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환영! 도심 속 등산에 매료된 이들을 위한 곳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3.06.02. 13:47

수정일 2023.06.02. 17:14

조회 11,371

자연이 한창 좋을 나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푸르른 곳을 향한 한결같은 로망이 있다. 서울은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인 기꺼이 매력적인 도시다. 도심 한가운데에 아기자기 솟은 산은 말할 것도 없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이면 뛰어난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 곳곳에 자리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 자연경관으로 말하자면 서울은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자리 잡은 북한산 등산로 입구 ©박은영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자리 잡은 북한산 등산로 입구 ©박은영
등산로 입구에는 등산 장비 파는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 ©박은영
등산로 입구에는 등산 장비 파는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 ©박은영

도심 속 산의 매력에 빠진 이들 중에는 외국인들도 많다. 쇼핑 위주의 관광보다 조금 더 활동적인 여행을 즐기고 싶어 하는 젊은 외국 관광객들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서울관광재단은 지난해, 블랙야크와 손잡고 외국인 관광객의 등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의 문을 열었다. ‘도심 등산’이라는 싱그러운 문구가 마음을 사로잡은 어느 봄 날,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를 찾았다.

지도 앱을 따라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로 가는 버스를 타고 우이동 차고지 종점에서 하차했다. 센터는 지하철 우이신설선 종점인 북한산우이역에서 내리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북한산우이역은 북한산 정상, 백운대로 향하는 최단 코스로 가기 위해 하차하는 역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박은영
지난해 9월 개장한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박은영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입구에는 북한산 둘레길과 관련 정보가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박은영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입구에는 북한산 둘레길과 관련 정보가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박은영

북한산 등산로 입구에는 활기가 넘쳤다. 배낭을 멘 등산객들은 저마다 기대할 것이 있는 표정이었다. 산행에 필요한 손수건이나 모자, 장갑 등 등산 장비를 파는 상가와 김밥과 삶은 달걀, 오이나 컵라면 등을 파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등산 후 마시는 한 잔의 술도 빼놓을 수 없으니, 곳곳에 주점과 같은 상가들도 즐비했다.

들뜬 분위기의 거리를 따라 3분 여를 걷다 보니, 건물 5층에 위치한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의 간판이 보였다. 입구에는 북한산 둘레길 지도와 둘레길을 더 쉽고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방법에 관한 팸플릿을 크게 걸어 두어 자연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차오르는 듯했다.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제작된 관광안내서 ©박은영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제작된 관광안내서 ©박은영
외국인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는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박은영
외국인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는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박은영

환한 내부로 들어서니 넓은 공간에 동그란 의자들이 눈에 띈다. 실내에서 단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소로 쓰이는 곳이었다. 센터에는 등산 관광 정보와 각종 편의 서비스를 위한 안내 책자 등이 비치돼 있었으며,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에서는 해외에서 서울의 산을 찾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들이 등산에 대한 준비 없이 산을 찾아도 등산 관광 안내와 물품 대여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어 걱정할 필요 없다.

또한 북한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해 등산 준비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옥상 전망대를 개방해 등산 전 모임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등산 전 대여한 등산복을 갈아입을 수 있는 탈의실도 있으며, 등산 전 물품보관함에 짐을 맡길 수도 있다. 하산 후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실과 등산에 필요한 식수용 정수기나 휴대 기기 전용 충전기 등도 갖춰져 있다.
등산 전 개인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물품보관함 ©박은영
등산 전 개인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물품보관함 ©박은영
대여한 등산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는 탈의실 ©박은영
대여한 등산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는 탈의실 ©박은영

이곳에서 대여할 수 있는 등산용품으로는 등산화, 등산 재킷, 등산복 상·하의, 등산 장갑, 스틱, 겨울철 필수템 아이젠 등이다. 1,100~2,2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가 가능하다. 단, 등산 물품은 미리 신청해야 한다. 등산화와 등산복이 사이즈별로 한정돼 있으니 사전 신청을 통해 사이즈 확인 후 예약하면 된다. ☞등산용품 대여 서비스 바로가기(Reserve Hiking Gear)

대여 시에는 외국인등록증이나 여권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며, 현장에서 한국인으로 확인되면 서비스 이용이 불가하다. 물병, 여분의 옷, 수건은 제공되지 않으니 개인이 지참해야 하고, 렌탈 제품은 기존 상태 그대로 반납해야 한다. 분실 및 훼손 시 재구매 또는 A/S 비용이 청구될 수 있으며, 모든 레저 상품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외에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면 개별적으로 여행자보험이나 산악보험에 가입하길 권한다.
사이즈별 대여할 수 있는 등산화 ©박은영
사이즈별 대여할 수 있는 등산화 ©박은영
외국인이라면 대여가 가능한 등산복 ©박은영
외국인이라면 대여가 가능한 등산복 ©박은영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는 시범 운영을 개시한 2022년 6월 말부터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약 6,000명이 이용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서울관광재단은 'K-마운틴' 콘텐츠 확대에 집중해 지난 3월부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외국인 대상으로 등산 체험 행사를 진행하며 우천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실내 클라이밍 프로그램 등으로 대체해 운영한다.

센터 관계자는 수요일마다 열리는 체험 프로그램은 매번 인원이 다 찰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했다. 이용객은 독일, 홍콩, 싱가포르 등 먼 나라에서 찾은 외국인들도 많았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등산객들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서비스는 없을 듯하다.
북한산의 경치가 바라다보이는 실내 공간에서는 단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박은영
북한산의 경치가 바라다보이는 실내 공간에서는 단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박은영
등산을 즐기는 외국인이라면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에서 등산물품을 대여할 수 있다. ©박은영
등산을 즐기는 외국인이라면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에서 등산물품을 대여할 수 있다. ©박은영

등산이나 트레킹은 웰빙을 추구하는 일상의 기본이다. 집 밖을 나와 자연으로 떠나기 좋은 계절, "산이 거기에 있어 오른다"는 말처럼 서울은 높고 낮은 산이 있어 풍요롭다.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는 K-마운틴을 선도하는 서울의 신박한 콘텐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외국인들이 다양한 등산 관광 콘텐츠를 통해 서울의 자연을 만끽하고 색다른 관광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란다면 등산을 하고 싶지만 등산용품이 없어 망설이는 내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도 언젠가는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 위치 :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 173길 52, 5층
○ 교통 : 지하철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도선사 입구)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 휴무: 월요일, 설·추석
누리집
○ 문의 : 1533-2608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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