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시장 개장 첫날, '청계리아' 다녀왔어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3.04.20. 14:42

수정일 2023.04.21. 00:55

조회 2,437

청계천에서 열린 농부의 시장 ©김윤경
청계천에서 열린 농부의 시장 ©김윤경

“명이 페스토는 없어요?”
“오늘 물건이 모두 팔렸어요. 지금 문경에서 올라오고 있어요.”
“내일 또 와야 하나. 맛있어서 하나 더 사 가려고 했는데.”

도심 속 직거래 장터로 자리매김한 ‘농부의 시장’이 올해 첫선을 보였다. ‘농부의 시장’은 도시·농촌 교류 협력을 통해 전국 60여 개 시군에서 엄선한 100여 곳 농가의 우수한 농산물을 시중가 대비 최대 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장터다. ☞ [관련 기사] 최대 30% 할인 직거래 장터 '농부의 시장'…6곳으로 확대

농부의 시장 청계리아가 개장했다. ©김윤경
농부의 시장 청계리아가 개장했다. ©김윤경
커다란 해치 인형이 눈길을 끈다. ©김윤경
커다란 해치 인형이 눈길을 끈다. ©김윤경

4월 18일, 농부의 시장 올해 첫 행사로 청계천에서 청계리아가 문을 열었다. 청계광장에는 밀짚모자를 쓴 커다란 해치 인형이 세워져 있었다. 해치 인형 옆에서는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옆 부스에서는 영수증을 가져온 고객에게 주스를 따라주고 있었다. 안개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추자,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문경에서 온 청년 농부 이소희 씨는 명이나물 페스토를 선보여 완판시켰다. ©김윤경
문경에서 온 청년 농부 이소희 씨는 명이나물 페스토를 선보여 완판시켰다. ©김윤경

문경에서 온 이소희 씨는 도라지 정과와 명이나물 페스토, 호두 정과 등을 가지고 나왔다. 유치원 교사를 하다가 부모님이 먼저 귀농한 문경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었다. 그러는 동안 실패도 맛보고 여러 가지 일도 겪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어엿한 청년 농부로 성장해 청계리아를 찾았다. 농부의 시장이 유명하다고 해서 애써 키운 농산물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여러 가지를 가져왔다고 한다. 이날 그녀가 준비해온 명이나물 페스토는 완판 기록을 세우며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인기 많았던 식혜 시음 서비스 ©김윤경
인기 많았던 식혜 시음 서비스 ©김윤경
농부들이 재배한 우수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김윤경
농부들이 재배한 우수 농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김윤경

옆 부스에서는 판매자가 식혜를 나눠주며 시식을 권유했다. 시원한 식혜 한 잔을 마시자, 이번에는 단호박 식혜를 따라주며 "어머니가 해준 그 맛" 같지 않냐고 물었다. 여러 개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는 서비스도 듬뿍 챙겨줬다. 
'농부의 시장'에서 젓갈을 팔고 있다. ©김윤경
‘농부의 시장’에서 젓갈을 팔고 있다. ©김윤경

“다른 곳에서는 이런 통에 가득 담아 팔지 않아요. 그리고 보세요. 재료가 확실히 다르거든요.” 젓갈 판매자는 통에 있는 어리굴젓을 먹음직스럽게 보여주며 말했다. 
달걀을 구매하는 사람들 ©김윤경
달걀을 구매하는 사람들 ©김윤경

달걀도 싱싱해 보였다. 달걀을 깨뜨려 비교해 놓았는데, 다른 달걀보다 노른자가 샛노란 게 구별할 수 있었다. 판매자는 영양이 많아서 그런다고 이야기를 했다. 달걀이 어떻게 좋은지도 쓰여 있었는데, 판매자가 친절하게 다시 한번 설명해 주었다. 달걀이 필요하던 참에 망설이지 않고 구매했다. 판매자는 집에 가서 꼭 냉장 보관하라고 알려줬다.   
칠갑산 알밤과 갓 따온 딸기 ©김윤경
칠갑산 알밤과 갓 따온 딸기 ©김윤경

