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상가 수익률 반 토막…부동산 투자 시대 막 내리나?
채상욱 애널리스트
발행일 2023.10.25. 11:00
임대소득을 얻는 ‘수익형 부동산’ 매각이익을 내는 ‘차익형 부동산’
이러한 분석들이 나오는 배경에는 부동산이 지난 수십여년간 양호한 투자성과를 가지고 왔으며, 한국이 구조적으로 도시구조가 협소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대전제, 또 시장이 붕괴하면 언제든지 정부가 이를 부양해줄 것이라는 안전 심리까지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통상 부동산은 수익형이냐 차익형이냐의 구분을 따진다. 수익형 부동산은 현금흐름을 발생하는 오피스텔, 오피스, 근린상가 등으로 건물을 사고팔 때 따지는 요인이 된다. 반대로 차익형 부동산은 아파트나 토지와 같이 임대소득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향후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매각이익을 내는 데서 비롯된다.
물론, 이런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형 부동산들 역시, 매각이익인 자본수익률이 얼마인지가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투자의 주요 요인이 되어 왔다.
2023년 2분기, 오피스‧상가 자본수익률 ‘사실상 제로’
한편, 자본소득의 경우에는 2020년에는 분기별 편차가 큰데, 2020~2021년에는 0.3~1.16%까지 상승하여, 자본차익만 하더라도 연간 4%가 넘는 시대기가 있었다. 즉, 2020~2021년의 기간에는 소득+자본을 모두 합한 투자수익률이 연간 8%를 넘었다.
이 기간에 기준금리는 0.5%까지 내려갔고, 상품금리는 2%대로 최저를 유지했는데, 통상 무위험 투자로 거론되는 10년물 국채 대비로는 8%라는 수치는 거의 6%p가 더 높은 수치였다. 이러한 국면에서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그런데, 2023년이 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소득수익률은 분기당 1%로 종전과 유사하나, 매각이익을 의미하는 자본수익률은 2023년 2분기 기준 0.02% 수준으로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아마도 3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이 의미는 부동산 가격하락이 발생한다는 것과 같다.
아울러 이 기간을 거쳐 금리도 상승하여, 기준금리 3.5% 시대가 되었으며, 대출상품금리도 5~6%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현 6%로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대소득이 연 4%만 나오는 것은 부동산을 보유할 실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위험자산인 부동산의 위험프리미엄이 매우 낮아지거나 마이너스로 전환돼, 더이상 투자의 장점이 사라지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 속, 설 자리 잃어가는 부동산 투자
1980년대부터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세계화를 추구하면서, 전 세계는 단일된 하나의 공급망 체제를 구축하고, 저금리화가 추구됐다. 물가가 낮아지는 디스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경제성장을 해 왔고, 이 과정에서 제로화 금리로 가니, 부동산이나 주식 등 위험자산의 투자매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미국과 중국이 소위 전 세계 시장을 양분하여 각각의 블록경제화를 추구하며 “Back to 1980”으로 돌아가고 있고, 금리 역시 제로 금리화에서 고금리화로 변경되는 구간에 있다.
이렇게 달라지는 거시경제 환경 속에, 부동산의 기대수익률도 낮아지는데 금리는 높아진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0이거나 제로로 가는 환경, 이런 국면에서 위험자산이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면, 지금은 무리하기보다는 잠시 쉬어갈 때가 아닐까 싶다. 때로는 쉬는 것도 좋은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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