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기대만큼 오해 많은 위례선 트램에 대한 진실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3.04.18. 15:02

수정일 2023.04.18. 17:49

조회 13,227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38) 착공식 가진 위례선 트램...57년 만에 트램 부활
한우진 기자
위례선 정거장 조감도 ©서울시울시
위례선 정거장 조감도 ©서울시

4월 13일, 서울 남동부 위례신도시에서는 위례선 도시철도 착공식이 열렸다. 그런데 사실 위례선(마천-복정/남위례, 5.4km, 12개역)은 작년 12월에 이미 착공해서 현재 한창 공사 중이다. 원래 철도의 착공과 착공식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착공보다 착공식을 먼저 하는 경우, 동시에 하는 경우, 나중에 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례는 실(實)착공을 먼저 한 사례다. 이는 공사기간을 단축시켜 개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 ☞ [관련 기사] 서울 트램 57년 만에 부활한다…위례선 이달 말 착공

위례선 도시철도의 가장 큰 특징은 노면전차라는 점이다. 기존의 중전철(1~9호선)이나 경전철(우이신설선, 신림선)이 지하나 고가에 선로를 깔고 열차를 운행시킨다면, 노면전차는 길바닥에 매립식 선로를 깔고 여기서 달린다. 당연히 지상에서 타고 내리는데 시간이 절약되고 교통약자에게도 매우 편리하다.
위례선 조감도(위례동 주민센터 서측)©서울시
위례선 위례동 주민센터 서측 조감도©서울시

서울에 지하철이 첫 개통된 것이 1974년, 경전철은 2017년인데, 노면전차의 첫 개통은 무려 1899년이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철도 개통(경인선)보다도 몇 개월 빠르며, 심지어 일본 도쿄의 노면전차(1903년)보다도 빠른 것이다.

하지만 다른 도시철도와 달리 노면전차는 그동안 공백기가 있었다. 서울지하철을 짓기 위해 1968년 서울 전차가 폐지된 것이다. 당시 전차가 달리던 구간들은 대부분 지하철로 다시 지어졌으나, 노면전차 자체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57년 만에 '트램(Tram)'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활하는 것이다.
구형 서울전차(왼쪽)와 최신 무가선트램 차량(오른쪽) 사진 ©한우진
구형 서울전차(왼쪽)와 최신 무가선트램 차량(오른쪽) 사진 ©한우진

그러나 이 같은 공백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트램 자체를 모르거나, 아직도 구한말이나 60년대의 구형 트램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철도 기술이 발달한 것처럼 노면전차 기술도 고도로 발달하였다. 현재 세계의 첨단 노면전차는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디자인과 성능이 좋아졌다. 위례선 트램도 당연히 최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한 미래형 트램으로 지어진다.

이에 본고에서는 트램에 대해 퍼져 있는 오해와 선입견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위례신도시 트램 예정 구간 ©한우진
위례신도시 트램 예정 구간 ©한우진

Q. 트램이 생기면 도로를 막아 차가 막힐 것이다?

A. 우리나라의 트램 사업은 신도시에서 추진되는 것과 기존 도시에서 추진되는 것이 있는데, 신도시(위례, 동탄, 서판교)에서 추진되는 것은 대부분 사전에 트램이 지나갈 길을 미리 확보해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트램을 지었다고 기존 도로를 잠식하지 않는다.

또한 기존 시가지 구간에서 트램이 도로 중앙으로 지나갈 경우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와 비슷한 형태가 된다. 도시부에서 도로를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현대 도시교통정책에서는 도로를 대중교통 쪽에 배정하여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쓰고 있다. 트램이 도로를 차지하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보아야 적절하다. 교통의 효율성과 공공성을 생각해야 하는 지자체로서는 당연히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한다.
위례선 도로 교차구간. 트램은 양옆의 횡단보도 사이로 지나가게 된다. ©한우진
위례선 도로 교차구간. 트램은 양옆의 횡단보도 사이로 지나가게 된다. ©한우진

결정적으로 위례선 트램은 노선의 대부분이 위례신도시 내부 보행자전용 지역을 지나간다. 위례신도시를 지을 때부터 트램이 지나갈 공간을 미리 마련해두었다. 지금까지 이곳은 잔디가 깔린 공터로 남아 있었는데 현재 이곳에 트램 선로를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렇게 자동차의 진입을 제한하고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만든 뒤, 대중교통을 공급하여 유동인구를 늘려 근린상업의 발전을 유도하는 것을 ‘대중교통전용지구(트랜짓몰 Transit Mall)’이라고 부른다. 대중교통을 의미하는 트랜짓(Transit)과 상업지역을 뜻하는 몰(Mall)의 합성어이다.

또한 위례신도시 내부에서 트램이 도로와 교차하는 곳들은 모두 양 옆에 횡단보도가 있는 곳이다. 즉 트램이 다가오는 것에 맞추어 횡단보도에 녹색 신호를 주는 형태다. 따라서 자동차는 어차피 횡단보도 때문에 서야 하므로 트램 때문에 추가로 정차하는 것은 아니다.
위례신도시 초등학교의 맞춤형 트램안전교육 ©한국교통안전공단
위례신도시 초등학교의 맞춤형 트램안전교육 ©한국교통안전공단

Q. 트램이 개통되면 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A. 트램도 도로를 달리는 교통수단인데 자동차와 다르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보행자가 트램 앞으로 뛰어들지만 않으면 사고가 날 이유가 없다. 자동차도 교통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된다. 교통신호를 안 지키고 트램 앞으로 돌진하는 것까지 트램이 책임질 순 없다.

