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환호 쏟아진 서울시향 '아주 특별한 콘서트' 뒷이야기
발행일 2023.04.12. 14:00
오늘 저녁에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것은 ‘아주 특별한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아주 특별한 콘서트’는 얍 판 츠베덴 차기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공연을 일컫는 말이다. 오늘의 콘서트가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다. 서울시가 표방하는 ‘약자와의 동행’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의 첫 번째 곡은 베토벤이 작곡한 ‘에그몬트 서곡’이었다. 베토벤은 음악가로서 치명적인 청력을 상실해갔다. 그런 악조건에서도 투혼을 발휘해서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청각장애가 생기면서 그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갔지만, 끝까지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베토벤의 곡을 프로그램 목록의 첫 번째로 올려둔 것은 ‘아주 특별한 콘서트’의 취지를 더욱 더 빛나게 했다. 1809년에 쓴 ‘에그몬트 서곡’은 괴테의 동명 희곡에 대한 ‘극 부수 음악’이다. ‘극 부수 음악’은 연극에 딸린 음악이라는 뜻이다. 스페인의 압제에 맞서 네덜란드의 독립을 쟁취하려 애썼던 에그몬트 백작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다.
연주가 끝난 뒤 츠베덴 감독이 공민배 군을 다정하게 안아주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츠베덴 감독의 셋째 아들도 공민배 군처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하니 공민배 군을 바라보는 눈길과 행동에 따스한 사랑이 넘쳐나고 있었다.
얍 판 츠베덴 감독은 “저의 아들이 자폐증을 앓고 있어요. 장애인이 더는 소외된 사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 저도 우리 사회를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관객들이 큰 박수로 화답하면서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마지막 곡은 라벨이 작곡한 ‘볼레로’다. ‘볼레로’는 하나둘씩 악기가 가세하면서 음색이 변화하는 양상을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라벨의 뛰어난 관현악 편성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현악기 분야 단원들이 활로 현을 켜는 연주보다 손가락으로 현을 튕기는 피치카토 연주를 더 자주 보여줬다. “처음엔 혼자였던 악기가 특정한 리듬과 선율이 반복되면서 서로 이끌어주다가 끝내 커다란 화음을 만들어내듯 서울시향도 여러분의 참여와 응원이 더해질 때 아름다운 화합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데이비드 리가 설명했다.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정책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연을 열었다.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과 서울시향이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자는 의미를 담아 누구나 쉽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공연이었다.
또 다른 시민은 “약자와의 동행 취지에 맞고, 지휘자와 프로그램 선곡 모두 좋았어요. 특히 지휘자가 열정적으로 지휘하고 서울시향이 거기에 맞춰 역동적으로 연주해서 금요일 저녁 시간대에 어울리는 공연이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제가 산 입장권으로 공연을 관람하고, 또 그 돈으로 기부한다고 하니 공연을 즐기면서도 정말 뿌듯한 기분이었어요. 서울시향뿐만 아니라 다른 합창단이나 국악단 등 분야를 넓혀서 이런 취지의 공연을 자주 열어주길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츠베덴 감독이 협연이 끝난 뒤 민배를 안아주는 장면은 관객들을 울컥하게 했다. 그런데 그게 처음이 아니었단다. 어머니는 “민배를 안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저를 보자 다독거려주셨어요. 자폐증이 있는 아들을 키워봐서 나도 네 심정을 알고 있다 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마음을 알아주셔서 정말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서울시가 행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과 함께 시민들의 장애인을 대하는 인식도 개선되면 좋겠어요. 장애인을 불쌍하거나 안타까운 눈빛으로 보지 말고 그냥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줬으면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어머니는 “무대에서 공연할 기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민배가 꾸준한 연습을 통해 실력도 키우고, 동시에 감동도 주는 연주자로 성장해야겠지요”라고 바람을 밝혔다.
서울시립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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