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인 윤동주의 숨결이 깃든 곳! '윤동주기념관'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3.01.12. 09:40

수정일 2023.01.12. 17:56

조회 2,225

지난 12월 30일은 시인 윤동주가 태어난 지 10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 중국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하기까지 27여 년의 짧은 생을 살았다.

우리에게 남겨진 그의 보석 같은 시의 많은 부분은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를 다니던 시기에 창작됐다. 그 짧은 4년 동안 윤동주는 총 34편의 작품을 지었다. 1941년 졸업을 기념하며 19편의 시를 수록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을 출간하려 했으나, 일제의 탄압을 우려한 주위의 만류로 중단한다. 대신 자필로 시집 3부를 만들어 스승 이양하와 후배 정병욱에게 1부씩 증정하였는데, 정병욱에게 전해진 1부만이 유일하게 남아 해방 후인 1948년에 유고시집으로 정식 출간됐다.

연세대학교에 있는 윤동주기념관은 청년 시인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를 다닐 때 기숙사였던 핀슨관(국가등록문화재 제770호)에 위치해 있다. 윤동주는 기숙사 2~3층에서 생활했다고 추정된다. 윤동주기념관은 총 3개 층으로 구성됐는데, 1층은 상설전시, 2층은 윤동주 라이브러리, 3층은 기획전시와 강연 등이 이루어진다.

▴1층 전시실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육필 원고 등 유족과 지인들이 기증한 유품이 252개의 서랍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방문객이 서랍장을 직접 열어보며 자신의 관람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다. 7개 전시실의 이름은 모두 시인의 작품 제목에서 따 왔다. 전시실을 옮겨감에 따라 윤동주의 삶과 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2층의 윤동주 라이브러리는 시선집과 논문, 비평서 등 윤동주와 관련된 모든 출판물과 자료들이 모이는 곳이다. ▴3층은 나무로 마감된 다락형 천장과 도머창(경사 지붕의 경사면 위로 튀어나온 작은 지붕이 있는 창) 구조가 시적인 공간감을 드러내는 운치 있는 공간이다.

