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선 개통의 숨은 공로자 '관악발전협의회' 아시나요?

시민기자 최은영

발행일 2022.06.24. 09:19

수정일 2022.06.24. 17:35

조회 1,292

2022년 1월 19일 신림선 경전철 시승 중인 관악지역발전협의회 회원들
2022년 1월 19일 신림선 경전철 시승 중인 관악지역발전협의회 회원들 ⓒ관악지역발전협의회

신림선 경전철 개통으로 샛강역에서 서울대 앞까지 16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신림선 개통 전에는 서울대 입구 지하철역에서 서울대까지 갈 때도 마을버스를 오래 기다려서 타거나 붐비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신림선을 타고 빠른 시간에 갈 수 있게 되어 주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신림선 경전철 개통식
신림선 경전철 개통식 ⓒ최은영

지난 5월 28일에 개통한 신림선은 서남권 샛강역에서 관악산역까지 총 11개 정거장을 연결하는 총 7.8km 노선이다. 차량은 3량 1편성으로 총 12편성이 운행된다. 배차시간은 출퇴근 시간에는 3.5분, 평상시에는 4~10분 간격이며 하루 최대 13만 명 수송이 가능하다. 
신림선 경전철 개찰구
신림선 경전철 개찰구 ⓒ최은영

신림선에는 국내 최초 차세대 무인운전시스템인 '국산 철도신호시스템(KRTCS)'이 도입되었다. 기관사 없이도 차량 출발, 정지 등 열차 운행의 진로, 스크린 도어 등이 종합관제실에서 조정, 제어가 가능하다. 혹시 모를 기관사의 오류로 발생하는 열차사고 및 장애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림선 경전철 내부 제일 앞 칸
신림선 경전철 내부 제일 앞 칸 ⓒ최은영
신림선 제일 앞뒤 칸에서 볼 수 있는 내부 선로
신림선 제일 앞뒤 칸에서 볼 수 있는 내부 선로 ⓒ최은영

도림천변을 따라 곡선구간이 많은 신림선은 지형의 특성에 맞게 서울시 최초로 고무차륜 전동차를 도입했다. 고무차륜 전동차는 급 곡선구간에서 궤도와의 심한 마찰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철제차륜 전동차에 비해 소음이 적어 이용자들에게 보다 쾌적한 교통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신림선 경전철 내부 객실
신림선 경전철 내부 객실 ⓒ최은영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는 신림선 경전철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는 신림선 경전철 ⓒ최은영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한 신림선 경전철을 타보니 전반적으로 정차역과 지하철의 분위기가 밝았다. 제일 앞뒤 칸에서는 선로를 보면서 갈 수 있어 인상적이었고, 기관사는 없지만 안전요원이 있어 불시의 사고 등에도 대비할 수 있었다.
신림선을 이용하고 있는 승객들
신림선을 이용하고 있는 승객들 ⓒ최은영

신림선 경전철에 탄 시민들의 얼굴은 밝았는데, 그만큼 오랫동안 교통정체 해결에 도움이 될 신림선의 개통을 기다리지 않았나 싶다. 신림선 경전철이 개통되자 누구보다 기뻐하며 환영한 단체가 있다. 바로, 신림선 경전철 개통을 위해 오랫동안 함께 노력해 온 ‘관악지역발전협의회’이다.
관악지역발전협의회 정기총회 당시 기념 사진
관악지역발전협의회 정기총회 당시 기념 사진 ⓒ관악지역발전협의회

관악지역발전협의회(이하 관발협)는 지역 발전을 위한 자발적인 주민모임이 단체로 발전한 경우다. 신림선 경전철, 사시존치 운동과 고시촌 활성화,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 등 지역 현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쉼 없이 달려왔다. 처음에는 작은 주민모임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2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주민자치조직으로 성장하였다. 
관악지역발전협의회  창립총회 모습
관악지역발전협의회 창립총회 모습 ⓒ관악지역발전협의회

신림선 경전철과 관련한 활동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3월 신림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였다. 2008년 1월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사업제안서 적격성 조사를 완료했고, 2008년 11월에는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 확정고시가 발표되었다.
2012년 신림선 경전철 조기착공을 촉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
2012년 신림선 경전철 조기착공을 촉구하는 비상대책위원회 ⓒ관악지역발전협의회

