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시? 오늘은 무료 심야 자율주행버스 타고 집으로!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3.12.06. 14:20

수정일 2023.12.13. 11:03

조회 4,661

서울시에서 선보인 세계 최초 심야 자율주행버스가 합정역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있다. ©이정민
서울시에서 선보인 세계 최초 심야 자율주행버스가 합정역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있다. ©이정민

매년 이맘때쯤 크고 작은 모임이나 약속 등으로 평소보다 귀가가 늦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무엇보다 그 시간에 택시를 잡기도 어렵고,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서울시의 세계 최초 심야 자율주행버스 운행 소식이 더 반갑다. ☞ [관련 기사] 세계 최초 '심야 자율주행버스' 무료로 달린다…운행시간·노선은?
버스 도착 정보 안내 모니터에 뜬 심야 자율주행버스의 출발 대기 표시 ©이정민
버스 도착 정보 안내 모니터에 뜬 심야 자율주행버스의 출발 대기 표시 ©이정민

미국 등에서 야간에 자율주행택시를 운행한 사례가 있지만, 이처럼 대중교통 기능을 수행하는 심야 전용 자율주행버스의 정기 운행은 세계 최초이다.

지난 12월 4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정기 운행에 들어간 심야 자율주행버스의 노선 번호'심야 A21'이다. 운행 둘째 날, 합정에서 출발하는 심야 자율주행버스를 타기 위해 합정역 버스 정류장(ID 14011)을 찾았다.
밤 11시 30분, 합정역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심야 자율주행버스에 오르는 시민들 ©이정민
밤 11시 30분, 합정역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심야 자율주행버스에 오르는 시민들 ©이정민

밤 11시 24분,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 도착 정보 안내 모니터에는 심야버스의 출발 대기 표시가 뜬다. 처음 타보는 심야 자율주행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류장에 도착하는 버스들의 번호를 꼼꼼히 확인했다. 정확히 11시 30분이 되자 심야 A21 ‘서울심야자율차’라고 적힌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온다.
자율주행버스지만 시험운전자가 운전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정민
자율주행버스지만, 시험운전자가 운전석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정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시험운전자를 포함한 특별안전요원이 탑승했다. ©이정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시험운전자를 포함한 특별안전요원이 함께 탑승했다. ©이정민

탑승 방법은 기존 버스와 동일하게 교통카드를 태그하면 된다. 당분간 무료로 운행하지만, 교통카드 미 태그 시에는 다른 버스나 지하철로 환승할 때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차량은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한 규격의 대형 전기 자율주행버스 2대를 운행 중이다. 현행법상 자율주행차에도 운전 기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운전석에는 시험운전자가 앉아 있고, 건너편에는 돌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운영요원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심야 자율주행버스 좌석마다 자율주행 차량 탑승 안전수칙이 부착되어 있다. ©이정민
심야 자율주행버스 좌석마다 자율주행 차량 탑승 안전수칙이 부착되어 있다. ©이정민

또한 이날은 버스 운영사(SUM) 관계자도 함께 나와 시민들의 안전을 보살폈다. “자리에 앉으셔서 안전벨트를 꼭 해주세요.” 승객들의 안전벨트 착용을 확인한 후, 버스가 출발했다. 일반 시내버스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전 좌석 안전벨트 설치 및 입석 금지, 취객 대응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안전요원 탑승 등이다. 이는 심야 자율주행버스의 운행에 반드시 필요한 안전 대책이라고 하겠다.
일반 시내버스와 달리 전 좌석 안전벨트가 설치돼 있다. ©이정민
일반 시내버스와 달리 전 좌석 안전벨트가 설치돼 있다. ©이정민

“잠시 안내 방송에 차질이 생겨, 직접 안내 말씀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기존 자율주행 구간에 비해 훨씬 더 길어진 9.8km를 안전히 운행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좌석마다 승객들을 위한 안전수칙을 붙여두는 것은 물론이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정류장 안내와 운행 속도, 신호 상태, 자율주행 모드 등을 볼 수 있다.
버스 내부에는 버스 노선표와 승객 안전용 카메라, 비상용 망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정민
버스 내부에는 버스 노선표와 승객 안전용 카메라, 비상용 망치가 설치되어 있다. ©이정민

이미 자율주행차를 타본 경험이 있다는 중년의 남자 승객은 “이런 차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 생각보다 조금 부드럽지 않은 느낌이 있어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심야 자율주행버스 운행에 대한 기대와 관심으로 탑승하게 되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합정역을 시작으로 서교동과 홍대입구역 등을 거쳐 아현역 정류장에서 정차 벨이 켜졌다. 반드시 차가 멈춘 후, 자리에서 나오라는 안내가 이어진다. 승객이 안전하게 내린 것을 확인하고 버스는 다시 출발한다. 광화문을 지나며 창밖을 보니, 조금은 낯선 외관의 심야버스를 바라보는 시민들이 눈에 들어온다.
안전한 운행을 위해 수동 모드로 전환할 땐, 대형 스크린에 '오프(OFF)'로 표시된다. ©이정민
안전한 운행을 위해 수동 모드로 전환할 땐, 대형 스크린에 '오프(OFF)'로 표시된다. ©이정민

“버스 전용 차로 공사 중이라 수동 주행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종로6가를 지나 마지막 정류장을 향해 가는 길에 버스 전용 차로 공사가 한창이다. 상황에 따라 안전을 위해 수동으로 운행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러자 대형 스크린에 뜬 자율주행 모드도 '온(ON)'에서 '오프(OFF)'로 바뀐다.
합정에서 출발한 심야 자율주행버스는 약 50분 만에 동대문역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정민
합정에서 출발한 심야 자율주행버스는 약 50분 만에 동대문역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정민

“마지막 종착역입니다. 12시 40분 버스는 맞은편 정류장에서 출발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날 밤 합정에서 출발한 심야 자율주행버스는 20개의 정류장을 거쳐 약 50분 만에 동대문역, 흥인지문 정류장에 도착했다.

심야 자율주행버스는 평일 동안, 밤 11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10분까지 운행한다(배차시간은 70분 간격). 내년에는 청량리역까지 운행 구간을 연장하고, 운행 결과를 토대로 장거리 운행 자율주행버스를 정규 노선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민들이 언제나 안심하고 탈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율주행버스가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심야 자율주행버스 ‘심야 A21’ 운행 안내

○ 대 수: 2대(예비차 1대 포함 총 3대)
○ 요 금: 무료(2024년 상반기 내 유료 예정)
○ 운행구간: 합정역~홍대입구역~신촌역~아현역~서대문역~세종로(교)~종로1가~종로5가~동대문역(흥인지문)
○ 탑승방법: 교통카드 태그 후 무료 승차
 * 당분간 무료로 운행하지만 승하차시 반드시 교통카드 태그 필요
 * 미 태그 시에는 다른 버스 및 지하철로 환승 시 추가요금 발생
○ 배차시간: 70분 간격(총 5회 왕복 순환)
시간 1호차 2호차
23:30 ~ 00:40 합정역 → 동대문역 동대문역 → 합정역
00:40 ~ 01:50 동대문역 → 합정역 합정역 → 동대문역
01:50 ~ 03:00 합정역 → 동대문역 동대문역 → 합정역
03:00 ~ 04:10 동대문역 → 합정역 합정역 → 동대문역
04:10 ~ 05:10 합정역 → 동대문역 동대문역 → 합정역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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