다만 개통 초기에는 보행자와 운전자들이 트램에 익숙하지 못하다 보니, 거리와 속도를 잘못 파악하여 일시적으로 사고가 증가할 수는 있다. 이는 1974년 서울에 지하철이 첫 도입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개통 초기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준비 중에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안전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며, 특히 키가 작아 시야가 좁은 어린이들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위례신도시 내부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맞춤형 트램안전교육도 실시한다.

트램 차량에 대해서도 괜히 겁먹을 필요가 없다. 최고속도가 80km/h가 넘는 지하철과 달리 트램은 사람이 많거나 자동차와 만나는 곳에서 이렇게 빨리 달리지 않는다(독립된 공간에서는 최고 60km/h로 달려서 통행시간 단축). 또한 트램 차량에는 양 옆에 사이드리피터(휀다등)가 설치되어 어느 방향으로 회전하는 지를 운전자들에게 알려준다.

트램의 제동 성능도 알아두어야 한다. 지하철은 비상감속도가 4.5km/h/s이지만(초당 4.5km/h씩 속도가 줄어듦), 트램의 비상감속도는 9.72km/h/s로 두 배가 넘는다(국내 트램 표준규격 기준). 그만큼 더 빠르게 멈출 수 있다.
위례신사선 노선도©서울시
위례신사선 노선도 ©서울시

Q. 위례신도시 내부에서만 운행하는 위례선은 필요 없다. 강남을 가는 게 중요하다?

A. 모든 교통은 이동성과 접근성 기능을 갖는다. 이동성은 먼 거리를 빠르게 이어주는 것이고, 접근성은 교통수단을 가까운 곳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둘은 이율배반적이라 이동성이 높은 수단은 접근성이 낮고, 반대로 접근성이 높은 수단은 이동성이 낮다. 서울시민들은 흔히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에 가서 지하철로 갈아타는데, 여기서 마을버스가 접근성, 지하철이 이동성을 담당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위례신도시 안에서 운행되는 위례선은 접근성, 위례신도시와 강남(신사역)을 연결하는 위례신사선은 이동성을 담당한다. 둘은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되는 것이지 한쪽이 필요 없는 게 아니다.
위례선 노선도 ©서울시
위례선 노선도 ©서울시

Q. 왜 서울과 강남에만 돈을 쓰나. 지역 균형 발전이 중요하다?

A. 위례선 사업에는 국비나 시비가 투입되지 않으며, 2,614억 원의 사업비 전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부담한다. 그리고 이 비용은 위례신도시 수분양자들이 낸 것이다. 즉 신도시에 아파트를 산 사람들이 직접 자본을 들여 도시철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무가선트램 차량 사진 ©서울시
무가선트램 차량 사진 ©서울시

Q. 지붕 위의 전차선이 위험하고 지저분하다?

A. 위례선에 운행되는 트램은 지붕 위에 전깃줄이 없는 무가선(無架線) 방식이다. 동력은 차량에 설치된 배터리에서 얻는다. 최근 서울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터리 방식 전기버스와 같은 원리다. 전차선이 없어도 되므로 유지보수가 쉬워지고 미관도 개선된다.

Q. 버스면 된다. 굳이 트램까지 필요 없다?

A. 굳이 비용이 많이 드는 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버스를 운행하면 된다는 논리다. 특히 최근 들어 BRT(간선급행버스체계)가 계속 발전하면서, 굴절버스를 이용한 대용량 수송, 전기버스를 이용한 전기운행 등이 가능해지면서 이런 논리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트램만의 장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높은 수송력, 안정적인 승차감, 철바퀴 주행에 따른 높은 에너지 효율성, 눈이 올 때도 안정적인 주행성, 미관성, 높은 시민 선호도, 미세먼지 없는 친환경성 등이 그것이다.

BRT와 트램 모두 장단점을 갖추고는 있으나, 위례신도시처럼 애초에 트램에 맞게 설계된 도시는 트램을 도입하여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게 좋다.
위례선 조감도(남위례역)©서울시
위례선 남위례역 조감도 ©서울시

Q. 트램은 수송력이 낮다?

A. 물론 지하철보다 수송력이 낮은 것은 맞지만, 접근성 위주의 교통수단인 트램을 지하철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경전철과 비교가 적절할 것이다.

위례선 트램 차량의 최대 정원은 260명으로, 출퇴근 시에는 5분 시격으로 운행한다. 따라서 1시간에 3,12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한편 작년 5월에 개통된 신림선 경전철(샛강-관악산)의 전동차는 만차 시 237명을 수송하며, 출퇴근 시간에 3분 30초 간격으로 운행된다. 따라서 1시간 수송인원은 4,062명이다.

신림선이 7.4km로 위례선보다 길고, 연결되는 환승역도 더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 이용인원 대비 위례선의 수송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위례선 조감도(복정역)©서울시
위례선 조감도(복정역)©서울시

현재 전국에서 많은 트램 노선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 중에서 위례선은 '1호 착공 트램'이라는 영광을 얻었다. 다른 트램 사업들에 비교해 위례선 사업이 특히 주목되는 점은 해당 지역주민들이 트램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며 간절하게 개통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례선 개통 후에도 주민들에게 크게 사랑받는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서울시의 꼼꼼한 추진에 힘입어, 위례선이 편리하고 혁신적인 교통수단으로 등장해주기를 기대한다. 위례선의 개통 예정시기는 2025년 9월이다.

* 본 기사에 소개된 위례선 사업 내용은 변경될 수 있음. 그림은 참고용이며 실제와 다를 수 있음.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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