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후 1년…현장에서 살펴본 '서울시 재난안전시스템'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3.10.24. 15:11

수정일 2023.10.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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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난안전시스템 강화 추진전략의 핵심은 인파감지 CCTV다. ⓒ심재혁
서울시 재난안전시스템 강화 추진전략의 핵심은 인파감지 CCTV다. ⓒ심재혁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참사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오보’인줄 알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들어오는 속보와 함께, 이태원에서 꿈많던 160여명의 청춘들이 희생됐다. 대부분 기자의 또래였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태원역 인근 녹사평역에 마련된 분향소에 다녀와 넋을 기렸다.

이번주 일요일은 이태원 참사 1주기다. 서울시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서울시 재난안전시스템 강화 추진전략’의 주요 과제를 점검하고 있다. 다시 찾아온 핼러윈과 함께 대규모 밀집 행사와 관련해 한 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안전한 서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서울의 의지다. ☞ [관련 기사] 인파밀집 감지해 위험징후 알린다…지능형 재난안전시스템

서울시 재난안전시스템 강화 추진전략의 핵심은 'CCTV를 활용해 미리 밀집도를 분석하는 점'이다. 이태원 참사가 밀집된 곳에서 위반건축물 때문에 동선이 꼬였고, 이에 큰 희생자를 낳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따라서 서울시는 인파밀집 시스템 구축 ▴재난안전상황실 강화 ▴매뉴얼 체계 혁신 ▴실전적 훈련 확대 ▴상업시설 인파 밀집지역 내 위반건축물 적발‧조치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CCTV는 단순히 치안 목적이 아닌, 지능형 피플 카운팅 시스템을 도입한 CCTV다. 이번 핼러윈부터 본격 가동되는 인파감지 시스템은 단위 면적당 인원수를 자동으로 감지해, 인파가 밀집된다고 느껴지면 자치구 재난안전상황실과 서울시, 소방, 경찰 등에게 전파·공유된다. 특히, 2023 핼러윈이 다시 ‘안전’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협력해 철저한 핼러윈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했다.
시민으로 북적북적한 홍대 레드로드 ⓒ심재혁
시민으로 북적북적한 홍대 레드로드 ⓒ심재혁

핼러윈 기간 중 다중운집이 예상되는 서울 14개 지역은 ▴종로구 익선동 ▴용산구 이태원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 왕십리역 인근 한양대 상점가 ▴광진구 건대입구역 ▴서대문구 신촌~연세로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강서구 발산역 일대 ▴영등포구 문래동 맛집거리 ▴관악구 샤로수길, 신림역 ▴강남구 강남역, 논현역, 압구정 로데오거리 등으로 서울시 광역차원에서 자치구‧경찰‧소방 합동 인파 안전관리대책을 수립 운영한다.

집중 관리 대상 6개 지역은 ▴이태원관광특구 ▴건대입구역 ▴홍대 레드로드 ▴강남역 일대 ▴익선동 ▴성수동 카페거리으로 밀집 예상 지역마다 현장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하고 과도한 인파 밀집 시 탄력적인 지하철 무정차 시행 및 차도 통제를 통한 보행로 추가확보 등을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기자는 집중관리 대상 6구역 중 하나인 ‘홍대 레드로드’와 홍대입구역 인근을 살펴보았다. 이곳은 인파감지 CCTV 집중관리 지점으로, 이번 핼러윈 때 많은 시민이 찾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이다. 이에 마포구청과 서울시는 ‘핼러윈 다중운집 인파 안전관리’ 대책을 통해 준비하고 있다.

먼저, 많은 시민이 약속장소로 잡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홍대 레드로드로 갈 수 있기 때문인데, 월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9번 출구 앞은 지인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수많은 시민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평일에도 많은 시민들로 북적거리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심재혁
평일에도 많은 시민들로 북적거리는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심재혁

문제는 9번 출구의 폭이 좁다는 점이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는 평소에도 수많은 인파로 밀려서 올라가는 경우가 있었다. 이때 누군가 발을 헛디뎌 넘어진다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9번 출구와 앞에 있는 8번 출구를 활용해, 일방통행처럼 시민의 이동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하철 개찰구에서부터 안전관리 요원을 활용해 계단을 올라가는 시민을 통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지하철 무정차처럼, 한 출구에 시민이 몰리지 않게 하기 위해 출구를 폐쇄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폭이 좁아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는 홍대입구 9번 출구 계단 ⓒ심재혁
폭이 좁아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는 홍대입구 9번 출구 계단 ⓒ심재혁

다행인 점은,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위에 CCTV가 설치됐다는 점이다. 바로, 인파감지 CCTV다. 인파감지 CCTV가 시민의 밀집도 등을 판단해, 현장에 있는 안전관리 요원으로 하여금 적절한 통제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인파감지 CCTV가 설치됐다. ⓒ심재혁
인파감지 CCTV가 설치됐다. ⓒ심재혁

9번 출구에서 홍대 레드로드로 들어갔다. 홍대입구 인근에는 총 6개의 인파감지 CCTV가 설치됐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홍통거리 골목길, ▴삼거리포차 앞,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 ▴클럽거리 2곳으로, 총 6개의 인파감지 CCTV가 밀집도를 확인한다.

이상으로 서울시의 지능형 재난안전시스템을 현장에서 살펴봤다. 이제 핼러윈을 앞두고 적절한 일방통행 지정과 차단 골목 출입구에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에 시민의 협조를 구하며 원활하게 통제해야 한다. 또한, 차 없는 거리 등을 확대해 차도를 통제, 최대한 보행로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재난안전상황실의 기능 강화를 위해 실전경험이 풍부한 소방전문 인력을 상황실에 배치해 신속한 초등대응 및 상황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인력 전문성을 높이고, 상황관리 인력도 기존대비 약 2배 확대했다. 119상황실과 서울시 재난상황실을 쌍둥이처럼 100% 씽크로하는 시스템연계로 신속한 재난상황관리와 대응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25개 자치구에 재난상황만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재난안전상황실’도 설치했다. 또한 매뉴얼 체계 혁신으로 유형에 관계없이 한 권으로 대폭 간소화해 모든 재난에 적용할 수 있는 ‘재난대응 기본 매뉴얼’을 제작해 올해 실시한 각종 훈련에 적용해 실용성을 확인했다.
홍대입구 인근에는 총 6개의 인파감지 CCTV가 설치됐다. ⓒ심재혁
홍대입구 인근에는 총 6개의 인파감지 CCTV가 설치됐다. ⓒ심재혁

‘안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춘 서울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좋은 방법은,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정책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 핼러윈은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게 서울시의 안전관리가 현장에서 잘 녹아들었으면 좋겠다.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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