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작은 추모…이태원 분향소 다녀왔어요
발행일 2022.11.01. 15:00
녹사평역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가는 길 ⓒ김윤경
평소 이태원을 자주 지나다녔다. 가까이 살기도 했지만, 이국적인 식당과 문화의 이태원은 확실히 매력적인 동네였다. 핼러윈 축제에 직접 참여한 적은 없지만, 다른 행사는 여러 차례 다녔다. 늘 이태원은 활력이 넘쳤다.
참사 장소 근처인 세계음식특화거리 푯말이 보인다. ⓒ김윤경
지난 10월 29일 핼러윈 축제에서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현재 기준 156명의 희생자와 15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아이가 먼저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이야기를 해 줬을 때, 장난인 줄만 알았다. 이어 인터넷에서 속보를 보고는 뉴스를 틀었다. 아직 공식적인 희생자 발표가 되지 않았지만, SNS상에서는 여과 없이 많은 영상과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이태원에서 가게를 하는 지인들이 있어 궁금했으나 늦은 시간이라 연락하지 못하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올라오는 영상을 빠짐없이 봤다.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있던 모습이 마음에 걸렸지만, 단지 지쳐 담요를 덮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설마 그럴까 싶은, 믿기지 않는 마음이 가장 컸다.
이후 공식 발표로 그들이 희생자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날 밤 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영상 속 모습이 줄곧 머릿속에 아른거렸다. 일요일에는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이가 먼저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이야기를 해 줬을 때, 장난인 줄만 알았다. 이어 인터넷에서 속보를 보고는 뉴스를 틀었다. 아직 공식적인 희생자 발표가 되지 않았지만, SNS상에서는 여과 없이 많은 영상과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이태원에서 가게를 하는 지인들이 있어 궁금했으나 늦은 시간이라 연락하지 못하고 설마 하는 심정으로 올라오는 영상을 빠짐없이 봤다.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있던 모습이 마음에 걸렸지만, 단지 지쳐 담요를 덮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설마 그럴까 싶은, 믿기지 않는 마음이 가장 컸다.
이후 공식 발표로 그들이 희생자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날 밤 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영상 속 모습이 줄곧 머릿속에 아른거렸다. 일요일에는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을 포함, 25개 전 자치구에 이태원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10월 31일부터 각 구청 광장, 구청사 1층 로비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할 수 있는 건 합동분향소에서 추모하는 것뿐이었다. 녹사평역광장(이태원로 134)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자주 가던 길인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현장이 가까워 오자 마음이 갑갑해졌다.
할 수 있는 건 합동분향소에서 추모하는 것뿐이었다. 녹사평역광장(이태원로 134)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자주 가던 길인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현장이 가까워 오자 마음이 갑갑해졌다.
용산구 합동분향소에서 추모를 하는 시민들 ⓒ김윤경
낙엽이 뒹구는 스산한 늦가을, 이태원은 평일 오후와 다를 바 없이 조용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태원 거리는 한산했고, 간혹 외국인들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옆을 지나던 남성이 통화하며 울먹거리는 소리에 다시 악몽 같은 모습이 생각났다.
합동분향소 입구로 들어가 하얀 국화 한 송이를 받아들고, 헌화하고 묵념을 했다. 녹사평역광장에 조성된 용산구 분향소는 사고 현장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이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 중에는 자발적으로 꽃다발과 사진, 음료 등을 가져온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 착잡했다. 축제에 참여해 그동안 쌓였던 우울함을 버리고 활력을 느껴 보고 싶었을 젊은이들이었으리라.
합동분향소 입구로 들어가 하얀 국화 한 송이를 받아들고, 헌화하고 묵념을 했다. 녹사평역광장에 조성된 용산구 분향소는 사고 현장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이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 중에는 자발적으로 꽃다발과 사진, 음료 등을 가져온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 착잡했다. 축제에 참여해 그동안 쌓였던 우울함을 버리고 활력을 느껴 보고 싶었을 젊은이들이었으리라.
