고 움직이면서 초동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화재순찰로봇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일반 카메라가 달려 있다. ⓒ조수연
화재순찰로봇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일반 카메라가 달려 있다. ⓒ조수연

Q. 화재 발생 시 신고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A. 화재가 발생하면 119에 바로 신고가 되고 이후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에게도 화재 발생 신고가 이뤄집니다. 또한 GPS가 있기 때문에 로봇의 위치 정보가 같이 전송돼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습니다.

Q. 전통시장 화재순찰로봇의 궁극적인 목표는?
A. 전통시장처럼 건물이 밀집해 있는 환경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갑자기 커지며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는 사람이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화재순찰로봇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로봇의 사이즈는 사람이 다니는 길까지 지나다닐 수 있는 아담한 크기로 제작돼 전통시장처럼 좁은 골목 환경에서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안전을 지키고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목표물을 탐지하고 있는 화재순찰로봇 ⓒ조수연
목표물을 탐지하고 있는 화재순찰로봇 ⓒ조수연

시민의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 화재 안전을 위해 사람의 몫을 능히 해내는 화재순찰로봇. 서울의 더 많은 전통시장은 물론, 화재 취약 지역인 골목길, 연립 및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에도 화재순찰로봇을 도입해 화재에 안전한 서울을 조성하면 좋겠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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