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달아 밝은 달아!" 석촌호수에 잔치 열렸네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3.02.08. 09:00

수정일 2023.02.08. 17:41

조회 365

시민들이 적은 소원지를 태우는 '달집태우기'는 도시에서 보기 드문 행사다. ©최윤정
시민들이 적은 소원지를 태우는 '달집태우기'는 도시에서 보기 드문 행사다. ©최윤정

열두 달 중 첫 번째 보름달이 뜨는 날인 '정월 대보름'은 우리나라 세시풍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대가 바뀌어가도 이 즈음엔 많은 집에서 오곡밥을 지어먹고, 땅콩, 호두로 부럼을 깨며 의미있게 보낸다. 대보름의 지신밟기, 별신굿, 달집태우기 같은 민속놀이는 일부 지방에서 여전히 진행된다.

정월 대보름에 자기 나이 수대로 다리(교각)를 밟으면 그 해 다리가 튼튼해지고 모든 재앙을 물리치며 복도 불러들인다는 ‘다리밟기’는, 신분이 다르고 사람이 많던 한양의 여건상 14일 저녁은 양반들이, 15일은 일반 서민이, 16일은 부녀자들이 각각 나눠 즐겼다고 한다.

지난 2월5일에는 송파구 정월 대보름 잔치가 석촌 서울놀이마당에서 펼쳐졌다.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일명 송파답교놀이라 불리우는 '송파다리밟기'와 함께 지난 1월1일 해맞이 행사에서 구민들이 적은 소원지를 달집에 달아 태우는 '달집 태우기' 등 볼거리가 많았다.
정월대보름은 대풍을 기원하는 축제의 장이었다©최윤정
마당춤놀이패의 소리도 좋았지만, 다양한 신분의 복장이 한데 어우러져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최윤정

서울시가 건립한 서울놀이마당은 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행사 당일 만석을 이루며 서 있는 사람들이 상당했다. 식전행사로 진행된 ‘송파 민속보존회 풍물패 및 비나리’의 풍물놀이는 공연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구분되지 않을 만큼 신명났다. 코로나로 몇 해 동안 열리지 못했던 여흥을 한 방에 터뜨리는 듯했다. 경기민요도 이어졌는데 많은 어르신들이 “여기여차 에헤야~ 뱃놀이 가잔다”라는 후렴구를 따라하며 공연을 즐겼다.

이어지는 무대로 진행된 '송파다리밟기'는 시연임에도 불구하고 장관이었다. 마당춤놀이패의 선소리(민요를 부를 때 한 사람이 앞서 부르는 소리)도 들을 만했지만, 다양한 신분 복장을 한 공연자들은 신분, 지위 고하를 막론한 어우러짐을 보여줘 뭉클한 마음이었다. '정월 대보름'답게 휘영청 밝은 달도 떠 있으니 모두가 한 마음으로 올해도 별일 없이 온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랐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코로나도 썩 물러가고 좋은 일만 가득하게 하소서”
참석자 모두 달을 향하여 기원해본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정월 대보름 잔치에 모인 사람들 모두 밝은 달을 보며 기원했다. ⓒ최윤정
달집을 태우기 전 정성스레 고사를 드려본다©최윤정
달집을 태우기 전, 안전 당부와 고사도 진행됐다. ⓒ최윤정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 순서를 위해 시민도 함께 참여했다. 조심조심 횃불을 들고 이동할 때는 안전에 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만약을 대비해 소방차도 대기하고, 시민들도 침착하게 서로 안전을 당부했다. 불을 붙이기 전, 관계자들과 어르신 등 시민들의 고사도 진행됐고 드디어 달집태우기다.

달집을 만드는 것부터 그 재료까지, 나쁜 일은 없어지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처음 보는 풍경을 사진으로 찍느라 다들 바쁘다. 

1월 1일 올림픽공원 망월대에서 시민들이 적어 낸 소원지를 달집에 잘 묶어 하나, 둘, 셋, 점화!

고루고루 잘 타면 그 해는 풍년이라는데, 타닥타닥 소리와 함께 활활 잘 타오르는 모습이 올해는 대풍에 좋은 일만 가득하겠구나 점쳐 본다. 모든 이들이 소원을 이루는 2023년이 되길 기원한다.
1월 1일 해맞이 행사에서 받았던 시민들의 소원지와 달집을 태워본다. 올해 소원은 꼭 이루어지길©최윤정
시민들은 행사장 주변에 마련된 소원을 적는 부스에서 소원을 적어 달집에 태워 보냈다. ©최윤정
현장을 찾은 가족을 위한 LED쥐불놀이감과 부럼깨기, 안전을 위한 만반의 대비©최윤정
윷놀이와 LED 쥐불놀이 체험 부스가 마련돼 있었고, 안전을 위해 소방차도 대기하며 안전을 당부했다. ⓒ최윤정

서울놀이마당

○ 주소 : 서울 송파구 잠실로 124
○ 문의 : 02-414-1985

시민기자 최윤정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의 혜택을 누리며 살았으니 좋은 장소와 취지를 공유하고싶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