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로 변신, 새로운 이야기 펼친다! 대중 목욕탕 '부강탕'

시민기자 김인수

발행일 2023.03.13. 11:00

수정일 2023.03.13. 16:30

조회 1,860

재택 근무, 화상회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의 생활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한동안 침체되었다가 다시 되살아난 업종도 있지만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모진 타격을 받고 문을 닫아야만 했던 업종도 많다. 기자가 좋아하는 대중 목욕탕도 된서리를 맞았다. 그 중 상도동에 위치한 한 대중 목욕탕이 기존 건축물 골격 그대로, 이름도 그대로 사용하며 두 번째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해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보았다.

코로나로 폐업한 대중 목욕탕을 개조해 베이커리 카페와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은 상도동 '부강탕'이다. 3층 건물이던 이곳은 본래 1층 여탕, 2층 남탕, 3층 개인 주거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한 폐업 이후 한동안 빈 건물로 남아 있다가 새 주인을 찾으면서 2022년 11월 리모델링을 했고, 현재는 1층 카페, 2층 브런치 카페, 지하는 빵을 굽는 공간으로 사용 중이며, 3층은 갤러리 공간으로 준비 중이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많은 시민이 코로나 이전처럼 다시 찾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중 목욕탕이 '적응형 재사용'으로 동네 사랑방인 베이커리 카페 된 상도동 '부강탕'©김인수
대중 목욕탕이 '적응형 재사용'으로, 동네 사랑방인 베이커리 카페로 변신한 상도동 '부강탕' ©김인수

역사 속으로 사라져갈 뻔한 추억의 대중 목욕탕, 부강탕은 '적응형 재사용(Adaptive Reuse)'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적응형 재사용 혹은 적응형 재사용 아키텍처는 역사적 특징을 유지함과 동시에 다양한 목적이나 기능을 위해 건물을 용도 변경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사용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항목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새 항목으로 변경하는 것을 말하는데, 부강탕처럼 사라질 수 있는 방치된 건물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통제됐던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를 창출하는 곳으로 용도를 바꿔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는 마포구 문화비축기지도 적응형 재사용 사례 중 하나이며, 폐교된 공주 신풍초등학교 영정분교장을 글램핑장과 캠핑장으로 용도를 바꾼 것도 적응형 재사용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영국 런던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도 한때 뱅크 사이드 발전소였고, 뉴욕의 고급 호텔 리파이너리(Refinery)도 가먼트 지역(Garment District)의 공장이었다.

이처럼 적응형 재사용은 건축물 보존 이상의 가치가 있다. 기존 자원을 활용하니 지구 환경과 자연을 보호하는 일이다. 새로운 기능으로 두번째 삶을 살고 있는 상도동 부강탕이 더욱 반갑고 애써 응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전 대중 목욕탕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김인수
예전 대중 목욕탕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김인수
건물 외형도 예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김인수
건물 외형도 예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김인수
마을버스 정류장 이름도 '부강탕'이다. ©김인수
마을버스 정류장 이름도 '부강탕'이다. ©김인수
베이커리 카페로 개조된 부강탕 1층 내부. 이곳이 과거 대중 목욕탕이었음을 알 수 있다. ©김인수
베이커리 카페로 개조된 부강탕 1층 내부. 이곳이 과거 대중 목욕탕이었음을 알 수 있다. ©김인수
부강탕 1층 외부에 있는 펌프. 마중물을 부어야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있던 시설로 지금은 작동되지 않는다. ©김인수
부강탕 1층 외부에 있는 펌프. 마중물을 부어야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있던 시설로 지금은 작동되지 않는다. ©김인수
부강탕 1층 입구에는 과거 이곳이 여탕이었음을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김인수
부강탕 1층 입구에는 과거 이곳이 여탕이었음을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김인수
2층 남탕은 브펀치 카페로 바뀌었다. ©김인수
2층 남탕은 브펀치 카페로 바뀌었다. ©김인수
2층도 대중탕이었음을 알 수 있는 시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김인수
2층도 대중탕이었음을 알 수 있는 시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김인수
2층 안으로 들어서면 김중만 사진가의 사진집이 내방객을 반겨준다. ©김인수
2층 안으로 들어서면 김중만 사진가의 사진집이 내방객을 반겨준다. ©김인수
부강탕 입구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김인수
부강탕 입구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김인수

상도동 부강탕

○ 위치 : 서울시 동작구 상도로34길 7
○ 교통 : 7호선 상도역 2번 출구에서 235m

시민기자 김인수

기억은 그 시절 그대로 소환되지 않는다. 그 순간을, 그 현장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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