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거리예술에 물들다~ '거리예술 캬라반' 매력에 흠뻑!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2.09.14. 15:00

수정일 2022.09.14. 15:28

조회 1,439

거리예술의 장이 된 광화문광장 Ⓒ김수정
거리예술의 장이 된 광화문광장 Ⓒ김수정

새롭게 단장한 광화문광장은 역사가 있고 문화가 흐르는 휴식 공간으로 거듭났다. 다양한 거리공연도 펼쳐지는데, 추석 연휴였던 9월 10일과 11일에는 거리예술 캬라반 ‘가을’이 찾아왔다.

거리예술 캬라반은 도심의 일상 속 공간인 광장, 공원 등을 찾아가 거리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공연과 실험, 관객의 즉흥적인 반응, 공간에 대한 재발견 등을 통해 일상 속 공간을 새로운 예술적 경험으로 채워 간다. 야외활동 하기 좋은 계절, 봄과 가을에 시민들에게 찾아가고 있다. 9월 17일과 18일에는 서울숲에서, 24일과 25일에는 선유도공원에서 즐길 수 있다.

한동안은 코로나로 인해 제한된 인원을 예약 받아 진행하기도 했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는 누구나 현장에서 즐길 수 있다. 일요일 오후 시간에 맞춰 광화문광장을 찾아갔다. 새로워진 광화문광장을 즐기는 시민들로 활기가 넘쳐 축제의 장에 온 듯하다.

첫 번째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공연 도우미가 일인용 돗자리를 나눠준다. 돗자리를 받아 들고 무대가 될 공간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거리예술 캬라반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 Ⓒ김수정
거리예술 캬라반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 Ⓒ김수정

거리예술의 재미를 확실하게 느끼게 해 준 첫 번째 공연은 스트릿 뮤직 퍼포먼스 ‘도시소리’였다. 공사장 콘셉트의 무대 위에서 폐플라스틱을 뚝딱뚝딱 악기로 만들어 바로 연주하는 뮤직 퍼포먼스다. 전통 관악기 연주자 정진우와 디저리두 핸드팬 연주자 김윤환으로 구성된 밴드 '지온(ZY_ON)'의 무대였다. 디저리두라는 생소한 악기를 어떻게 재미나게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만들게 된 퍼포먼스라고 한다. 연주자로만 활동하다가 생애 첫 연기에 도전한 것이라고 하는데, 연주뿐만 아니라 능청스러운 연기도 프로급이었다.

빵빵 터지는 대화에, 신나는 연주는 절로 물개박수를 치게 했다. 여행을 온 듯한 외국인은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추석 연휴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시민들도 자리에 앉아 공연을 즐겼다. 우리나라 최초의 병 피리 연주자 안성진 씨도 깜짝 출연했는데, 막걸리 병, 커피 병, 연유 병 등 다양한 병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했다.
밴드 ‘지온(ZY_ON)’의 디저리두 연주 Ⓒ김수정
밴드 ‘지온(ZY_ON)’의 디저리두 연주 Ⓒ김수정
막걸리 병, 커피 병, 연유 병 등 다양한 병을 이용한 병 피리 연주 Ⓒ김수정
막걸리 병, 커피 병, 연유 병 등 다양한 병을 이용한 병 피리 연주 Ⓒ김수정

다음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자리를 옮겨야 했다. 거리예술공연은 특별한 무대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광장과 공원의 여러 장소를 이용한다. 도우미에게 받았던 돗자리를 들고 다음 장소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옮겨 만나게 된 작품은 전통 연희 창작극 ‘나그네는 왜 옷을 벗었던가’였다. 무표정한 모습의 봉투를 쓰고, 커다란 양복을 걸쳐 입은 나그네들이 외부의 명령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움직인다. 그러다 결국에는 풀썩 쓰러진다. 커다란 유모차를 끌고 등장하는 여인은 마고할미일까? 쓰러진 나그네를 깨우며 덮어쓴 겉가죽과 커다란 옷을 벗어 던지게 한다. 그리고 벌어지는 흥겨운 풍물놀이.

전통 연희를 창작극으로 만들어 선보인 이들은 '와락(WARAK)'이다. 동시대의 이야기를 찾고 탐구하며 그것에 그치지 않고 전통 연희를 바탕으로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가고 있다.
와락(WARAK)의 창작극 '나그네는 왜 옷을 벗었던가' Ⓒ김수정
와락(WARAK)의 창작극 '나그네는 왜 옷을 벗었던가' Ⓒ김수정
창작극에 이어지는 풍물놀이 Ⓒ김수정
창작극에 이어지는 풍물놀이 Ⓒ김수정

끊임없이 블록을 쌓아 올리면 무너지고, 또 쌓아 올리고 무너지고를 반복하는 ‘벽앞에 서서’도 인상적이었다. 블록을 가지고 이뤄지는 저글링 공연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 몸부림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 단체는 '왈츠매직(Waltzmagic)'이다.

계속해서 무너진 블록을 다시 쌓는 모습에 관람객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것이 삶이 아닐까 싶다. 계속해서 실수하고 실패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것,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 실패해도 괜찮지 않은가, 그저 함께 응원하는 삶이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왈츠매직(Waltzmagic)’의 블록 저글링 공연 '벽앞에 서서' Ⓒ김수정
‘왈츠매직(Waltzmagic)’의 블록 저글링 공연 '벽앞에 서서' Ⓒ김수정

마지막 공연은 가장 넓은 공간에서 진행되었다. 커다란 원통의 철제 구조물을 이리저리 굴리고 올라타고 함께 굴려지는 아슬아슬한 서커스 형식의 퍼포먼스‘다 함께 막거나, 다 같이 죽거나’. 균형과 협업을 통해 기후변화와 위기에 대응하는 현대인들의 공동체성을 다루는 공동체 퍼포먼스다.

공연 단체는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의 거리예술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한 후 연출가 정성택에 의해 창단된 '초록소(Green Cow)'이다. 동시대가 겪고 있는 기후 문제를 거리예술과 서커스의 장르적 특성을 활용하여 표현하는 실험예술 연구단체다. 계속되는 아찔함과 환경에 대한 메시지는 공연 관람 후 기억 속에 뚜렷하게 각인이 되고 만다.
‘초록소(Green Cow)’의 서커스 형식 퍼포먼스 '다 함께 막거나 다 함께 죽거나' Ⓒ김수정
‘초록소(Green Cow)’의 서커스 형식 퍼포먼스 '다 함께 막거나 다 함께 죽거나' Ⓒ김수정

유쾌하게, 진지하게, 흥겹게, 때로는 묵직하게 음악과 몸짓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거리예술 캬라반 ‘가을’은 광화문광장을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숲(9월 17~18일)과 선유도공원(9월 24~ 25일)으로 계속 이어진다. 앞서 소개한 4개의 공연 외에도 2개의 공연이 더해져 총 6개의 공연이 로테이션되며 진행된다.

야외활동을 하기 딱 좋은 이 계절에,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에서 거리예술의 매력에 푹 빠져 보자!

거리예술 캬라반 '가을'

○ 기간: 2022. 9. 10.(토) ~ 9. 25.(일) 매주 주말
○ 장소: 광화문광장(9. 10~11), 서울숲(9. 17~18), 선유도공원(9. 24~25)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 문의: 02-3437-0059

시민기자 김수정

가볍게 여행 온 듯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과 즐걸거리 등을 찾아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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