2011년 12월에는 전문건설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신림선 경전철 관련 주민공청회’를 개최하며 노선계획, 정거장 위치, 환경영향 저감방안 등을 논의하였다. 2012년 10월에는 대학동에서 신림선 경전철 조기착공 호소문을 작성하고, 신림선 착공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하였다. 아울러 ‘신림선 경전철 조기착공 비상대책위 준비모임’도 결성하였다. 
2015년 신림선 경전철 관련 정책 토론회
2015년 신림선 경전철 관련 정책 토론회 ⓒ관악지역발전협의회

이렇게 주민 스스로가 관악구의 열악한 교통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기 시작했고, 대학동과 서림동, 삼성동 주민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자 2013년 5월 ‘관악신림지역발전협의회’가 시작되었다. 이후 더 많은 주민들의 참여로 봉천동, 남현동 등 관악구 전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 ‘관악발전협의회’로 발전하였다. 
2015년 9월 7일 신림선 경전철 기공식이 열렸다.
2015년 9월 7일 신림선 경전철 기공식이 열렸다. ⓒ관악지역발전협의회

2013년 10월에는 ‘서울시 도시철도기본계획 변경안 및 전략환경영향 평가 초안 주민설명회’를 동작구청에서 개최하였고, 2015년 8월, 9월에는 신림선 경전철 관련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이런 노력들의 작은 결실로 2015년 9월 7일에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에 ‘신림선 경전철 기공식’을 관악산 입구 만남의 광장에서 개최하였다. 
2022년 1월 19일 신림선 경전철 개통 시승식
2022년 1월 19일 신림선 경전철 개통 시승식 ⓒ관악지역발전협의회

2016년 10월 관악산 입구에 느티나무 이식을 시작하며 신림선 경전철의 사실상 착공이 시작되었고, 2016년 10월 25일 신림선 경전철 착공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이렇게 오랜 기간의 공사와 관발협과 주민들의 노력을 거쳐 신림선 경전철은 개통하게 되었다. 2022년 1월 19일에는 관악발전협의회 소속 30여 명이 관악산 공원 입구 ‘관악산역’에서 경전철에 탑승하는 시승행사를 가졌다.
관, 민, 정,학의  아름다운 협치를 바라는 이석근  관악지역발전협의회 회장
관, 민, 정, 학의 아름다운 협치를 바라는 이석근 관악지역발전협의회 회장 ⓒ관악지역발전협의회

“낙후된 교통의 외딴섬 같은 고시촌, 서울대 정문 앞에 지하철이 열렸다는 것은 상징하는 의미가 큽니다. 관악구는 관악산 중심의 숲세권으로 좋은 주거환경을 가지고 있고, 서울대가 한국형 실리콘밸리 촉진 지구로 선정되었습니다. 산과 교통과 연구단지가 하나로 어우러져 역세권, 학세권, 숲세권이 연계되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변두리 관악구가 신림선이 생김으로 강남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니 기쁘고 감개무량합니다.” 이석근 관악지역발전협의회 회장은 신림선 경전철 개통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도시 문명의 발전과 교통 인프라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이회장은 사법시험 폐지로 대학동 고시촌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되었는데, ​교통 인프라 확대로 활로를 찾기 바란다며, 결실이 또 하나의 시작으로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가도록 아울러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1970년대 서울대가 관악구로 이전하고 1980년대부터 고시촌이 형성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많이 배출해 낸 인재 양성소 관악구가 2007년 사법시험 폐지로 많은 주민들이 이사 가면서 동네가 슬럼화되었습니다. 고시촌은 한때 지성의 전당이었으나 고시·고시텔이라는 명칭이 가난한 일용직, 저생활권자가 사는 곳이 되면서 고시촌은 망하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이 큰 아픔이었습니다. 관악구가 달동네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탈피해서 번데기에서 나방이 되는 관악구가 되길 바라며 관,민,정,학이 아름다운 협치를 하는 관악구가 되기 바랍니다.”
신림선 경전철 노선안내
신림선 경전철 노선안내 ⓒ최은영

지금까지 신림선 경전철 개통과 신림선 개통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관악구 주민조직 ‘관악지역발전협의회’의 활동을 돌아보았다. 10여 년 전부터 지역을 살리자는 일념으로 신림선 개통을 위해 여러 활동을 전개해 온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된 것이 뜻깊었다.

결실은 또 하나의 시작이다. 앞으로 서울대와 상생을 통해 관악 서울대 첨단과학밸리와 청년창업도시를 육성하고, 난곡선, 서부선 등과의 연계로 관악구 교통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민주, 협동, 자립을 바탕으로 참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명품 마을을 만들기 위한 관악지역발전협의회의 노력과 활동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주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관악지역발전협의회가 더욱 앞장서길 바란다. 

관악발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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