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척척! 동네 지키는 '반려견순찰대' 발대식 현장이야기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3.05.02. 16:35

수정일 2023.11.08. 15:15

조회 1,775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 반려견 순찰대' 발대식 현장 스케치 ⓒ김아름

반려견순찰대 약 700여 팀이 참여한 특별한 발대식

4월 마지막 주 일요일 오후,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 광장에서 ‘반려견순찰대’ 발대식이 열렸다. 주말인 데다가 많은 시민들이 오가는 장소에 무려 수백 마리의 반려견들이 찾는 행사에 설렘 반, 걱정 반의 마음을 안고 현장을 찾았다. 우려와 달리 보호자에 대한 강한 신뢰와 교감 형성으로 어려운 심사과정에서 선발된 대원들이기에 개 짖음이나 특별한 문제 없이 평온하게 진행됐다.

2022년 5월, 강동구에서 시범 운영하며 시작된 반려견순찰대는 매일 함께하는 반려견과의 일상적 산책 활동에 방범 활동을 접목한 ‘주민 참여형 방범순찰대’를 말한다. 1차 서류 심사와 2차 실습 심사를 거쳐 선발된 대원들은 안전교육을 받은 뒤 자발적으로 순찰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이어 작년 9월에는 9개 자치구로 확대 운영되었고, 올해부터는 서울 25개 전 자치구에서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날 열린 발대식은 25개 자치구 700여 팀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됐다. 탁 트인 야외공간에서 반려견 순찰대 가족들과의 소통과 화합의 창구가 되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주요 활동 사진을 전시해 시민들에게 반려견순찰대 활동을 알리기도 했고, 참가자들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발대식 전후로 운영된 무료 기초 미용, 1:1 건강상담, 아로마 탈취제 만들기, 수제 간식 만들기, 이름표 만들기, 캐리커쳐, 반려견 사진 인화 등 체험 부스는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반려견순찰대 발대식이 열린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 광장 ⓒ김아름
반려견순찰대 발대식이 열린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 광장 ⓒ김아름
행사장 입구에 전시된 서울 반려견순찰대 활동사진 ⓒ김아름
행사장 입구에 전시된 서울 반려견순찰대 활동사진 ⓒ김아름
무료 기초 미용, 1:1 건강상담, 아로마 탈취제 만들기, 수제 간식 만들기, 이름표 만들기, 캐리커쳐, 반려견 사진 인화 등의 체험 부스는 행사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아름
무료 기초 미용, 1:1 건강상담, 아로마 탈취제 만들기, 수제 간식 만들기, 이름표 만들기, 캐리커쳐, 반려견 사진 인화 등의 체험 부스는 행사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아름
반려견 이름표 만들기를 체험하는 시민들 ⓒ김아름
반려견 이름표 만들기를 체험하는 시민들 ⓒ김아름
이름표를 만드는 보호자 품에 가만히 안겨 카메라를 바라보는 대원이 너무 귀여웠다. ⓒ김아름
이름표를 만드는 보호자 품에 가만히 안겨 카메라를 바라보는 대원이 너무 귀여웠다. ⓒ김아름
수제 간식 만들기 체험을 하는 시민들 ⓒ김아름
수제 간식 만들기 체험을 하는 시민들 ⓒ김아름
반려견 순찰대원 사진 인화 이벤트도 진행됐다. ⓒ김아름
반려견 순찰대원 사진 인화 이벤트도 진행됐다. ⓒ김아름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25개 자치구 대표 순찰대원들과 내빈들 ⓒ김아름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25개 자치구 대표 순찰대원들과 내빈들 ⓒ김아름

반려견 순찰대가 궁금해요!

아직은 서울시민들에게 생소할 ‘반려견순찰대’에 대해, 김성섭 서울특별시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 시범운영에 이어 올해 전 자치구로 확대 운영하게 된 계기와 반려견 순찰대 활동의 긍정적인 면, 실습 심사 시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부분, 순찰대의 구체적인 활동 등 궁금한 내용들에 대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김성섭 서울특별시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님께 들어보는 '서울 반려견 순찰대' 이야기 ⓒ김아름

Q 반려견순찰대 확대 운영 계기 및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면은?
A 작년 시범 운영을 통해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이나 공무원들은 지구대 파출소나 주민센터에서 2~3년 근무하고 다른 부서로 옮겨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반려견 순찰대는 5년이든, 10년이든 우리 동네를 지켜주는 겁니다. 장기근속 근무가 가능하고, 또 남의 동네가 아니라 우리 동네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지리감, 지역 정보에 밝은 것이죠. 이러한 장점이 순찰에 활용되니 좋습니다.

