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풍부한 '위대한 한강', 제대로 활용하려면?

채상욱 애널리스트

발행일 2023.03.22. 15:17

수정일 2023.11.08. 20:01

조회 2,557

애널리스트 채상욱의 '내 손안에 부동산' (12)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애널리스트 채상욱의 '내 손안에 부동산'
암사초록길 사업 예시
암사초록길 사업 예시

서울시는 지난 3월 9일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강변에 총 55개의 사업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과거 2007년에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2.0버전이라 할 수 있다. ☞ [관련기사] 보행교, 초록길, 물놀이장…'더 위대한 한강'으로 바뀐다

한강변은 개발잠재력이 풍부한 곳이며, 서울이라는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자연환경이다. 상암동에 ‘서울링’이라는 대관람차를 건설하고, 강북-강남을 연결하는 ‘곤돌라’를 운영하고, UAM(도심항공교통)을 활용하는 것을 포함, 용산-압구정-잠실-여의도 같은 지역을 복합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일견 타당해 보이는 사업구상이다.
한강변은 개발잠재력이 풍부한 곳이며, 
서울의 상징과도 같은 자연환경이다.

통상적으로 국민소득이 4만불에 근접하기 시작하면 수상스포츠 등이 발전한다. 국민소득 1만불에는 해외여행을 가기 시작했던 것처럼 각 소득에 맞는 다양한 문화나 레저가 발전하기 마련이다. 

현재 한강에는 수상스포츠라고 할만한 것 혹은 레저문화가 발전할 법한 상황이라 하겠다. 만약 한강이 현재처럼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요트를 포함해서 다양한 선박들이 떠다니는 모습들이 보인다면, 그 자체로 하나의 큰 경관 요소는 될 것이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함께 누리는 더 위대한 한강’을 비전으로 4대 핵심전략 사업을 추진한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함께 누리는 더 위대한 한강’을 비전으로 4대 핵심전략 사업을 추진한다.

따라서 이번에 서울시가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한강이 가진 가치를 본격적으로 발굴·활용한다는 취지에서 분명 이목을 끄는 부분이 있다. 다만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돈이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사업에는 돈이 필요하다. 과거엔 재정일 수 있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성된다. 또 모든 PF는 근본적으로 높은 수익성이 필요하다. 최근 주택사업에서 토지를 사는데 대출을 받았다가 분양까지 가지 못하는 ‘브릿지론’PF 상태에 묶인 돈이 25조원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거시환경 변화로 인해서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금액이 수십조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서해뱃길 사업의 경우, 한강~아라뱃길이 연계되는 사업인데 아라뱃길 사업만 하더라도 MB정부 때 2.7조원의 예산 투입 후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현재는 운하가 아닌 자전거도로로 사용된다며 ‘2.7조짜리 자전거도로’라는 비판을 받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에 개별 사업마다 손실 가능성에 대한 깊은 조사가 필요하다. 
한강의 감성과 매력을 도시공간과 연결해 도시활력을 끌어올린다.
한강의 감성과 매력을 도시공간과 연결해 도시활력을 끌어올린다.
서울의 한강변은 
서울에 부족한 가용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서
활용도를 높이는 대원칙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형평성이다. 다른 사업들과 달리 이 사업에는 특정 주거지역에 혜택이 부여된다. 한강변에 위치한 여의도-압구정-잠실-용산과 같은 지역은 이미 서울이라는 도시가 성장하고 확대되는 과정에서 상당한 수혜를 받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 지역을 다시 한번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건폐율·용도 제한이 없는 지역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특정 주거지역에 대한 과도한 편익 부여라는 형평성 논란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

현재에도 1기 신도시에 대한 형평성 이슈 때문에 ‘노후계획도시법’으로 이름을 바꾼 법안을 처리하려는 상황인 것처럼, 형평성 논란은 분명히 짚고 넘어서야 할 이슈일 것이다. ☞ [관련기사] 윤곽 드러난 '노후계획도시법', 서울에 어떤 영향 있을까?

이러한 점들에 대한 보완을 토대로 사업이 추진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마도 많은 서울시민의 마음일 것이다. 서울의 한강변은 서울에 부족한 가용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서 ‘활용도를 높이는 대원칙’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절반의 실패가 있었던 만큼, 꼼꼼한 검토와 보완을 통해 보다 발전된 궤도에 오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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