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상상해보는 미래 서울! 2가지 건축 축제 즐기는 알찬 방법
발행일 2023.09.22. 15:52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첫 야외 행사가 열린 '열린송현녹지광장' 현장 스케치 ⓒ김아름
경복궁 왼쪽에 자리한 송현동 부지(서울 종로구 송현동 48-9)는 과거 소나무가 자라난 언덕으로 경복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이후 땅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가 해방 후에는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활용되었고, 작년 중순까지만 해도 높은 담장으로 둘러져 있어 내부를 볼 수가 없던 곳이었다. ☞ [관련 기사] 송현동 부지, 100년 만에 열린다…녹지광장으로 개방
이곳을 서울시가 인수해 일부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10월, '열린송현녹지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시민 곁으로 찾아왔다.이곳은 2024년 12월까지 임시 개방되며, 이 기간 동안 시민들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이자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녹지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서울광장의 3배에 달하는 너른 광장은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이 시민들에게 개방된 지 1주년을 앞둔 시점, 이곳에서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개막했다.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59일간, 건축 관련 전시와 학술행사,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이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 시민청 3곳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 [관련 기사] 100년 뒤 서울에 이런 건축물이? 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처음으로 야외 행사를 진행하는데, 그 장소로 110년 동안 시민들에게 닫혀 있던 송현동 부지를 선택한 것이 좋았다.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라는 주제를 접하며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경복궁 일대를 천천히 걸으면서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어우러진 서울의 모습을 직시하며 100년 후를 상상해 볼 수가 있다.
이곳을 서울시가 인수해 일부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10월, '열린송현녹지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시민 곁으로 찾아왔다.이곳은 2024년 12월까지 임시 개방되며, 이 기간 동안 시민들이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이자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녹지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서울광장의 3배에 달하는 너른 광장은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이 시민들에게 개방된 지 1주년을 앞둔 시점, 이곳에서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개막했다.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59일간, 건축 관련 전시와 학술행사,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이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 시민청 3곳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 [관련 기사] 100년 뒤 서울에 이런 건축물이? 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처음으로 야외 행사를 진행하는데, 그 장소로 110년 동안 시민들에게 닫혀 있던 송현동 부지를 선택한 것이 좋았다.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라는 주제를 접하며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경복궁 일대를 천천히 걸으면서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어우러진 서울의 모습을 직시하며 100년 후를 상상해 볼 수가 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첫 야외 행사가 열린 '열린송현녹지광장'. 이색적인 파빌리온과 조각 작품 등이 설치됐다. ⓒ김아름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방향을 제시하는 키 비주얼(Key visual) 작업에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 '세바스찬 큐리(Sebastian Curi)'의 작품이 그려진 전시 리플릿.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이란 주제에 맞춰 땅의 관점에서 올려다본 사람의 모습을 그려냈다. ⓒ김아름
주제전 '땅의 건축'
