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재미있다! 공항 입출국부터 조종사 체험까지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2.12.15. 10:38

수정일 2022.12.27. 16:40

조회 2,078

국립항공박물관이 2020년에 김포공항 근처에 개관했다. ⓒ박지영
국립항공박물관이 2020년에 김포공항 근처에 개관했다. ⓒ박지영

얼마 전 김포공항에 갔다가 새로운 장소를 발견했다. 김포공항 국내선에서 도보 500m 지점에 국립항공박물관이 운영 중이란 걸 처음 알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한참 외출이 불편했던 2020년에 개관한 까닭에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올 여름 영화 <탑건, 매버릭>을 본 이후 항공에 대한 관심이 커져 있던 터라, 바로 누리집에 들어가 적당한 날과 시간을 골라 국립항공박물관 내에서 진행되는 체험을 예약하고 해당일에 박물관을 다시 방문했다.

국립항공박물관은 1층부터 3층까지의 상설전시실과 3층 기획전시실로 구성된다. 김포공항 도착 층에서 셔틀도 운영하지만, 도보로도 10분이면 도착한다. 가는 길도 잘 되어 있어 여유가 된다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 여행 직후 캐리어를 끌고 가기에도 나쁘진 않다. 기내용 사이즈의 캐리어까진 무인 캐비넷에 무료 보관이 가능하다. 전시도 무료인 데다가 특별한 절차 없이 전시를 둘러볼 수 있다.
국립항공박물관에서는 체험을 제외한 모든 전시와 시설 이용이 무료다. ⓒ박지영
국립항공박물관에서는 체험을 제외한 모든 전시와 시설 이용이 무료다. ⓒ박지영

1층 상설전 항공역사관은 세계의 항공 역사, 대한민국 항공 역사, 항공 배움 놀이터로 구성된다. 하늘을 날고 싶었던 선조들의 기록부터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새의 비행 원리를 관찰하여 과학적으로 분석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임진왜란 당시 사방이 포위된 진주성의 소식을 외부로 전달하기 위해 정평구가 만든 하늘을 나는 수레인 비거와 1891년 최초의 글라이더 유인 비행에 성공한 오토 릴리엔탈, 비행기 시대를 연 라이트 형제까지 하늘을 날고자 했던 꿈을 가졌던 인류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전시물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어 쉽게 전시를 이해할 수 있다. ⓒ박지영
전시물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어 쉽게 전시를 이해할 수 있다. ⓒ박지영
삼국사기와 같은 기록 문헌부터 라이트 형제의 모형까지, 보는 재미가 있다. ⓒ박지영
삼국사기와 같은 기록 문헌부터 라이트 형제의 모형까지, 보는 재미가 있다. ⓒ박지영

대한민국 항공 역사도 만날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 항공 독립운동부터 공군창설, 초기 민항의 시작과 발전, 항공 강국으로 비상한 주요 사건들을 정리해 두었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에 설립된 한인 비행학교부터 민간 항공기의 자유로운 취항이 이뤄지는 과정 서술과 함께 영상 및 전시자료도 적절하게 갖춰져 있어,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임시정부에 설립된 한인 비행학교 관련 영상과 유공자에 관련된 기록 영상실이 인상적이었는데, 영상은 물론 당시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전시실 꾸밈과 벽면에 걸린 사진들 중 여성 조종사의 사진에 눈길이 많이 갔다. 

게다가 임시정부 비행장교 1호인 ‘이용근 비행사 면허증’,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 비행학교 기사를 다룬 미국 현지 신문 ‘윌로우스 데일리 저널(Willows Daily Journal)’, 1905년에 발행된 ‘대한제국 외부 발행 여권’,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인 비행학교의 훈련기 ‘스탠더드 J-1’, 안창남의 비행기 ‘금강호’, 우리나라 최초의 민항기 ‘스테이션 왜건’, 국민성금으로 구입해 한국전쟁에 투입된 ‘T-6(건국기)’, 대한민국 공군 역사상 최초의 전투기 ‘F-51(무스탕)’, 빨간마후라 주역 대한민국 공군 최초 제트전투기 ‘F-86(세이버)’도 전시물로 만날 수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한인 비행학교에 대한 영상과 자료는 박물관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박지영
한인 비행학교에 대한 영상과 자료는 박물관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박지영
다양한 초기 항공기는 그 존재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지영
다양한 초기 항공기는 그 존재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지영

첫 민간항공사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과 항공기 내부, 관련 자료들을 보여주는 현대 항공의 기록은 지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료들도 있어 전시 내용이 꽤 친근하게 다가온다. 전시에 소개된 일부 비행기는 내부도 볼 수 있게 해두어 자세히 살펴볼 수도 있다.