옆에서 팔고 있는 빨간 딸기가 무척 싱싱해 보였다. 갓 딴 딸기를 가져왔다는 판매자는 과감하게 한 통을 열고 먹어보라고 권유했다. 
황태껍질의 다양한 맛을 시식해 보는 관광객 ©김윤경
황태껍질의 다양한 맛을 시식해 보는 관광객 ©김윤경

사람들은 간만에 시식을 해보는 것 같다며 이것저것 골라 먹은 후, 물건을 담았다. 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호두 정과를 맛본 관광객은 감탄사를 외치면서 바로 하나를 구매했다. 황태껍질 시식을 하던 관광객은 갈릭버터 맛이 가장 맛있다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했다. 
'농부의 시장'에서 고소한 땅콩을 사고 있다. ©김윤경
‘농부의 시장’에서 고소한 땅콩을 사고 있다. ©김윤경

‘농부의 시장’에서는 이벤트도 열렸다. SNS에 해시태그를 달아 인증 사진을 올리면 즉석에서 사진을 인화해 주는 행사였다. ‘농부의 시장’을 배경으로 스마트폰을 누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카페테리아처럼 꾸며놓은 청계리아 ©김윤경
카페테리아처럼 꾸며놓은 청계리아 ©김윤경

청계천에 온 농가들은 많지는 않았지만 하동, 문경, 예산 등 다양하고 알찼다. 청계리아는 농산물보다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물건이 많은 편이었다. 안내자는 같은 장소라도 날짜에 따라 조금씩 품목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작지만 알찬 구성으로 꾸려진 '농부의 시장' ©김윤경
작지만 알찬 구성으로 꾸려진 ‘농부의 시장’ ©김윤경

지난 2012년 첫 개장한 ‘농부의 시장’은 올해 7, 8월을 제외하고 11월 15일까지 60차례 장터가 설 예정이다. 총 6개 장소에서 각각 지정한 요일에 맞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특히 올해는 6가지 테마로 장소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만리동광장은 만리음악저장소를 운영하는 만리 살롱으로, 두타몰 광장은 원데이 클래스를 여는 두타스쿨, 마포구 DMC는 게임을 진행하는 마포랜드로 꾸며진다. 또 청계광장은 카페테리아가 있는 청계리아, 여의도 신영증권 앞은 쉼터가 있는 여의 쉼표, 뚝섬한강공원은 에코 피크닉을 여는 뚝섬파크로 조성된다.

안내자는 “카페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청계리아’라고 이름 붙였다”면서 “우수한 지역 농산물이 널리 알려져 시민들이 많이 찾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달걀과 정과를 비롯해 이것저것 가방 안에 넣었다. 물가가 치솟는 요즘, 지역과 상생해 좋은 물건을 착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더욱이 구매한 영수증으로 음료도 받을 수 있으니, 이곳에 들러 장을 보고 한 잔 마시면서 청계천의 풍경도 즐겨보는 건 어떨까.

2023년 농부의 시장 일정 및 장소
2023년 농부의 시장 일정 및 장소
구 분 일 정 4월 5월 6월 9월 10월 11월
1 만리동광장 (첫번째 화,수) - 2, 3 6, 7 5, 6 3, 4 7, 8
2 두타몰광장 (첫번째 금,토) - 5, 6 2, 3 1, 2 6, 7 3, 4
3 마포구DMC (두번째 화,수) - 9, 10 13, 14 12, 13 10, 11 14, 15
4 청계광장 (세번째 화,수) 18, 19 16, 17 20, 21 19, 20 17, 18 -
5 여의도 신영증권 앞 (네번째 화,수) 25, 26 23, 24 27, 28 26, 27 24, 25 -
6 뚝섬한강공원 (네번째 토,일) 22, 23 27, 28 24, 25 23, 24 28, 29 -

※ 운영장소 및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2023년 농부의 시장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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