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변화무쌍 가변형 극장 개관
발행일 2022.07.13. 13:22
옛 동숭아트센터의 동숭홀을 리뉴얼해 지난해 10월 문을 연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예술청' 지하에 공공극장 '쿼드(QUAD)'가 새롭게 문을 연다. 무더위가 한창인 오후에도 쿼드는 막바지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곧 공연의 열기로 가득할 쿼드의 곳곳을 만나 보았다.
'예술청' 지하에 공공극장 '쿼드(QUAD)'가 새롭게 문을 연다. 서울문화재단 극장운영단 김용진PD와 함께 극장을 둘러보았다. ⓒ이선미
서울문화재단 극장운영단 김용진PD는 "곧 문을 열 극장 '쿼드'가 얼마나 즐거운 공간이 될 것인지 많은 시민들이 잘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하며 설렘을 드러냈다.
극장 1층에서 만난 강지훈 무대기계감독 역시 개관을 앞둔 긴장과 기대가 묻어나는 표정이었다. 강감독에게 “쿼드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니, 주저함 없이 자랑이 이어졌다.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무엇보다 무대기계감독이다보니 기계들에 대해 자부심이 큽니다. 보이는 것처럼 객석 위 천장에 포인트호이스트가 20여 개 설치돼 있는데, 저 장치들을 통해 무대를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죠. 정말 다채로운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극장 1층에서 만난 강지훈 무대기계감독 역시 개관을 앞둔 긴장과 기대가 묻어나는 표정이었다. 강감독에게 “쿼드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니, 주저함 없이 자랑이 이어졌다.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무엇보다 무대기계감독이다보니 기계들에 대해 자부심이 큽니다. 보이는 것처럼 객석 위 천장에 포인트호이스트가 20여 개 설치돼 있는데, 저 장치들을 통해 무대를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죠. 정말 다채로운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객석 상부에 더 다양한 무대를 만들 수 있는 장치들이 들어서 있다. ⓒ이선미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진다는 건 창작자들의 무한한 상상력이 좀 더 현실화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쿼드 무대 역시 그 세계를 뒷받침하려고 한다. 블랙박스 상태의 극장은 여러 형태로 변신이 가능하다. 가변적 무대는 쿼드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다. 기존의 일반적인 무대 형태인 프로시니엄, 즉 액자형을 벗어나 공연의 성격에 따라 변화무쌍한 무대를 만들 수 있다.
쿼드에는 넓은 갤러리가 사방을 빙 둘러 설치돼 있다. 무대를 더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해 갤러리의 난간은 탈부착이 가능하게 했다. ⓒ이선미
“그렇다면 쿼드에선 어떤 무대들이 가능해지나요?”, “먼저 210석 규모로 운용되는 전통적인 프로시니엄(액자형) 무대가 있습니다. 패션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런웨이 무대는 모듈형 객석 132석에서 관람이 가능합니다. 양방향 무대로 연출할 때는 수납식 126석, 모듈형 132석이 마련되죠. 이밖에도 투우경기장처럼 운용할 수 있는 아레나 형태와 돌출형 무대도 가능해요. 공연의 성격에 따라서 가장 적절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210석 규모로 운용되는 프로시니엄(액자형) 무대 ⓒ대학로극장 쿼드
“조명과 음향 역시 많은 준비를 했어요. 조명장비가 다방향, 다각도로 설치돼 조명사각지대가 그만큼 줄어들 겁니다. 가변적 블랙박스 공연장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죠.” 특히 쿼드는 음향 장비를 모두 국산화했다. 메인 스피커부터 서라운드 스피커와 앰프 등 주요 장비가 모두 국산이다. 극장 특성에 최적화한 음향시스템을 적용하려는 시도이다.
다방향, 다각도로 설치된 조명장치는 시야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대학로극장 쿼드
옛 동숭아트센터의 동숭홀을 리모델링하면서 장비와 시설을 최신화하는 가운데 유니버설디자인 도 적용했다. 관객은 물론이고 공연 관계자들도 장애나 나이에 관계 없이 편안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내부의 단차를 거의 없애고 경사로와 리프트 설치로 이동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장애인 출연자를 위한 대기실과 수유를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단차 없는 분장실과 대기실에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이선미
관객 휴게실에 수유실과 장애인 화장실 유도블록이 보인다. ⓒ이선미
쿼드는 옛 동숭홀의 자취를 완전히 지우지 않았다. 블랙박스 형태 극장 쿼드의 앞쪽 상부에는 거의 4층 높이의 그리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애초에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동숭홀의 기둥도 살아남았다. 거대한 기둥들은 야외에 자리한 그리스 로마 극장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숭홀의 기둥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장치가 되었다. ⓒ이선미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는 계단의 멋진 난간 역시 동숭홀의 자취다. 많은 이야기가 담긴 듯한 이 나무 난간과 계단은 시민들에게 ‘인생이 무대’라는 사실을 상기시킬 법하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마치 레드카펫을 밟는 기분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완만한 경사로 이어지는 극장 계단과 나무 난간 ⓒ이선미
낯선 단어인 ‘QUAD(쿼드)’는 숫자 4와 사각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유서 깊은 대학에서 학생들이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 위해 특별한 놀이와 축제를 벌이던 사각 형태의 마당 을 의미한다. 오늘 대학로에 들어선 이 이름의 극장에서는 동서고금의 무수한 예술작품들이 시민들과 만난다. 무한한 시대와 세계를 담고 있는 이 공간 역시 시민들에게 기쁨과 힘을 주는 활력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쿼드는 오는 7월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연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예술가・관객과 함께, 새로운 극장의 가능성을 열다’라는 콘셉트로 마련한 6주 간의 페스티벌은 클래식과 재즈, 연극과 무용, 전통과 월드뮤직 등 12개 장르가 어우러지는 축제다. 그 첫 무대는 자신들의 색깔로 독특한 클래식을 선보이는 ‘몰토 콰르텟’이 연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젊은 연주자들의 손에서 재창조된다.
쿼드는 7월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연다. ⓒ이선미
지난날 실험적인 창작연극의 본산이었던 남산예술센터가 대학로 쿼드를 통해 그 명맥을 잇는다. 쿼드에서는 연극을 비롯한 예술의 모든 장르가 실험된다. 이런 시도가 이어질 쿼드는 예측불가인 극장이다. 한껏 상상력과 에너지를 비축한 젊은 극장이 개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제 시민들이 즐길 시간이다.
대학로극장 쿼드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