지난 8월, 하늘소 위에 올라 광장과 그 주변을 둘러보면서 한 달 뒤 펼쳐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기다려 왔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주말과 평일에 두 차례 방문했는데 너른 광장 곳곳에 설치된 이색 파빌리온과 조각 작품들, 한 주제에 대한 국내외 건축대학 교수와 학생들의 다양한 시선과 열정이 담긴 프로젝트를 찾아보는 것이 즐거웠다. 조경사들의 정성스런 손길로 식재되고 가꾸어진 아름다운 화단 속을 거니는 행복도 있었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역대 최다라는 국내·외 작가 2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총 다섯 가지 전시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 동안 시청역 근처에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서울시청 시민청', 안국역 인근에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 세 장소를 모두 방문하면 좋겠지만, 방대한 전시를 한꺼번에 접하기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이번 건축비엔날레 행사는 10월 29일까지 진행되니 각기 다른 날 두 번 나눠서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역대 최다라는 국내·외 작가 2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총 다섯 가지 전시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 동안 시청역 근처에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서울시청 시민청', 안국역 인근에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 세 장소를 모두 방문하면 좋겠지만, 방대한 전시를 한꺼번에 접하기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이번 건축비엔날레 행사는 10월 29일까지 진행되니 각기 다른 날 두 번 나눠서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2023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를 상징하는 작품인 <하늘소(所)>. '하늘과 만나는 곳'이라는 의미로 이곳에 올라 서울을 조망할 뿐만 아니라, 주변 산세와 경복궁의 배치 등을 바라보며 우리 선조가 초기 서울의 배치에 있어 자연적 요소를 고려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김아름
하늘소 하단에는 '서울 도시·건축디자인 혁신 시범사업 응모작' 중 우수작으로 선정된 6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김아름
서울 도시·건축 혁신 첫 번째 시범사업인 '노들 글로벌 예술섬 디자인 공모 작품'에 참여한 건축가 7인(토마스 헤더윅, BIG, 나은중·유소래, 강예린·SoA, 김찬중, 위르겐 마이어, 신승수)의 작품을 통해 미래 글로벌 예술섬인 노들섬을 상상해 볼 수 있다. ⓒ김아름
하늘소 아래 별도로 마련된 전시장에서 국내·외 30여 개 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한 ‘글로벌 스튜디오: 메가시티의 연결(Bridging the Megacity)’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김아름
한강에 위치한 세 곳의 부지(노을공원 인근, 노들섬 인근, 서울숲 인근)를 교량 설계를 위한 중점 지역으로 지정 받아 학생들이 제시한 흥미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살펴볼 수 있다. ⓒ김아름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는 <하늘소>와 대조적으로 낮은 곳에서 송현동 부지와 주변의 땅을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작품 <땅소>. 주변의 작은 언덕과 하늘이 투영되는 물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김아름
이번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땅소>와 닮은 작품 <푸른 물>(박형진 작가). 도시를 산책하다 만난 물웅덩이와 그 주변에 남겨진 타이어 바퀴 자국, 잡초를 보며 사람이 점유한 땅의 틈에 스며든 자연과 생명력을 표현한 작품이다. ⓒ김아름
<주인 있는 땅_송현동 48-1>(박형진 작가) ⓒ김아름
현장 프로젝트 '체험적 노드: 수집된 감각'
현장 프로젝트 '체험적 노드: 수집된 감각'은 이번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가장 흥미로운 전시가 아닌가 싶다. 그림과 글 등으로 표현된 평면적인 전시가 아닌 실제 공간에서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른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주 전시장인 열린송현녹지광장 곳곳에 설치된 실험적인 파빌리온(pavilion)을 통해 시민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면서 도심 속 송현광장의 공간적인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파빌리온의 외형이 주는 호기심에 이끌렸다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내부의 모습에 즐겁고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했다. 각각의 건축이 주는 이야기는 단지 '서울'이라는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해 다채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너른 광장 곳곳에 산재된 파빌리온을 찾아다니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조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파빌리온의 외형이 주는 호기심에 이끌렸다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내부의 모습에 즐겁고 신선한 충격을 받기도 했다. 각각의 건축이 주는 이야기는 단지 '서울'이라는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대해 다채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너른 광장 곳곳에 산재된 파빌리온을 찾아다니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조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아웃도어 룸(The Outdoor Room)> (프랭크 바코, 로라 살라자르, 파블로 세케로, 후안 메디나) ⓒ김아름