시민들이 추모하기 위해 합동분향소를 찾고 있다. ⓒ김윤경
분향소에서 묵념하며 추모하는 시민들 ⓒ김윤경
분향소 바로 옆에는 의료지원반과 재난심리지원 현장상담소가 마련돼 있었다. 의료지원은 혹시라도 격한 심정이 되어 호흡곤란 등이 올 것을 대비해 마련됐으며, 재난심리지원 현장상담소에서는 서울시 심리지원센터 관계자들이 여러 가지 상담과 조언을 해 주고 있었다.
녹사평역광장에는 의료지원반과 재난심리지원 상담소가 마련되어 있다. ⓒ김윤경
여전히 영상 속 기억이 악몽처럼 느껴져 심리상담을 받기로 했다. 담당자는 현재 상태를 묻고, 관련한 꿈을 꿨는지 영상이 얼마나 아른거리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 중에는 앰뷸런스 소리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괴롭다는 사람을 비롯해 다양한 사연들이 많았다.
담당자는 앞으로 계속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서울심리센터 4곳(중부, 동남, 동북, 서남)과 자치구별 가족센터, 한국심리학회의 무료 심리상담(1670-5274) 등을 찾아 보라고 추천했다. 또 평소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 묻고는 산책과 가벼운 운동을 독려하며 점차적으로 트라우마가 사라지도록 조금씩 해소하라고 조언했다. 이태원 참사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었는데 상담을 받고 나니 생각보다 꽤 힘이 됐다.
담당자는 앞으로 계속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서울심리센터 4곳(중부, 동남, 동북, 서남)과 자치구별 가족센터, 한국심리학회의 무료 심리상담(1670-5274) 등을 찾아 보라고 추천했다. 또 평소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 묻고는 산책과 가벼운 운동을 독려하며 점차적으로 트라우마가 사라지도록 조금씩 해소하라고 조언했다. 이태원 참사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었는데 상담을 받고 나니 생각보다 꽤 힘이 됐다.
재난심리지원 현장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김윤경
이어 현장을 조심스럽게 가 봤다. 몇몇 가게에는 애도 문구를 붙여 놓았다. 현장 감식이 끝났지만 현장은 통제를 하고 있었다.
지나는 시민들이 현장을 쳐다보며 길이 너무 좁다거나 가파르다는 말을 했다. 외신기자를 비롯한 여러 언론이 모여 있었고, 꽃을 들고 온 시민들도 보였다. 자주 보는 길에 여전히 쓰레기만 뒹굴어 그날을 떠올리게 했다.
지나는 시민들이 현장을 쳐다보며 길이 너무 좁다거나 가파르다는 말을 했다. 외신기자를 비롯한 여러 언론이 모여 있었고, 꽃을 들고 온 시민들도 보였다. 자주 보는 길에 여전히 쓰레기만 뒹굴어 그날을 떠올리게 했다.
사고가 있었던 장소는 통제되고 있었다. ⓒ김윤경
서울시의 자치구별 합동분향소는 국가 애도 기간에 맞춰 11월 5일까지 운영된다. 각 자치구마다 있는 분향소는 구청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용산구는 재난특별지역으로 선포되었고 가능한 지원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 [관련 기사] 서울광장에 이태원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설치
많은 사람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특히 꿈 많은 젊은 세대들이 많아 더 안타깝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작은 추모가 아닐까. 필자 옆에서 울먹이던 젊은 친구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트라우마가 있다면 각 자치구에 있는 가족센터나 심리센터의 상담을 받아 보는 것도 추천한다. 모쪼록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많은 사람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특히 꿈 많은 젊은 세대들이 많아 더 안타깝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작은 추모가 아닐까. 필자 옆에서 울먹이던 젊은 친구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트라우마가 있다면 각 자치구에 있는 가족센터나 심리센터의 상담을 받아 보는 것도 추천한다. 모쪼록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분향소에서 시민이 헌화를 하고 있다.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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