전시장 끝 쪽에 마련된 항공역사관에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영화, 잡지, 신문 등 항공 기록물을 전시하고 있다. 한쪽 벽면엔 옛날 스타일의 오락기도 놓여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끈다. 1층 전시실은 매시간 도슨트를 제공하고 있으니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도슨트 시간을 확인해 두면 좋다.
흔히 볼 수 없었던 자료들이 구비되어 있다. 현재의 항공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박지영
흔히 볼 수 없었던 자료들이 구비되어 있다. 현재의 항공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박지영
전시장 곳곳에는 항공 관련 놀 거리가 갖춰져 있어 사진을 찍거나 쉬어가기에 좋다. ⓒ박지영
전시장 곳곳에는 항공 관련 놀 거리가 갖춰져 있어 사진을 찍거나 쉬어가기에 좋다. ⓒ박지영

2층에는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현황 및 전망, 항공운송과 공항 내 다양한 종사자들의 업무까지 살펴볼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 찾는 과정까지 전시물로 볼 수 있어 공항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에게 알려주기에 좋다. 
공항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입출국 방법 등을 일러주기 좋다. ⓒ박지영
공항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입출국 방법 등을 일러주기 좋다. ⓒ박지영

안창남 고국 방문 비행 100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공중용사 안창남>전이 열리고 있다. 항공 독립운동가의 길을 걸은 안창남의 출생과 비행사로서의 성장, 고국 방문 비행 준비과정과 상황, 방문 비행에 사용한 비행기(금강호) 등을 소개하고 있다. 

안창남(1901-1930)은 조선인 최초 비행사이자, 조선인으로 처음 조선 하늘을 날았고, 그 일을 계기로 중국으로 망명해 항공 독립운동의 길을 걷다 생을 마감한 인물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주요 자료 중에는 안창남이 고국 방문 비행 후 소회를 기록한 월간지, 아동문학가 염근수가 안창남의 일생에 관한 책 등이 소개되어, 기록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지만, 만약 전시실을 기간 내에 찾을 수 없다면,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전시 도록을 내려 받아서 보면 된다. 
조선인 최초 비행사이자 항공독립운동가인 안창남을 소개하는 전시 ⓒ박지영
조선인 최초 비행사이자 항공독립운동가인 안창남을 소개하는 전시 ⓒ박지영
안창남이 비행했던 고국의 장소들을 당시 사진자료와 항공 모형으로 자세하게 연출했다. ⓒ박지영
안창남이 비행했던 고국의 장소들을 당시 사진자료와 항공 모형으로 자세하게 연출했다. ⓒ박지영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체험관

전시만 봐도 좋긴 하지만, 필자는 체험을 꼭 추천하고 싶다. 국립항공박물관에서는 블랙이글스 탑승·조종관제·기내훈련·항공레포츠·어린이 공항 체험을 진행 중이고, 모두 각 2,000원에서 5,000원까지의 체험비를 받는다. 각 프로그램은 직업 체험은 물론, 항공에 대한 기본 지식 및 안전 수칙을 기본으로 배울 수 있기에, 곧 맞을 겨울방학에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을 물색 중이라면 안성맞춤이다.

이들 중에서 관제 및 조종사 체험을 해봤다. 성인 5,000원의 체험료를 받는 이 과정은 총 80분(강의 20분, 체험 60분)이 소요되며, 오랫동안 기장으로 근무했던 분들이 직접 지도를 해주셔서 체험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체험 인원은 총 10명으로, 정원이 꽉 찼을 경우는 대기시간이 필요하나 필자는 평일에 가서 시간 구애 없이 충분히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꽤 사실적인 내부구조와 시설에 실제 기내에 앉아 비행하는 듯 흥미로웠다. 이렇게 실제와 똑같은 관제실과 조종사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모든 체험은 사전예약으로 이뤄지고, 모든 체험마다 연령 제한과 요금이 있으니, 체험을 원한다면 꼭 누리집을 통해 내용을 확인하고 진행하면 된다.
5가지 유료 체험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결원이 있을 시 참여할 수 있다. ⓒ박지영
5가지 유료 체험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결원이 있을 시 참여할 수 있다. ⓒ박지영
관제사 체험은 비행기 이착륙 상황을 모니터로 보며 실제처럼 진행된다. ⓒ박지영
관제사 체험은 비행기 이착륙 상황을 모니터로 보며 실제처럼 진행된다. ⓒ박지영
조종사 체험은 한 명씩 보조석에 앉아,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진행된다. ⓒ박지영
조종사 체험은 한 명씩 보조석에 앉아,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진행된다. ⓒ박지영

이외에도 도서관, 휴게실, 이마트24 등 편의시설이 잘 되어있다. 야외 테라스 공간도 있고, 4층에선 실제 공항 관제탑과 탑승동 및 다국 항공기 이착륙도 볼 수 있다. 각층 전시실 간 이동은 엘리베이터로도 가능하지만, 1층부터 2층까지는 나선형의 통로를 통해 전시물을 관람하며 붐비지 않게 이동할 수 있어, 휠체어 관람객에게도 편한 전시 환경을 제공한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으니, 이곳을 방문할 땐 여유 시간을 충분히 갖고 방문하길 바란다. 
휴게 장소와 기타 이용시설이 마련돼 있어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박지영
휴게 장소와 기타 이용시설이 마련돼 있어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박지영

국립항공박물관

○ 주소 : 서울시 강서구 하늘길 177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18:00(입장마감 17:30,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
○ 관람료 : 무료(체험교육은 유료)
누리집
체험 사전예약
○ 문의 : 02-6940-3198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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