오랜 시간 벽으로 막혀 있다가 현재는 빽빽한 도시 풍경에 둘러싸여 있는 송현동 부지를 연상시키는 <아웃도어 룸> 내부의 모습. 추상적인 작품으로 관람객들의 감각에 따라 다양한 느낌으로 다가오게 된다. ⓒ김아름
플라스티크 판타스티크의 <나무와 흔적들: 보이(지 않)는 파빌리온> ⓒ김아름
복잡하게 얽힌 송현동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아직 땅속에 묻혀 있을 과거의 흔적을 발굴해 낸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김아름
김치앤칩스의 <리월드> ⓒ김아름
페소 본 에릭사우센의 <페어 파빌리온> ⓒ김아름
리카르도 블루머 - 멘드리시오 건축 아카데미아의 <사운드 오브 아키텍처>. 23개의 유닛에는 음향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며 유닛의 형태적 특성과 맞물려 벽의 진동으로 소리를 증폭시킨다. ⓒ김아름
머무는 내내 평온한 느낌이 들었던 조정구(구가건축) 건축가의 <한옥파빌리온: '짓다'> ⓒ김아름
프란시스코 레이바의 <서울 드로잉 테이블> ⓒ김아름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상시 운영되는 프로그램으로는 서울비엔날레의 작품을 감상하고 각 포인트별 방문 인증을 하는 ‘포토 스탬프 투어’와 일반 관람객 대상으로 하는 전시 소개 및 작품 설명 프로그램인 ‘전시 도슨트 투어’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비엔날레 윷놀이, 패브릭 포스터 만들기, 도시의 켜, 땅바람 버스킹, 야외 힐링 요가, 젊은 건축가 토크 등이 있으며 매일 달리 운영되기 때문에 누리집에서 일정 및 프로그램 등을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방문한 당일 진행 중이었던 ‘도시의 켜’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았다. '도시의 켜'는 송현동의 지적도와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활용해 '비엔날레 도시의 켜'를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궁금했던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고, 두 가지 색의 물감을 통해 드러난 송현동의 지적도에 선명하게 찍힌 파빌리온이 신기하면서 반갑기도 했다.
이 외에도 비엔날레 윷놀이, 패브릭 포스터 만들기, 도시의 켜, 땅바람 버스킹, 야외 힐링 요가, 젊은 건축가 토크 등이 있으며 매일 달리 운영되기 때문에 누리집에서 일정 및 프로그램 등을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방문한 당일 진행 중이었던 ‘도시의 켜’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았다. '도시의 켜'는 송현동의 지적도와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활용해 '비엔날레 도시의 켜'를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궁금했던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고, 두 가지 색의 물감을 통해 드러난 송현동의 지적도에 선명하게 찍힌 파빌리온이 신기하면서 반갑기도 했다.
송현동의 지적도와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활용해 '비엔날레 도시의 켜'를 직접 만들어 보는 시민참여 프로그램 ⓒ김아름
평소 궁금했던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고, 두 가지 색의 물감을 통해 드러난 송현동의 지적도에 선명하게 찍힌 파빌리온이 신기하면서 반갑기도 했다. ⓒ김아름
서울아트위크 송현공원 야외조각 특별전
서울아트위크 송현공원 야외조각 특별전인 ‘땅을 딛고 (Step on the Ground)’ 또한 빠뜨리지 말자.
파빌리온 하나하나 찾아가다 보면 북측 광장의 10인의 조각 작품들 앞에 이르게 된다. 이번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인 ‘땅’에 대한 서사로부터 한발 더 나아가 그 땅을 딛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곳의 작품들은 12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파빌리온 하나하나 찾아가다 보면 북측 광장의 10인의 조각 작품들 앞에 이르게 된다. 이번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인 ‘땅’에 대한 서사로부터 한발 더 나아가 그 땅을 딛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곳의 작품들은 12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양순열 작가의 <마더 오뚝이> 시리즈. 2023, 강화레진에 카페인트 ⓒ김아름
서해영 작가의 <공존의 땅>. 2023, FRP 위에 페인트 도색 ⓒ김아름
권중모 작가의 뉴웨이브 시리즈 조형Ⅱ. 2023, 한지 옻칠, 스테인리스 스틸, 황동, LED, 기타 ⓒ김아름
주제전 '땅의 도시'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총감독인 조병수 건축가의 소개글이 인상 깊었다. 그 내용 일부를 발췌해 보자면, 풍수와 자연환경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시작된 서울이지만 지난 100년간의 개발로 산길, 물길, 바람길의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전통 도시 구조와 현대 도시 구조의 충돌로 들쑥날쑥한 스카이라인, 파편적으로 다루어진 도시 계획으로 연속성 없는 대지 활용에 대한 문제점 등을 지적한 부분에서 많은 공감이 갔다.
