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울타리를 만들어 주다! 자립준비청년의 길잡이 김성민 대표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23.01.20. 15:50
바로 <내 손안에 서울>이 새해를 맞아 준비한 우리 시대 희망 인물과의 만남, ‘자립준비청년’에게 가족이 되어주는 사회적 기업 ‘브라더스키퍼’ 김성민 대표 이야기입니다.
나와 함께하는 사람입니다.
바로 부모의 부재입니다.
김성민 대표 역시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자립준비청년이 되어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노숙을 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식당에서 일을 시작하며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에게는 ‘나와 같은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가족이 되어주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이 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제 꿈이 아니라 저의 필요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나기
그는 우연한 계기로 비영리 단체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보육원 아이들을 후원하고 교육하는 업무를 하면서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후원이 중단되는 순간, 문제가 발생했다. “후원이라는 건 영원히 지속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후원으로는 절대 사람을 살릴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이후 전국에 있는 보육원을 다니면서 선생님과 아이들을 인터뷰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보육원의 핵심 키워드가 ‘자립’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립을 위해서는 후원이 아닌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기업을 찾아가 아이들의 일자리를 연결해줬다. 6개월 만에 100개가 넘는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아이들이 고용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두 번째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아이들이 적응하지 못해 짧게는 1주, 길게는 3개월 이상 근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자립준비청년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기에 보육원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굉장한 편견과 차별을 받습니다. 매일매일 그런 경험을 하다 보면, 마음 한가운데 자격지심과 피해의식이 자리잡게 됩니다”고 그는 설명한다. 상처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로 나오게 되어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동 양육시설에서의 삶이 굉장히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저에게 감사의 재목이 되었어요. 지금은 감사를 넘어서 오히려 자랑스러워요.”
식물을 가꾸며, 마음 가꾸기
“이야기를 할 때, 저희가 원하는 건 두 가지예요. 하나는 부모님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보육원이 부끄러운 공간이 아니라, 감사한 공간이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마음과 정서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이뿐만 아니라 경제, 금융, 요리 같은 교육도 진행한다. “돈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우리의 삶을 영유해 나갈지 교육해요. 대부분 보육원에서 급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 나오면 라면을 끓이거나 계란프라이를 하는 것조차 어려워해요.”
‘브레스키퍼’라는 브랜드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브레스키퍼는 실내벽면녹화, 화분임대, 조화 인테리어 등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조경 사업을 한다. 삭막한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듯, 식물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잘못되고 나쁜 경험을 한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 하는 경험을
먼저 한 것뿐이에요.
소중하고 선한 마음
김성민 대표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우리 아이들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언젠가 경험해야 할 일을 먼저 경험한 친구들”이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더라도, 너는 그 사람을 위로하는 눈으로 바라보라고 한다”라고 말해준다.
‘역경’과도 같았던 시간을
‘경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1년에 자립준비청년 2,500~3,000명이 퇴소해요. 저희가 1년에 한 두 명 고용하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라며 “자립준비청년은 사기나 범죄에 쉽게 노출되곤 해요. 또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그럴 때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할 수 있는 어른이 생기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굉장한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되죠”라고 덧붙였다.
브라더스 키퍼 사무실 한 쪽 벽면에는 식물이 가득했고, 직원들은 이름 대신 꽃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고 있었다. 바비아나, 해바라기, 라일락 같은 꽃 이름이 가득한 사무실은 항상 생기 있는 ‘봄’같았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은 찾아온다. 지금은 춥고 힘들다 느낄 수 있지만, 곧 우리에게 ‘봄’이 온다. 그리고 올 한해도 자립준비청년들에게 따뜻한 봄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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