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놓친 마을버스 언제 다시 올까? 이젠 바로 확인하세요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3.01.13. 15:12

수정일 2023.01.13. 15:14

조회 3,008

올해부터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 마을버스 노선 확대 설치
마을버스 정류소에도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가 확대 보급된다. ©엄윤주
마을버스 정류소에도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가 확대 보급된다. ©엄윤주

독립문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어르신 한 분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할머니는 이곳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정기적으로 인근에 위치한 대학병원에 다니신다고 한다.

“방금 출발했는지 버스가 한참 동안 안 오네. 그래도 언제 올지 모르니까 기다려야지. 시내버스를 타면 정류소에서 병원까지 걸어야 하는데, 이 마을버스를 타면 병원 정문 바로 앞에 내리거든. 버스가 언제 올지 알면 기다릴 때 더 편리할 것 같은데...”

얼마 전 경복궁 인근 박물관에 다녀오는 길에도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비슷한 사례를 보았다. 멀리서 출발하려는 마을버스를 보고 달려온 대학생 둘이 가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날은 매서운 강추위여서 정류소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무척 길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멀리서 버스가 서 있길래 막 뛰었는데 방금 출발해서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해요. 이 근처에 박물관과 미술관이 몰려 있어서 자주 오는데, 그때마다 이곳 마을버스를 이용해요. 그런데 버스안내기가 없어서 불편하더라고요. 저희 같은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버스가 안 오면 스마트폰 검색이나 버스 앱을 꺼내 보면 되는데, 연세 많은 어르신들은 불편하실 것 같아요.”
마을버스는 특히 노약자나 학생, 고지대에 위치한 곳에 사는 분들이 애용하는 교통편이다.  ©엄윤주
마을버스는 특히 노약자나 학생, 고지대에 위치한 곳에 사는 분들이 애용하는 교통편이다. ©엄윤주
안내단말기가 없는 종로구 민속박물관 앞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엄윤주
안내단말기가 없는 종로구 민속박물관 앞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엄윤주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 Bus Information Terminal)는 승객들에게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가 언제 올지 알려준다. 정류소에서 막연한 기다림을 해소할 수 있어 승객 피부에 와 닿는 교통복지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에 버스정보안내단말기는 2022년까지 총 5,697대가 운영되어 보급률 85.42%에 이른다. 꽤 높은 수치처럼 느껴지지만, 마을버스 상황은 예외다.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는 마을버스 정류장에는 버스정보안내단말기가 없는 곳이 더 많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부터 교통약자와의 동행 정책 실현을 목표로 마을버스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를 확대 설치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재 16.8%인 마을버스 단말기 설치율을 2025년까지 약 40%로 대폭 높여 나갈 계획이다. 마을버스의 정확한 교통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의 수집 주기도 기존 40초에서 20초까지 단축해 시내버스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선된다. ☞ [관련 기사] 버스 언제 오나? '안내단말기' 마을버스 정류소까지 확대

2019년까지 마을버스 BIT는 마을버스운송조합에서 설치·운영·관리해 왔다고 한다. 2021년 관련 조례가 개정되면서 이후 관리 주체가 서울시로 일원화되어 새롭게 설치하거나 고장 시 수리를 할 때도 보다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시는 16.8%인 마을버스 단말기 설치율을 2025년까지 약 40%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엄윤주
서울시는 16.8%인 마을버스 단말기 설치율을 2025년까지 약 40%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엄윤주
2023년에는 마을버스정류소 200개소에 안내단말기를 설치 확대할 예정이다. ©엄윤주
2023년에는 마을버스정류소 200개소에 안내단말기를 설치 확대할 예정이다. ©엄윤주

지난해 12월 자치구 중 마을버스 노선이 많은 편인 서대문구 마을버스 정류소 5곳(북아현동주민센터, 중앙여고, 한성고, 영천시장, 호박골다리)에 버스정보안내단말기가 새롭게 설치되었다. 그중 노선이 길고 이용자가 많은 서대문 02번 마을버스가 지나는 영천시장 정류소는 특히 단말기 설치 후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무척 높아진 곳이다.

“서대문 02번 마을버스는 노선이 아주 길거든요. 노선에 학교랑 지하철역이 유독 많아서 이용자들도 많은 편이에요. 민원을 넣기도 했거든요. 그동안 이곳에 버스정보안내단말기가 없어서 굉장히 불편했는데, 새롭게 설치되어 이제 답답하지 않고 편해요.”

마을버스는 특히 노약자나 등하교길 학생, 고지대에 위치한 곳에 사는 분들이 많이 애용하는 대표적인 교통편이다. 주택가에 인접하기도 하고 골목처럼 좁은 길을 누비는 터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이제 서울시에서 순차적으로 자치구와 마을버스 정류소에 BIT 설치를 확대해 나간다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지난 12월 서대문구 마을버스 정류소 5곳에 단말기가 설치되었다. ©엄윤주
지난 12월 서대문구 마을버스 정류소 5곳에 단말기가 설치되었다. ©엄윤주
이용자가 많은 서대문 02번 마을버스가 지나는 영천시장 정류소에 설치된 단말기 ©엄윤주
이용자가 많은 서대문 02번 마을버스가 지나는 영천시장 정류소에 설치된 단말기 ©엄윤주

반드시 전기를 동반해야 하는 정보안내단말기의 특성상 전기 사용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 야간에만 들어오는 주변 가로등의 전원을 활용하는 충전용 배터리형 BIT도 도입된다고 한다. 배터리형 버스정보안내단말기 설치는 전국 최초라고 한다.

종종 마을버스를 애용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존 대비 앞으로 대폭 확대 설치될 마을버스 BIT 설치 소식이 무척 반갑다. 특히나 교통약자이며 디지털약자이기도 한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야간에만 들어오는 가로등의 전원을 활용하여 충전하는 ‘배터리형 BIT’ ©엄윤주
야간에만 들어오는 가로등의 전원을 활용하여 충전하는 ‘배터리형 BIT’ ©엄윤주

시민기자 엄윤주

서울 토박이 숲해설가 입니다. 숲을 즐겨 찾는 저를 따라 서울의 초록 숲 산책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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