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저 '0.5명' 기록…서울의 출산율과 건축물의 관계

채상욱 애널리스트

발행일 2023.09.13. 14:40

수정일 2023.09.13. 17:38

조회 6,753

애널리스트 채상욱의 '내 손안에 부동산' (23) 서울의 인구감소와 건축물
애널리스트 채상욱의 '내 손안에 부동산'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출산 및 보육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건축물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출산 및 보육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건축물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장의 화두 ‘인구감소’

국내 부동산 시장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인구감소다. 202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했고, 우리와 비교되는 국가들* 중 그 어느 나라도 출산율 1명 이하가 아니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이상, 인구수 5,000만 명이라는 30-50클럽의 7개 국가 한국,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특히 출산율 1명 이하를 기록한 것이 2018년이었는데, 이때부터 전국 특히 서울의 주택가격도 급상승한 경험이 있어서, 시장에서는 주택가격과 출산율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서울의 합계출산율, 전국 지자체 중 최저

합계출산율에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낮은 도시가 서울이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0.63명에서 2022년 0.59명으로 감소했는데, 2023년에는 0.53명으로 또다시 큰 폭으로 내려갔다.

사실 전국이 이미 1년에 0.04명씩 내려가고 있어서 서울도 그런 흐름을 따라가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현재 0.5대는 전국에 서울이 유일하고, 부산 0.66명, 대구 0.67명, 인천 0.67명, 광주 0.70명, 대전 0.79명, 울산 0.77명으로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다. 

서울을 벗어나면 경기도는 높을 듯싶지만, 경기도도 0.75명으로 내려왔으며 처음으로 0.7명대에 진입했다. 강원 0.87명, 충북 0.87명, 충남 0.81명, 전북 0.75명, 전남 0.94명, 경북 0.84명, 경남 0.77명, 제주 0.79명으로 올해 2분기 전국 합계출산율은 0.70명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 전년에 0.75명이었는데 0.05명 내려간 것이고, 조금만 더 내려가면 전국 합계출산율이 0.6명대로 내려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산율은 낮고, 사망율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인구의 자연증가율에 변화가 생겼다. 올해 6월말 기준 자연증가율은 전국 -2.0%이며, 서울은 -1.1%, 부산 -4.0%, 대구 -2.0%, 인천 -1.1%, 광주 -1.1%, 대전 -0.3%, 울산 -1.3%이고 세종만이 플러스로 +3.3%다.

그런데 지방의 경우 인구 자연증가는 경기 -0.1%, 강원 -4.2%, 충북 -3.4%, 충남 -3.8%, 전북 -4.9%, 전남 -5.7%, 경북 -5.6%, 경남 -3.2%, 제주 -2.1%로 지방이 더 높게 나온다. 즉, 지방에서 현재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큰 순으로 지방 인구의 감소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서울의 업무용 빌딩 연면적 '전국의 약 45%' 차지

현재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의 모습이란, 화이트칼라 일자리로 대표되는 업무용 빌딩의 연면적만 5,000만㎡를 넘기면서 전국 1.2억㎡의 약 45%를 차지할 정도 업무 집중도가 높다. 하지만, 이를 커버하는 인구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나머지 시설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합계출산 0.5명대는 경기도 0.7명대에 의존하고 있으며, 경기도 0.7명대는 지방광역시 0.8~0.9명대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지방의 자연증가율이 1년에 -5%를 기록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이 모든 구조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서울은 인구 면에서는 자급자족형 도시가 아니라는 것이며, 서울은 일하기에는 좋은 도시지만, 아이를 낳고 키워서 가족을 구성하기에는 너무나 불편한 도시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바로 출산율의 급격한 하락, 전국 꼴등이라는 불명예다.

출산율 감소는 주택가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교육 등 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결합되어 있는 것이어서, 서울의 출산율이 낮은 것이 서울시의 탓만은 아니다. 다만,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출산율 저하와 서울 의존적 도시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출산 및 보육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건축물들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양한 목적의 건축물 균형 배치로 ‘지속가능한 성장’ 꾀해야

도시란 인간이 모여서 다양한 행위를 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다양한 행위를 위해서는 다양한 목적의 건축물들이 필요하다. 그런 건축물들을 현대에서는 '주거용-상업용-공업용-교육사회용-기타'의 5가지로 구분한다. 도시는 이러한 건축물들이 균형있게 배치되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현 서울시의 건축물 비중은 업무시설에 대한 과도한 쏠림이 존재하며, 주거 및 교육사회용 건축물의 상대적 부족이 심각하다. 그것이 출산율로 나타나는 상황이라 할 것이다.

서울의 출산율이 극도로 낮아져 자생이 불가한 수준까지 내려가기 전에, 서울시가 이 이슈에 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충분히 대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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