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가득 머금고 열린 시민의 쉼터! 송현녹지광장
발행일 2022.10.14. 14:30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입구 ⓒ김윤경
무려 110년 만에 인왕산, 북악산을 조망하며 즐길 수 있는 송현동 부지가 돌아왔다. 서울광장의 3배에 달하는 송현동 부지는 2024년까지 임시개방할 계획이며,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서면 ‘송현문화공원(가칭)’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율곡로, 감고당길 등과 맞닿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곳이다.
광장 뒤편으로는 인왕산과 북악산을 조망할 수 있다. ⓒ김윤경
지난 10월 7일 송현열린녹지광장에서는 임시개방을 기념해 ‘가을달빛송현’ 행사를 진행했다. 넓은 광장에는 녹색 잔디와 꽃들로 가득했다. 일단 확 트인 전망을 보니, 마음부터 시원했다.
송현열린녹지광장 안내도와 역사의 벽(히스토리 월) ⓒ김윤경
송현열린녹지광장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김윤경
잔디광장 앞에는 ‘송현열린녹지광장 안내도’와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역사를 알려주는 ‘역사의 벽(히스토리 월)’이 설치되어 있어 땅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광장에는 달 조형물이 있어 시민들에게 기대감을 주기 충분했다.
행사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이 모였다. ⓒ김윤경
행사에 앞서 많은 사람이 모였다. 사진을 찍던 어르신들은 ‘드디어 여기가 열리는 걸 보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모자가 함께 오거나 반려견과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는 등 광장을 즐기는 시민들. ⓒ김윤경
코스모스가 가득해 교외에 나온 분위기를 준다. ⓒ김윤경
“여기가 생기니 이곳저곳 가기도 좋아. 저기 인왕산이지?”
“생각보다 엄청 넓네요.”
필자 옆에서 모자가 나누는 이야기에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울긋불긋 코스모스와 백일홍 등이 심어진 곳, 달 조형물 앞에서 사람들은 인증사진을 찍었다. 풍경은 서울이 아니라 교외에 나온 듯했다. 반려견과 함께 온 시민은 즐겁게 산책하고 있었다. 경복궁이나 북촌에서 왔는지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유아차를 끌고 온 가족들과 주변을 둘러보는 외국인 등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앞으로 이곳에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무척 반가웠다.
“생각보다 엄청 넓네요.”
필자 옆에서 모자가 나누는 이야기에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울긋불긋 코스모스와 백일홍 등이 심어진 곳, 달 조형물 앞에서 사람들은 인증사진을 찍었다. 풍경은 서울이 아니라 교외에 나온 듯했다. 반려견과 함께 온 시민은 즐겁게 산책하고 있었다. 경복궁이나 북촌에서 왔는지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유아차를 끌고 온 가족들과 주변을 둘러보는 외국인 등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앞으로 이곳에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무척 반가웠다.
시민들이 ‘가을달빛송현’ 행사를 구경하고 있다. ⓒ김윤경
달 조형물에 불이 들어오자 또 다른 느낌의 광장이 되었다. ⓒ김윤경
유리상자의 이세준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김윤경
행사를 위해 마련된 빈백과 돗자리는 이미 동이 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세레모니를 가졌다. 관계자들이 커다란 스크린 속 달에 손을 대자 불꽃과 함께 화면이 바뀌며 잔디 위에 설치된 달 조형물에 불이 들어왔다. 시민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축사에서 오 시장은 “디자인에서 가장 어려운 게 비우는 디자인이라는데, 이곳을 보며 실감했다”며 “오면서 유채꽃을 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들었는데, 내년에 심으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또 “이곳은 서울의 알토란같은 곳”이라며 “시민들이 많이 찾아와 행복하게 즐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수 임지안, 유리상자의 이세준, 몽니 등이 노래를 부르며 무대를 감성으로 물들였다.
축사에서 오 시장은 “디자인에서 가장 어려운 게 비우는 디자인이라는데, 이곳을 보며 실감했다”며 “오면서 유채꽃을 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들었는데, 내년에 심으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또 “이곳은 서울의 알토란같은 곳”이라며 “시민들이 많이 찾아와 행복하게 즐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수 임지안, 유리상자의 이세준, 몽니 등이 노래를 부르며 무대를 감성으로 물들였다.
남산 소나무 후계목이 심어져 있다. ⓒ김윤경
송현은 조선 태조 소나무숲 구릉지이자 경복궁을 보호하는 역할로 태조실록에 기록돼 있다. 이후 고지도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송현동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도 함께 한다. 조선 말 우국지사 김석진의 집이었다가 일제강점기 친일반민족행위자 윤덕영 일가의 집으로, 조선식산은행 사택에서 해방 후에는 미군 숙소 및 미 대사관 직원 숙소로 이용돼왔다. 1997년 이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소유자가 바뀌면서 폐허로 방치돼 있었다. 시는 2021년 12월 대한항공, 한국토지공사(LH) 3자 매매교환방식으로 확보해, 기증관 착수 전까지 임시개방을 결정했다.
송현은 조선 태조 소나무숲 구릉지이자 경복궁을 보호하는 역할로 태조실록에 기록돼 있다. ⓒ김윤경
앞으로 열린송현녹지광장은 어떻게 될까. 지상은 인왕산과 북악산을 조망하며 경복궁까지 즐길 수 있는 푸른 녹지공간으로, 지하는 이건희 기증관을 짓는 동안 관광버스 등을 위한 주차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광장 중간중간에 쉴 수 있는 벤치가 있다. ⓒ김윤경
활용 계획도 다양하다. 내년 도시건축비엔날레, 키아프·프리즈 서울(논의중) 등을 비롯한 다채로운 문화, 예술 행사들이 이곳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또 하나의 광화문광장 같은 장소로 태어나는 셈이다.
경복궁, 정독도서관 등 주변과 연결되어 있어 편리하다. ⓒ김윤경
무엇보다 시민들에게는 확 트인 지름길이 생겨 좋다. 경복궁과 북촌은 송현길 부지를 통해 내부 보행로로 연결돼 편리하다. 바로 옆 서울공예박물관은 물론 인사동과 국립현대미술관, 광화문광장 등이 이어져 한 코스로 계획해도 좋겠다.
서울공예박물관 담당자는 “박물관 바로 옆에 이런 공간이 생겨 무척 반갑다. 늘 답답했었는데 쾌적하게 변모해 좋다. 기회가 되면 박물관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울공예박물관 담당자는 “박물관 바로 옆에 이런 공간이 생겨 무척 반갑다. 늘 답답했었는데 쾌적하게 변모해 좋다. 기회가 되면 박물관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송현을 밝히는 달은 하늘에 있을까. 땅에 있을까. ⓒ김윤경
밤이 깊어가며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달빛이 가득 내렸다. 달빛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여전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무대 위 아련한 노래는 마음에 달빛 감성을 선사한다. 어떤 달이 진짜일까 싶은 날 ‘가을달빛송현’의 첫인상은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며 은은하게 남았다.
많은 사람이 열린송현녹지광장을 찾아 달빛 속에서 산책할 생각을 하니 즐겁다. 아픈 역사와 텅빈 곳이었던 이곳이 앞으로 즐거움을 주는 문화관광명소가 널리 사랑받게 되길 기대한다.
많은 사람이 열린송현녹지광장을 찾아 달빛 속에서 산책할 생각을 하니 즐겁다. 아픈 역사와 텅빈 곳이었던 이곳이 앞으로 즐거움을 주는 문화관광명소가 널리 사랑받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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