개는 사람의 후각보다 4,000배 이상 높은 후각 기능을 가지고 있거든요. 반려견의 높은 후각 기능과 인간의 우수한 두뇌가 결합이 되니까 긍정적인 효과가 배가 되어 나타나는 겁니다. 또한, 반려견순찰대에 참여하는 견주의 75%가 MZ세대예요. 그중 74%는 여성입니다. 그동안 우리 동네 안전에 대해 MZ세대나 여성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기회가 적었거든요. 순찰대 활동을 통해 이분들이 우리 동네의 안전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시니 좋습니다. 때문에 '(반려견 순찰대를) 확대 시행해야겠다' 이렇게 판단하게 됐습니다.

Q 반려견 순찰대 심사 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 실습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A 반려견순찰대를 운영하며 가장 조심스럽고 걱정스러운 부분은 혹시라도 개 물림 사고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이었습니다. '안전제일, 안전이 최우선이다' 라는 일념 아래 심사 과정을 엄격하게 진행했습니다.

올해 반려견순찰대 모집 당시 1,500여 팀이 참여했는데 그중 719팀만이 합격을 했습니다. 합격률이 50%가 채 안 됩니다. 탈락된 팀에 한해 교육을 거친 후 다시 한번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서 상해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사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견주의 통제력’과 '반려견의 호응도'입니다. “따라와”, “앉아” 등의 몇 가지 부분 동작을 충실히 따라주느냐 안 따라 주느냐에 중점을 두고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Q 반려견순찰대 활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A 음주운전 차량, 음주로 인해 길에서 쓰러져 있는 분들을 반려견순찰대가 발견하고 신고한 사례들이 있고, 이런 사례들이 유명한 매체에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호응도 좋았고요. 덕분에 전 자치구 확대 시행도 추진할 수 있었던 겁니다. 반려견순찰대의 올해 목표는 '약자와의 동행'입니다. 어린이, 경로당에 계시는 어르신 분들과 반려견이 함께 동행 순찰을 돌면서 말벗이 되기도 하고, 1인가구 안심마을보안관, 자율방범대와 합동 순찰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소형견부터 중·대형견까지 다양한 견종의 반려견들이 순찰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아름
소형견부터 중·대형견까지 다양한 견종의 반려견들이 순찰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아름

'정위', '현상' 기억하기! 모의 챌린지를 통한 순찰 교육

이날 ‘그레이트 한강 합동순찰’이라는 모의 순찰 게임 프로그램을 통한 순찰 교육이 진행됐다. 기자는 마포구 지역에서 반려견순찰대로 활동하고 있는 견주 세미 님과 반려견 '깡' 대원, 견주 아라 님과 반려견 ‘먼지’ 대원의 모의 순찰 챌린지에 동행했다.

순찰 챌린지 코스는 붐비는 주말의 한강공원 모습 그 자체였다. 대인·대물·대견에 공격성 반응 시 실격 처리되는 엄격한 실습 심사에 통과한 반려견답게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전거, 보행자 등에 특별한 반응 없이 보호자님을 따라 나란히 걷는 깡이와 먼지 대원을 보면서 감탄하기도 했다.

순찰대원들은 스탬프 미션지를 가지고 여의도한강공원 곳곳에 배치된 표식을 찾아 나서게 된다. 주취자·거동수상자·실종자 발견, 가로등·신호등 고장 등 동네 순찰 활동 시 맞닥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시행할 ‘사진찍기’, ‘신고하기’ 등의 미션을 진행한 후, 스태프로부터 스탬프를 받는 방식이다.

미션에서 알 수 있듯, 순찰대원들은 정위(현장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설명 : 경찰이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는 포인트, 버스정류장·전신주·가로등 번호, 주변의 큰 건물 등)와 현상(현재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 인상착의와 이동 방향 등)을 항상 기억하며 위험 요소를 직접 해결하려 하지 말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신고’가 주 활동이 되어야 한다.
여의도한강공원 주변을 활용한 '모의 순찰 챌린지'를 통해 순찰 교육이 진행되었다. 주말을 맞아 한강에서 피크닉을 즐기던 시민들이 반려견 순찰대 활동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아름
여의도한강공원 주변을 활용한 '모의 순찰 챌린지'를 통해 순찰 교육이 진행되었다. 주말을 맞아 한강에서 피크닉을 즐기던 시민들이 반려견 순찰대 활동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김아름
순찰대원들은 스탬프 미션지를 가지고 여의도한강공원 곳곳에 배치된 표식을 찾아 나서게 된다. 주취자·거동수상자·실종자 발견, 가로등·신호등 고장 등 동네 순찰 활동 시 맞닥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시행할 ‘사진찍기’, ‘신고하기’ 미션 진행 후, 스태프로부터 스탬프를 받는 방식이다. ⓒ김아름
순찰대원들은 스탬프 미션지를 가지고 여의도한강공원 곳곳에 배치된 표식을 찾아 나서게 된다. 주취자·거동수상자·실종자 발견, 가로등·신호등 고장 등 동네 순찰 활동 시 맞닥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시행할 ‘사진찍기’, ‘신고하기’ 미션 진행 후, 스태프로부터 스탬프를 받는 방식이다. ⓒ김아름
마포구에서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하시는 세미 님과 반려견인 3살 '깡' 대원과 그레이트 한강 합동 순찰(모의 순찰 챌린지)에 동행해 보았다. ⓒ김아름
마포구에서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하시는 세미 님과 반려견인 3살 '깡' 대원과 그레이트 한강 합동 순찰(모의 순찰 챌린지)에 동행해 보았다. ⓒ김아름
초롱초롱한 눈으로 호기심 갖고 주변을 둘러보는 깡 대원 ⓒ김아름
초롱초롱한 눈으로 호기심 갖고 주변을 둘러보는 깡 대원 ⓒ김아름

