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뿌리 '대한민국임시정부' 속속들이 알려주는 곳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3.04.14. 13:00

수정일 2023.04.14. 16:30

조회 1,096

헌법 전문에는 우리나라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밝히고 있다. ⓒ심재혁
헌법 전문에는 우리나라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밝히고 있다. ⓒ심재혁

우리나라는 법치국가(法治國家)다. 법치국가란, 행정은 미리 정립된 법을 바탕으로 시행 돼야 한다는 법치주의 원칙에 의거하는 국가란 뜻이다. 따라서 법치국가에서는 헌법이 중요하다. 헌법은 모든 법률의 상위개념으로, 헌법에 의해 다른 법률이 제정되기 때문이다.

헌법은 크게 전문과 본문으로 나뉜다. 본문은 우리가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처럼 일반 법률처럼 각 조항의 내용이 담겨있으며, 전문은 헌법 본문 앞에 위치해 헌법의 목적, 제정 과정, 국가적 질서 형성에 관한 이념을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는 헌법 전문인 셈이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시작한다. 즉, 우리나라의 토대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인 셈이다.

4월 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4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모태가 되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와 인물 이야기 등은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뒤편에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맞아, 직전 주말에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에서는 크게 3개의 상설 전시와 1개의 기획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4월 11일부터 진행되는 기획전시는 ‘일상(日常)의 이상(理想)’이다.
제1관, 군주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심재혁
기념관 2층에 위치한 상설전시 1관 주제는 ‘군주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다. ⓒ심재혁

먼저, 2층에 있는 상설전시 1관을 찾았다. 상설전시 1관의 주제는 ‘군주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다. 과거 왕조였던 조선 대신, 민주공화정인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설립과 활동 내용을 주로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키네틱아트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2백여 개의 볼이 국민을 뜻하는 '民', 태극 문양 등을 만든다. 이는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던 2백여 만 명의 한민족을 상징한다. 3·1운동의 영향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됐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대표적인 활약상이 다수 소개됐다. 가장 큰 활약으로 평가받는 한인애국단의 윤봉길, 이봉창 의사의 의거와 사료(史料)를 만날 수 있었다. 1932년 4월 29일, 훙커우 공원에 폭탄을 던진 윤봉길 의사가 어린 두 아들에게 전하는 글, 이봉창 의사가 김구 선생에게 자금을 요청하는 편지 등을 볼 수 있었다.
운봉길 의사가 어린 두 아들과 김구 선생에게 전하는 글과 시. ⓒ심재혁
운봉길 의사가 어린 두 아들과 김구 선생에게 전한 글과 시가 전시돼 있다. ⓒ심재혁
이봉창 의사와 김구 선생의 편지. ⓒ심재혁
이봉창 의사와 김구 선생의 편지 ⓒ심재혁

프랑스 조계에 설치된 대한민국임시정부 상하이 청사에 관한 내용도 알 수 있다. 상하이에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로의 통합 과정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다양한 재정, 군사, 역사 편찬 활동 등을 관람할 수 있었다.
2019년,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다녀온 상하이 임시정부 ⓒ심재혁
2019년에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다녀온 ‘상하이 임시정부’ ⓒ심재혁

재정은 모든 국민이 납세 의무를 가지는 국민 개납주의를 바탕으로 임시소득세, 애국금 및 의연금 모금, 독립공채 발행, 외국 차관 등을 통해 확보했다. 외교적인 성과도 이뤄냈다. 한국사 시험 문제에 자주 출제되는 ‘파리강화회의’에 김규식을 보내고, 조선의 독립을 인정하는 카이로선언(1943)에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인구세 징수와 애국금 모금과 관련된 자료. ⓒ심재혁
‘인구세’ 징수와 ‘애국금’ 모금에 관련된 자료 ⓒ심재혁

하지만, 임시정부는 고난을 겪기도 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은 상하이에서 시작한 임시정부가 중국 내륙 지역인 충칭으로의 이동 과정인 ‘8년 이동기’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2관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와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이러한 이야기를 깊게 다루고 있다.
임시정부는 8년 동안 4,000km를 옮겨다니며 충칭으로 간다. ⓒ심재혁
임시정부는 8년 동안 4,000km를 옮겨다니며 충칭으로 간다. ⓒ심재혁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기에 27년간 독립운동을 이끌 수 있었다. 국민은 비밀리에 지원 단체를 모집해 군자금을 보냈으며, 국적을 넘어 수많은 외국인들의 도움도 있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도운 수많은 외국인들. ⓒ심재혁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도운 수많은 외국인들 ⓒ심재혁

대표적으로 임시정부의 주석을 역임했던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 요인들의 거처를 제공한 추푸청과 그의 가족. 추푸청(저보성)과 친아들 추평장, 며느리 주자뤼, 양아들 천통성 등은 상하이와 항저우 사이 가흥에서 이들의 거처를 마련했다. 따라서 현재 추푸청은 우리나라 독립 훈장 중 3등급에 해당되는 ‘독립장’을 추서받기도 했다. 

이들은 동심육력의 마음으로 함께했다. 동심육력(冬心戮力)이란, 힘을 합하고 마음을 함께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 있어 목숨을 내놓고 지원한 수많은 사람. 상설전시 2관은 이러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중국 가흥시의 김구 피난처. ⓒ심재혁
중국 가흥시의 김구 피난처. ⓒ심재혁

마지막, 상설전시 3관은 ‘임시정부에서 정부로’라는 주제를 담았다. 주제가 전하는 뜻은 하나다. 우리가 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알아야 하고, 이를 기념해야 하는가다. 답은 쉽게 나와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우리나라의 뿌리가 대한민국임시정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국경일과 기념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지정한 것을 따르고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독립선언일, 건국기원절, 을사늑약체결일을 기념했는데, 현재 우리는 3·1절, 개천절, 순국선열의 날 등으로 기념하고 있다.
왜 임시정부를 기억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변을 듣는 곳이다. ⓒ심재혁
왜 임시정부를 기억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변을 듣는 곳이다. ⓒ심재혁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 상설 전시는 서대문형무소를 조망하며 끝난다.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투옥되고, 고문받고, 순국한 곳인 서대문형무소. 서대문형무소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바라 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심재혁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바라 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심재혁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 서문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가 왜 역사를 기억하고 알아야 하는지 말해준다. 그래서 역사의 중심,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이 더 뜻깊게 느껴진다.
2019년에 방문한 충칭 임시정부 청사 ⓒ심재혁
2019년 방문한 중국 충칭의 임시정부 청사 ⓒ심재혁

따듯한 봄날이 계속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 가기 좋은 날이다. 뜻깊은 날을 맞아, 이번 주말에는 역사와 함께하는 나들이는 어떨까 싶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과 함께 인근 독립문 공원과 서대문형무소, 서대문역 경교장 등을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279-24
○ 교통 :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개관시간 : 10:00~18:00
○ 휴관 :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유일인 경우 그 다음 날 평일), 1월 1일, 설날, 추석
○ 입장료 : 무료
○ 누리집
○ 문의 : 02-772-8708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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