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 경보음에 자동신고까지! 서울시 '지키미' 세트로 안전하게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4.01.08. 14:29

수정일 2024.01.08. 17:46

조회 2,976

밤에 어두운 골목길을 걷거나 혼자 길을 나설 때면 문득 범죄 사건 뉴스가 떠올라 불안해진다. 가족이 늦게까지 귀가하지 않을 때면 걱정은 더욱 커진다.

안 그래도 아이가 밤길이 무섭다던 차에 서울시 ‘지키미(ME)’ 세트 보급 소식을 접했다. 지키미 세트는 긴급상황을 대비한 호신 제품이다. 서울시는 총 1만 세트의 지키미 세트를 제작, 성폭력·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 범죄 피해자 및 피해 우려자 등에게 우선으로 제공한다. 이 중 5,000 세트는 1월 4일까지 인터넷 신청 접수를 받았고, 5,000 세트는 경찰서와 파출소, 지구대에서 제품 소진 시까지 보급할 예정이다. ☞ [관련 기사] 일상을 지키는 새해 선물…'지키미' 세트 신청하세요!

아이의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신청한 후 지키미 세트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를 찾았다.
자치경찰위원회에 놓여있는 '지키미(ME)' 안내 입간판 ⓒ김윤경
자치경찰위원회에 놓여있는 '지키미(ME)' 안내 입간판 ⓒ김윤경
안심 경보기(왼쪽), 휴대용 비상벨(오른쪽)로 구성된 지키미 세트를 살펴 봤다. ⓒ김윤경
안심 경보기(왼쪽), 휴대용 비상벨(오른쪽)로 구성된 지키미 세트를 살펴 봤다. ⓒ김윤경

지키미(ME) 세트란?

“소리가 굉장히 크네요.” 자치경찰위원회 회의실에서 만난 이주철 경위는 직접 지키미 세트를 보여주며 시연해 보였다. ‘안심 경보기’의 고리를 빼자 120~140dB 정도 음량의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이어 그는 ‘휴대용 SOS 비상벨’을 작동해 보였다. 휴대용 SOS 비상벨은 검은색 원통형이고 뚜껑을 여닫게 되어 있다. 안심 경보기보다 조금은 작은 소리가 났지만 효과는 좀 더 크다.

“휴대용 SOS 비상벨은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미리 사용자가 지정해 놓은 지인 5명의 휴대폰으로 구조 문자를 발송해요. 20초 이상 소리가 나면 경찰에 자동 신고가 됩니다.” 만약 소리를 내는 게 싫다면 앱을 통해 무음 선택도 가능하다. 20초 전 다시 뚜껑을 끼우거나 휴대폰과 10미터 이상 떨어지면 긴급신고가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휴대용 SOS 비상벨과 안심 경보기로 구성한 지키미 세트 ⓒ김윤경
휴대용 SOS 비상벨과 안심 경보기로 구성한 지키미 세트 ⓒ김윤경
지키미 세트 시연 장면(소리 주의). 실제로는 영상에 비해 더 큰 소리가 들린다.  

서울시 지키미 세트는 ‘휴대용 SOS 비상벨’과 ‘안심 경보기’로 구성돼 있다. 작은 상자 안에 서울마이소울 픽토그램이 새겨진 삼각형 안심 경보기, 원기둥 같은 휴대용 SOS 비상벨 및 설명서가 들어 있다. 크기도 작고 앙증맞아 외출 시 휴대하기 편리해 보였다.

이를 받게 된 경우, 꼭 지켜야 할 사항들이 있다. 휴대폰 SOS 비상벨은 긴급상황 시에만 사용해야 한다. 테스트나 오작동으로 인한 경찰력의 낭비는 다른 중요한 대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지원 목적과 다르게 타인에게 재판매하거나 양도하면 즉각 회수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이외 주의사항들은 지키미 세트 안에 있는 설명서를 참조하자.