높은 곳에 올라 서울을 바라볼 때면 이 도시의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아름다운 면도 찾아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과거 전쟁의 폐허 속에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에서 성장이 필요했던 만큼 자연환경과 도시 전체의 미관을 충분히 고민하고 계획할 여유는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조병수 총감독은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부제인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를 통해 서울의 진정한 정체성을 되살리고 향후 100년 후 서울에 대한 공동의 가치 기준 설정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다섯 전시를 통해 서울의 중심축을 관통하는 산길, 물길, 바람길을 직접 체험하고 학습함으로써 도시를 새로이 경험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주제와 부제를 생각하며 전시를 세심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찾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100년 후’라는 말이 그저 막연하게만 느껴졌다. 이미 포화된 땅에서 이상적인 건축, 이상적인 도시 경관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하고 회의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봤다. 그러나 열린송현녹지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 시민청을 순차대로 방문하면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인터뷰, 해외 도시 정책 및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 등을 느낄 수가 있었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까운 미래에 바라는 서울의 모습부터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다. 여러 긍정적인 사례들을 통한 최선의 방식을 도출해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리는 세 장소 모두 빠짐없이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재방문하는 것도 추천하는데, 그만큼 유익한 전시이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빠르게 전시를 훑어보고, 어떤 날은 천천히 머물며 관람해도 좋다. 10월 29일까지 넉넉한 기간 동안 진행되니 시청역과 안국역 일대를 지날 때면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열린송현녹지광장 등을 잊지 말고 방문해 보자.
높은 곳에 올라 서울을 바라볼 때면 이 도시의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아름다운 면도 찾아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과거 전쟁의 폐허 속에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짧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에서 성장이 필요했던 만큼 자연환경과 도시 전체의 미관을 충분히 고민하고 계획할 여유는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조병수 총감독은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부제인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를 통해 서울의 진정한 정체성을 되살리고 향후 100년 후 서울에 대한 공동의 가치 기준 설정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다섯 전시를 통해 서울의 중심축을 관통하는 산길, 물길, 바람길을 직접 체험하고 학습함으로써 도시를 새로이 경험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의미를 담고 있는 주제와 부제를 생각하며 전시를 세심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찾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100년 후’라는 말이 그저 막연하게만 느껴졌다. 이미 포화된 땅에서 이상적인 건축, 이상적인 도시 경관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하고 회의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봤다. 그러나 열린송현녹지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 시민청을 순차대로 방문하면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인터뷰, 해외 도시 정책 및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 등을 느낄 수가 있었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까운 미래에 바라는 서울의 모습부터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다. 여러 긍정적인 사례들을 통한 최선의 방식을 도출해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리는 세 장소 모두 빠짐없이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재방문하는 것도 추천하는데, 그만큼 유익한 전시이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빠르게 전시를 훑어보고, 어떤 날은 천천히 머물며 관람해도 좋다. 10월 29일까지 넉넉한 기간 동안 진행되니 시청역과 안국역 일대를 지날 때면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열린송현녹지광장 등을 잊지 말고 방문해 보자.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및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서울광장 맞은편에 있다. ⓒ김아름
