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리셋되는 거 같아요"…내 건강 비결은 대모산 맨발걷기

시민기자 이성국

발행일 2023.06.16. 11:01

수정일 2023.06.16. 14:39

조회 16,895

대모산 맨발걷기 중 정상에서 찍은 단체사진 ⓒ이성국
대모산 맨발걷기 중 정상에서 찍은 단체사진 ⓒ이성국

"뇌가 리셋되는 것 같아요." 노원구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노정민 씨의 말이다. 오늘 맨발로 대모산을 걸으며 느낀 가장 인상적인 말이었다. 그는 녹내장으로 안압이 매우 높았다고 한다. 또한 1, 2번 디스크가 거의 없다고 한다. 통증이 정말 심했는데 맨발걷기와 백팔배를 하며 통증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젠 약도 먹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특히 맨발걷기로 눈썹 탈모를 고쳤다는 말에선 모두 박수를 쳤다.

맨발걷기를 시작한지 5개월째, 처음 두 달간은 매일 두 시간씩 걸었다고 한다. 요즘엔 일주일에 5일, 한 시간씩은 꼭 걷는다고 했다. 그는 맨발걷기의 효능을 학생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점심을 먹고 난 후 30분 정도 학생들과 맨발걷기를 한다고 했다. 처음엔 시큰둥하던 학생들이, 요즘엔 "쌤,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아요"라며 좋아한다고 했다.
노정민 씨는 맨발걷기 덕분에 허리 통증이 사라지고 건강해졌다고 한다. ⓒ이성국
노정민 씨는 맨발걷기 덕분에 허리 통증이 사라지고 건강해졌다고 한다. ⓒ이성국

지난 토요일 오후 2시 30분, 강남구 대모산 입구 한솔공원 농구장 앞에 5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모두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이 됐다. 30분 정도 체조와 맨발걷기의 효능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약 2시간 정도 맨발 산행을 하게 된다. 마지막엔 명상도 하며 마무리를 한다.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맨발걷기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건강을 챙겼으면 좋겠다.

'맨발걷기 시민운동본부 숲길 힐링스쿨'에서 이사로 활동 중인 한의사 박정호 씨가 맨발걷기의 효과를 설명했다. '제2의심장'이라 불리는 발의 말초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스트레스 해소, 뼈와 근육의 강화, 불면증 해소, 우울감 감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이다.

"혈액을 맑게 해줍니다." 가장 큰 효과를 묻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깨끗한 대모산 숲길을 믿고 바닥에서 벗어난 시선으로 맨발로 걸어나갔다.
맨발걷기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는 박정호 한의사 ⓒ이성국
맨발걷기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는 박정호 한의사 ⓒ이성국

맨발로 걷기 시작한 후, 30분쯤 지났을까, 맨발걷기 시민운동본부 맹성근 이사는 접지테스트를 하기 위해 흙길에 비닐을 깔고 테스터기를 꺼냈다. 시민들은 그가 건네는 접지테스터기를 잡았다. 비닐 위에선 대부분 '20, 30' 정도의 전류가 흘렀다. 그런데 흙길로 내려서자마자 테스터기 수치는 바로 '0'으로 바뀌었다.

접지 이론은 우리 몸에 있는 활성산소는 양(+)의 전하를 띄고, 땅에는 음(-)의 전하를 띤 자유전자가 있는데, 맨발걷기를 하면 땅에 있는 자유전자를 받아 활성산소가 중화된다는 것이다. 접지는 혈액의 점성을 묽게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 몸의 혈액이 끈적해지면 혈전이 생기기 쉽다. 혈전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유발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맨발걷기를 하면 혈액 속 세포끼리 밀어내는 힘이 촉진되면서 혈액이 묽어진다고 한다.
접지테스트를 해주고 있는 맹성근 이사 ⓒ이성국
접지테스트를 해주고 있는 맹성근 이사 ⓒ이성국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퇴직교사 이명옥 씨는, 맨발걷기를 시작한지 한 달밖에 안 된 새내기라고 소개하면서 시작 한 달 후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웬만한 성인이면 다 갖고 있다는 3고(고지혈증, 고혈당, 고혈압) 약을 이제는 먹지 않는다고 한다. 모두 정상수치로 돌아왔다며 맨발걷기의 효과를 설명했다. 
맨발걷기의 효과를 설명해주는 이명옥 씨 ⓒ이성국
맨발걷기의 효과를 설명해주는 이명옥 씨 ⓒ이성국

2시간 여의 맨발걷기를 마치고 참여자들이 모여 앉아 명상을 했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새소리를 들으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보냈다. 명상을 하며 살짝 눈을 떠봤다.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을 훔쳐보았다. 모두들 긴장이 풀린 평온한 낯빛이었다. 맨발걷기 한 번으로 건강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맨발걷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강남구 대모산맨발걷기하기에 제일 좋은 장소라고 한다. 이런 숲길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도 서울숲, 어린이대공원, 이번 달 개장한 성동구의 무학봉근린공원응봉근린공원 등에도 웰빙 황토길이 있다. 또한 각 자치구별로 근린공원에 황토숲길이 조성돼 있는 곳도 많고, 앞으로도 더 많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 길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맨발로 걸을 때 바닥을 보지 말고 멀리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혹여 맨발로 걷다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사라지길, 시민의식이 좋아질수록 흙길도 안전해지리라 믿는다. 다음주 토요일엔 어느 흙길을 걸어볼까, 평안해진 마음으로 오늘 맨발걷기를 마친다.
맨발걷기를 마치고 마무리로 명상을 하는 참여자들 ⓒ이성국
맨발걷기를 마치고 마무리로 명상을 하는 참여자들 ⓒ이성국

맨발걷기 시민운동본부

시민기자 이성국

매일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그러므로 나는 매일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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