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들썩, 박수가 절로~ 탑골공원 '세대 공감 북 콘서트'
발행일 2023.10.10. 14:10
탑골공원에서 열린 ‘세대 공감 북 콘서트’ 현장 ⓒ이정민
“저희는 뮤지컬 공연팀, 뮤럽과 바이올린 장한샘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어르신들 뮤지컬 좋아하시나요?” 10월 6일 오전 10시, 종로2가 탑골공원 안 무대에서 신나는 공연이 시작됐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탑골공원에서 열린 공식 행사로 세대 공감 '북 콘서트 설왕설래(說往說來)' 현장이다.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아모르 파티’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이정민
북 콘서트에 앞서 젊은 아티스트들이 들려주는 멋진 뮤지컬 곡과 클래식 연주에 객석 어르신들의 표정이 점점 밝아진다. 그중 관객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연주는 단연 ‘아모르 파티’였다.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익숙한 트로트 선율에 어르신들이 어깨를 들썩이고, 박수 소리에도 흥이 실렸다.
서울시 어르신 교육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진행된 ‘2023 북 콘서트 설왕설래(說往說來)’ ⓒ이정민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종로에서의 추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이 탑골공원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겁니다.” 본 행사를 주관한 서울노인복지센터 관장 희유 스님의 인사말이다. 이번 북 콘서트는 서울시 어르신 교육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책 '종로 이야기' 속 사진을 찍은 홍순창 작가의 작품들 ⓒ이정민
“1부 첫 순서는 종로의 여러 동네를 사진으로 남긴 이야기와 배경을 작가님 두 분을 모시고 들어보겠습니다.” 자신을 종로 토박이라고 소개한 사회자의 진행으로 북 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이어서 오늘의 책, '종로 이야기' 속 사진을 찍은 ‘떴다방 사진그룹’의 일원인 홍순창, 이한복 작가가 무대에 올랐다. 여러 지명의 유래와 거기에 얽힌 에피소드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어서 오늘의 책, '종로 이야기' 속 사진을 찍은 ‘떴다방 사진그룹’의 일원인 홍순창, 이한복 작가가 무대에 올랐다. 여러 지명의 유래와 거기에 얽힌 에피소드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
탑골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의암 손병희 선생 동상(왼쪽 맨 위부터 시계방향)과 원각사지 십층석탑, 대원각사비 ⓒ이정민
북 콘서트가 열린 탑골공원과 그 주변은 대표적인 어르신 밀집 지역이다. 무엇보다 서울시 중심가로 오래된 점포가 많고, 고령층이 선호하는 식당과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노인 특화구역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처럼 어르신들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서 사진을 감상하며 듣는 옛이야기에 무대와 객석은 하나가 된다.
북 콘서트가 열린 탑골공원에서 추억이 담긴 사진을 감상하는 어르신들 ⓒ이정민
같은 시각 무대 건너편에서는 북 콘서트의 주제가 된 작가들의 사진 작품 전시를 관람하는 어르신들이 보인다. 인사동과 북촌, 낙원상가 같은 익숙한 풍경을 찍은 사진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캘리그래피 체험을 한 박부남 어르신이 직접 쓴 글씨 ⓒ이정민
또 다른 부스로는 캘리그래피 체험이 인기다. ‘미소가 아름다운 당신’, ‘당신 삶에 꽃이 피길’ 등 어르신들의 솜씨를 뽐낸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제가 글씨를 잘 못쓴다고 생각해서, 대학교 때부터 꾸준히 쓰기 연습을 해왔어요.” 겸손한 모습이 인상적인 박부남 어르신은 ‘웃으면 행복이 다가와요’라고 직접 쓴 완성작을 수줍게 보여주었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부스에서 ‘감정조절 자가테스트’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이정민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부스 앞으로 갔다. 부스를 둘러싼 여러 개의 안내판에는 분노와 화, 스트레스의 원인과 증상 및 관리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노인 우울증상과 예방 수칙에 대한 어르신들의 관심이 높았다. ‘감정조절 자가테스트‘ 항목을 꼼꼼히 읽고 표시하는 모습이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진지하게 다가왔다.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는 서울시 거주 60세 이상 어르신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정서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과 어르신,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패널 3인과 작가들이 함께 한 북 콘서트ⓒ이정민
행사가 시작되고 약 1시간 후, 본격적인 ‘세대 공감 북 콘서트’의 모양이 갖춰졌다. 외국인과 어르신,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패널 3인이 무대에 자리를 잡았다. 그중 외국인 패널 첸란 씨는 “경복궁이나 청계천은 외국인이 오면 함께 다녀요. 그래서 저는 강남보다는 종로를 더 좋아해요. 만약에 종로를 방문하지 않았다면 서울 구경을 했다고 말할 수 없어요”라며 각별한 종로 사랑을 드러냈다.
북 콘서트에서 외국인 패널로 참여해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한 중국어 강사 첸란 씨 ⓒ이정민
“창피하지만 얼마 전에 종묘를 처음 간 거예요. 서울에 이런 곳이 있는데, 여태 잘 모르고 살았구나 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에 비해 많이 변한 것도 너무 놀라웠어요.” 어르신 대표로 나온 이진남 어르신의 솔직한 소감에 다른 패널들도 공감의 미소를 건넸다.
어르신 대표 패널로 참여한 이진남 어르신이 다른 출연자들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이정민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대학생 김태연 씨에게 사회자가 친구들과 가고 싶은 종로의 명소를 물었다. “저는 익선동을 가보고 싶습니다. MZ 세대들 사이에서 SNS 챌린지 같이 호기심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고, 전통 주류를 먹을 수 있는 곳도 있는 걸로 알고 있어서요.” 대학 생활을 하며 친근해진 종로가 여전히 신기하다는 청년의 답변에 어르신들은 흐뭇한 표정이다.
청년 패널로 나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대학생 김태연 씨 ⓒ이정민
“어쩌면 토크 콘서트 형식이 생소하셨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성심성의껏 들려드렸습니다. 어르신들께서 행복한 시간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2023 북 콘서트’를 마칩니다.” 한 시간 반 넘게 행사를 지켜본 어르신들이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세대 공감의 기회를 통해 다름을 하나로 잇고,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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