이번 지키미 세트는 지난 여름 관악구에서 있었던 이상동기(무차별) 범죄 발생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회의와 고민 끝에 편리하고 활용도가 높은 제품을 고안했으며, 이번 1차 보급이 끝나면 시민들의 만족도 및 데이터 수집 등을 거쳐 2차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주철 경위는 이번 신청 기회를 놓쳤다고 해도 2차 보급 계획이 또 있으니 관심 있게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신청자들은 여성이 많은 편이나 남성이라고 안전하진 않다. 그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범죄에 취약하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여름 이상동기 범죄는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한 바 있다.
자치경찰위원회 이주철 경위 ⓒ김윤경
자치경찰위원회 이주철 경위 ⓒ김윤경

이 경위는 세 딸의 아빠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에게 안전요령에 대해 무엇을 알려주는지 묻자, 쑥스러운듯 말을 이었다. “기본적인 내용을 알려주고 있어요. 인적이 드문 곳이나 어두운 곳, 처음 봤는데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은 피하라고 하죠. 아이들은 어른이 뭘 도와달라고 하면 거절하기 힘들잖아요. 그럴 때는 아직 어린이라 또 다른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어떻겠냐고 권유 드리라고 하죠.” 

그는 경찰에 입직한 지 20년 정도 됐다. 서울 자치경찰위원회로 오기 전, 교통 관련 업무를 오래 했다고. 교통과 관련해서도 시민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서울시내 교통사고 사망자가 대부분 보행자예요. 특히 무단횡단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정말 위험하거든요. 또 요즘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고 킥보드를 타서 생기는 사고가 많은데 꼭 안전에 유의하면 좋겠어요.”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 입구 ⓒ김윤경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 입구 ⓒ김윤경

서울 자치경찰이란?

여러 이야기를 듣자 자치경찰에 관해 궁금해졌다. 자치경찰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찰권을 부여하고 지방 현안에 맞는 맞춤형 치안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 2021년 7월 도입됐다.

서울 자치경찰은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 사회적 약자보호, 교통경비 치안을 담당하고, 서울의 치안 수요 및 주민의 요구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서울 맞춤형 치안정책을 추구하는 역할을 한다. 한강의 안전 강화 및 대학생 순찰대, 반려견 순찰대 등도 담당하고 있다.

시민들은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 누리집에서 우리동네 치안 아이디어 제안이나 교통 불편 스마트 신고 등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밀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보다 다양한 치안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상동기 범죄 대응을 위한 다다다 행동 요령 ⓒ서울시
이상동기 범죄 대응을 위한 다다다 행동 요령 ⓒ서울시

다다다 행동요령

자치경찰위원회에 비치된 리플릿이 시선을 잡았다. 다다다 행동요령이다. 다다다 행동요령은 이상동기 범죄 대응 방법이다. 위험한 상황에는 달리고(손 흔들고 주위에 알리며), 달리기 어렵다면 주변 편의점 등 안전한 장소로 피하고, 안전이 확보되면 신고를 하는 방법이다. 만약 다다다 행동이 어려울 경우, 개인의 인생을 최우선으로 주변 모든 사물을 사용해 막으라고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갑자기 일면식도 없는 가해자와 맞부딪히면 당황해서 허둥지둥할 수도 있겠다. 또 신고를 위해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해 보여도 침착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지능형 CCTV 운영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김윤경
서울시는 지능형 CCTV 운영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김윤경

서울시는 강력범죄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키미 세트 이외에도 기능이 한층 좋아진 안심이 앱지능형 CCTV 확대 및 반려견 순찰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능형 CCTV는 서울시내 등산로 등 취약지역에 총 4,748대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1만여 개소를 신규 설치할 예정이다.
휴대용 SOS 비상벨과 안심 경보기 ⓒ김윤경
휴대용 SOS 비상벨과 안심 경보기 ⓒ김윤경

흉흉한 뉴스를 들을 때마다 더욱 더 안전한 환경을 바라게 된다. 필자도 신청한 지키미(ME)세트를 기다리고 있지만, 신청자가 많아 필자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올해 다시 2차 기회가 있을 예정이니 기다려 보자. 

날씨만큼 마음도 경제도 춥다. 악순환처럼 불안한 일까지 더해진다면 좀처럼 견디기 어렵다. 서울시의 다양한 안전정책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모든 시민이 안심하고 거리를 다닐 수 있길 기대한다. 나아가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매력도시 서울을 체감할 수 있길 바란다.      
거리를 지키고 있는 경찰 ⓒ김윤경
거리를 지키고 있는 경찰 ⓒ김윤경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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