기념관 관람을 마쳤다면 윤동주가 학창시절 거닐고 산책하며 시상을 가다듬고, 급우들과 사진을 찍었던 여러 공간을 다녀보자. 윤동주가 수업을 들었던 문과대학 건물로 이어지는 돌계단과 공강 시간에 거닐었던 정원, 친구들과 산책하고 담소를 나누었던 소나무 숲인 청송대가 그러하다. 청년 시인 윤동주의 숨결과 발자취가 가슴으로 살포시 들어와 앉는다.
윤동주기념관으로 오르는 계단 초입에는 윤동주 문학동산이 조성되어 있다. 시인의 여러 작품이 새겨진 조형물이 있어 감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윤동주기념관으로 오르는 계단 초입에는 윤동주 문학동산이 조성되어 있다. 시인의 여러 작품이 새겨진 조형물이 있어 감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정규
계단을 좀 더 오르면, 시인의 친필본 ‘서시’가 새겨진 윤동주 시비가 방문객을 맞는다. 최초의 윤동주 시비이며 1968년에 세워졌다. 누군가가 놓고 간 조그만 꽃다발이 눈에 띈다.
계단을 좀 더 오르면, 시인의 친필본 ‘서시’가 새겨진 윤동주 시비가 방문객을 맞는다. 최초의 윤동주 시비이며 1968년에 세워졌다. 누군가가 놓고 간 조그만 꽃다발이 눈에 띈다. ⓒ이정규
윤동주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연세대학교 핀슨관의 모습. 1922년에 연희전문학교의 기숙사로 준공되었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고풍스런 건물이다. 지붕에서 튀어나온 도머창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전한다.
윤동주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연세대학교 핀슨관의 모습. 1922년에 연희전문학교의 기숙사로 준공되었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고풍스런 건물이다. 지붕에서 튀어나온 도머창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전한다. ⓒ이정규
핀슨관은 윤동주가 머물렀던 건물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축물이다. 8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전해오는 윤동주의 숨결과 발자취를 느껴보자.
핀슨관은 윤동주가 머물렀던 건물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축물이다. 8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전해오는 윤동주의 숨결과 발자취를 느껴보자. ⓒ이정규
윤동주기념관의 1층 현관. 예약을 확인하고 실내화로 갈아 신는다. 기념관에서는 전시물에 대한 근접 촬영은 불가하여, 기자가 느낀 감성과 분위기를 사진에 담으려 노력하였다. ⓒ이정규
윤동주기념관의 1층 현관. 예약을 확인하고 실내화로 갈아 신는다. 기념관에서는 전시물에 대한 근접 촬영은 불가하여, 기자가 느낀 감성과 분위기를 사진에 담으려 노력했다. ⓒ이정규
1층, 7개 전시실에서는 252개의 서랍장 속 다양한 전시물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방문객은 서랍장을 직접 열어보며 자신의 관람 경험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이정규
1층, 7개 전시실에서는 252개의 서랍장 속 다양한 전시물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방문객은 서랍장을 직접 열어보며 자신의 관람 경험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이정규
‘1938. 5. 10’은 연희전문에 갓 입학한 신입생 윤동주의 설레는 마음이 담긴 시 ‘새로운 길’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다. ⓒ이정규
‘1938. 5. 10’은 연희전문에 갓 입학한 신입생 윤동주의 설레는 마음이 담긴 시 ‘새로운 길’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다. ⓒ이정규
전시실 ‘종시’에서는 윤동주가 연희전문 졸업 후 떠났던 일본 유학 시절의 자취와 그의 마지막 시간을 만난다.
전시실 ‘종시’에서는 윤동주가 연희전문 졸업 후 떠났던 일본 유학 시절의 자취와 그의 마지막 시간을 만난다. ⓒ이정규
해방 후 1948년에 출간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과 그 표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해방 후 1948년에 출간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과 그 표지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전시공간 ‘길’은 미디어아트를 통해 시인 윤동주의 삶과 시를 반추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유족이 윤동주의 무덤과 고향마을에서 녹음해 온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시공간 ‘길’은 미디어아트를 통해 시인 윤동주의 삶과 시를 반추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유족이 윤동주의 무덤과 고향마을에서 녹음해 온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정규
전시공간 ‘흐르는 거리’에서는 윤동주의 대표시 세 작품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낭송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의 일본어 낭송자는 일본에서 윤동주를 기념하는 모임의 회원인 배우 마츠오카 미도리이다.
전시공간 ‘흐르는 거리’에서는 윤동주의 대표시 세 작품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낭송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의 일본어 낭송자는 일본에서 윤동주를 기념하는 모임의 회원인 배우 마츠오카 미도리이다. ⓒ이정규
전시공간 ‘창’에는 윤동주의 기숙사 방을 가상으로 재현해 놓았다. 1938년 7월 25일, 1학년 여름방학을 앞둔 어느 날, 귀향을 앞두고 보따리를 꾸리는 모습이다.
전시공간 ‘창’에는 윤동주의 기숙사 방을 가상으로 재현해 놓았다. 1938년 7월 25일, 1학년 여름방학을 앞둔 어느 날, 귀향을 앞두고 보따리를 꾸리는 모습이다. ⓒ이정규
윤동주기념관의 2층 윤동주 라이브러리의 모습
윤동주기념관의 2층 윤동주 라이브러리의 모습 ⓒ이정규
2층에서는 편안하게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2층에서는 편안하게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이정규
예스러운 창틀 너머의 풍경을 보며 조용한 사색과 독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예스러운 창틀 너머의 풍경을 보며 조용한 사색과 독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정규
학교 법인사무처의 옛 금고였던 것을 지금은 유물 원본을 보관하는 수장고로 사용하고 있다.
학교 법인사무처의 옛 금고였던 것을 지금은 유물 원본을 보관하는 수장고로 사용하고 있다. ⓒ이정규
윤동주기념관의 3층은 나무로 마감된 다락형 천장과 도머창 구조가 시적인 공간감을 드러내는 운치 있는 공간이다.
윤동주기념관의 3층은 나무로 마감된 다락형 천장과 도머창 구조가 시적인 공간감을 드러내는 운치 있는 공간이다. ⓒ이정규
도머창에 1인용 의자와 독서대가 놓여 있다.
도머창에 1인용 의자와 독서대가 놓여 있다. ⓒ이정규
3층의 창가 한편에는 방문객이 소감이나 단상을 적을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어 발길을 끈다.
3층의 창가 한편에는 방문객이 소감이나 단상을 적을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어 발길을 끈다. ⓒ이정규
윤동주가 공부했던 문과대 건물로 이어지는 돌계단. 윤동주는 1941년 이곳에 앉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졸업사진을 찍었다.
윤동주가 공부했던 문과대 건물로 이어지는 돌계단. 윤동주는 1941년 이곳에 앉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졸업사진을 찍었다. ⓒ이정규
배경에 보이는 건물이 연희전문 시절 문과대였다. 윤동주는 공강 시간에 이곳 정원을 거닐며 느낀 소회를 ‘화원에 꽃이 핀다’라는 산문에 담아냈다.
배경에 보이는 건물이 연희전문 시절 문과대였다. 윤동주는 공강 시간에 이곳 정원을 거닐며 느낀 소회를 ‘화원에 꽃이 핀다’라는 산문에 담아냈다. ⓒ이정규
교정의 뒷동산에 해당하는 ‘청송대’는 ‘소나무의 소리를 듣는다’는 뜻이다. 윤동주가 머문 기숙사 창가에서도 이곳 소나무의 바람 소리가 들렸다. 동기들과 졸업사진도 찍은 곳이다.
교정의 뒷동산에 해당하는 ‘청송대’는 ‘소나무의 소리를 듣는다’는 뜻이다. 윤동주가 머문 기숙사 창가에서도 이곳 소나무의 바람 소리가 들렸다. 동기들과 졸업사진도 찍은 곳이다. ⓒ이정규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

○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50 연세대학교 핀슨관
○ 관람방법 : 사전 예약 관람
○ 관람시간 : 전시 설명 예약자 13시~14시 30분, 미해설 예약자 13시 30분~15시 30분
○ 휴관일 : 주말 및 공휴일
○ 관람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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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이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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