허드슨 밸리, 뉴욕, 베이징에 위치한 건축 및 도시 설계 사무소 '스티븐 홀 아키텍츠'의 스케치와 프로젝트들을 통해 땅과 긴밀한 관계, 조경 등을 통합한 건축의 다층적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Z-차원 건축) ⓒ김아름
<그라운드 멜버른>에서는 황폐한 땅, 회복된 땅, 새로운 작업의 땅, 하이브리드의 땅, 채굴된 땅, 포용적 땅, 연결된 땅, 공유의 땅, 숨겨진 땅, 새로 만드는 땅이란 주제어 아래 영상 하나, 브로슈어 하나로 프로젝트를 1:1 매칭했다. 지속할 수 있고 다양성이 있는 도시를 위한 멜버른의 실험을 압축 정리한 전시다. ⓒ김아름
인터뷰 프로젝트인 <땅의 건축 지형도>에서는 ‘땅의 건축’이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즉 ‘땅의 형상에 대한 지형적 해석’과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관찰과 배려’, ‘지역의 사회문화적 관계’에 대해 각 유형을 대표하는 프로젝트와 건축가·작가를 소개해 그들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했다. ⓒ김아름
가끔 높은 곳에서 서울, 부산 등 고밀화된 도시를 내려다볼 때 드는 생각들이 있다. 매스 스터더스의 조민석 건축가의 인터뷰 내용이 무척 공감이 갔고, 이런 부분들이 건축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서 나아가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땅의 건축 지형도>에 참여한 건축가·작가들의 인터뷰 내용을 꼭 읽어 보자. ⓒ김아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하2층 라이브러리에서는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전시와 ‘제12회 대학생건축과연합(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김아름
1979년에 제정된 ‘서울특별시 건축상’은 서울시 내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구현하며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 우수한 건축물에 수여하는 상이다.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은 ‘LG아트센터 서울 및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이 수상했고, 최우수상 2개소, 우수상 6개소로 총 9개 수상작을 건축모형과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김아름
'제12회 대학생건축과연합(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에서는 'DFD(Design for Deconstruction): End(끝) to And(다음)'라는 주제하에 해체와 재사용의 과정이 담긴 학생들의 창의적인 파빌리온 아이디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김아름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인트로 영상 '서울의 표정 1'에서는 일상 속 우리가 마주하는 서울의 다양한 표정과 이야기를 시간 위를 거니는 ‘산책자’의 경험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옛 서울의 물길, 산길, 바람길을 소개하며 현재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물음을 제시하고 있다. ⓒ김아름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인트로 영상 '서울의 표정 2' 영상에서는 서울이라는 땅 위에서 자연과 생태의 단절과 회복이 만들어 내는 풍경을 그려냈다. 또한 왼쪽의 '비디오 생성 서비스'로 미래 서울의 모습을 가상의 서비스로 소개하고 있다. ⓒ김아름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서울시청 시민청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아워갤러리'에서는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국제 공모전 선정작들을 전시하여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들이 제시한 땅의 도시 서울을 위한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김아름
시청역 서울길러리(길에서 만나는 갤러리)에서는 '서울 도시·건축디자인 혁신 시범사업' 공모에 참가한 25개 작품 중 우수작으로 선정된 13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김아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도 주제 관련 해외도시 정책 및 프로젝트 소개하는 '게스트시티전'이 이어진다. 사진 속 전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부동산 개발이자 뉴욕시에서 가장 복잡한 건설 프로젝트로 꼽히는 허드슨 야드(Hudson Yards)를 소개하고 있다. (콘 페더슨 폭스, KPF) ⓒ김아름
공개 공지(POPS, 개인 소유의 공공공간)의 복잡한 성격을 도쿄 이케부쿠로 사례를 통해 풀어내어 도시 공간의 성격을 재구성해 보고 생각해 보게끔 제안한다. (크리스티안 디머+게이고 고바야시) ⓒ김아름
도쿄의 유산 기반의 도시 재생 및 개발, 특히 니혼바시와 마루노우치 지구의 사례를 통해 자본과 역사적 가치의 공존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송지원, 염상훈, CAT LAB)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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