'제이', '에스', '카미' 대원이 전하는 반려견순찰대 이야기

이날 소형견, 중형견, 대형견까지 다양한 반려견 대원들을 만났지만, 무려 세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하는 한 보호자의 모습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특히 대형견이면서 각기 다른 견종의 반려견들이 사이좋게 보호자의 옆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 깊기도 했다. '제이', '에스', '카미' 대원과 함께 성동구 지역에서 반려견순찰대로 활동하고 있는 견주 장문수 님을 만나 순찰대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늠름하고 멋진 대원들, 골든리트리버 8살 '제이'와 체코슬로바키아울프독 2살 '카미', 도베르만 5살 '에스'와 함께 성동구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견주 장문수 님 ⓒ김아름
늠름하고 멋진 대원들, 골든리트리버 8살 '제이'와 체코슬로바키아울프독 2살 '카미', 도베르만 5살 '에스'와 함께 성동구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견주 장문수 님 ⓒ김아름

Q 성함과 활동 지역, 대원들을 소개해 주세요.
A 서울 성동구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하고 있는 골든리트리버 8살 '제이', 도베르만 5살 '에스', 체코슬로바키아울프독 2살 '카미'의 견주 장문수라고 합니다.

Q 2022년도부터 활동을 이어오고 계신데, 반려견 순찰대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우연히 성동구에서 반려견 순찰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고 매일 나서는 산책길, 내가 사는 동네를 반려결과 함께 지킨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하게 됐습니다.

Q 반려견 세 마리 모두 순찰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활동에 참여하면서 평소와 달라진 점이나 힘든 점이 있을까요?
A 순찰대 활동으로 평소와 달라진 점은 크게 많지 않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면서 산책을 매일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세 마리 모두 대형견이기에 제가 조금 더 움직이고, 활동해야 반려견들이 집에서 분리 불안이나, 문제 행동 없이 푹 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순찰대 활동이 힘들지는 않았는데 주변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대형견은 무섭고, 공격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한데, 반려견순찰대 하네스만 착용해도 '서울시에서 인증된 강아지', '순찰대'를 먼저 떠올리고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순찰 산책을 다니면 시민들이 아낌없이 칭찬해 주십니다. 저 같은 경우, 순찰은 산책하면서 겸으로 하는 것이고 주변의 인식을 바꾸는 하네스를 받기 위해 시험을 본 것 같습니다. 주변 대형견을 키우는 지인들도 많이 부러워합니다.

Q 순찰대 활동 중 위험요소 신고나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전봇대를 지나다가 7살짜리 한 아이가 깜짝 놀란 일이 있었는데, 전봇대에 묶여 있던 쇠로 된 구조물이 아이의 얼굴 쪽을 향해 날카롭게 뻗어 있어 신고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저 혼자 걸었다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을 텐데, 내 아이, 내 반려견이 지나다 상처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고 후에는 구청에서 나와 밴드로 깔끔하게 고정해 주셔서 신고 내용이 처리된 것을 확인 받았습니다.

Q 반려견순찰대에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순찰하면서 우리 동네에 망가져 있던 가로등, 방치돼 있던 물건들, 부서져 있던 아스팔트, 공용 시설들을 하나하나 고쳐가면서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원을 원하시는 분들은 내 반려견이 순찰대로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만, 내 지역에 대한 자부심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반려견과 함께 훈련하고, 활동에 참여하셔서 올바른 반려견 문화를 만들고 봉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이·에스·카미 대원의 보호자이신 장문수 견주처럼 반려견순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견주들이 매일 하는 산책과 순찰 활동을 겸하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자발적인 봉사의 마음이 없으면 실천이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시간을 아낌없이 내어 시민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위험 요소나 생활 속 불편들을 면밀히 살피고, 보다 안전하고 나은 환경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거주하는 지역에 대한 애정을 더해 아름다운 반려견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든 반려견 순찰대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반려견순찰대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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