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심권 진입도 빠르게! 장점 많은 '신림선'

발행일 2022.06.13. 11:18

수정일 2022.06.13. 17:55

지난 5월 28일, 경전철 신림선이 개통했다. 착공 이전부터 생각하면 10년이 넘게 걸린 공사. 경전철 신림선은 그동안 교통 사각지대였던 서울 서남부, 그중에서도 특히 관악구 대학동, 신원동과 보라매, 대방동을 하나의 지하철로 연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총 구간은 8km 남짓하지만 11개의 역으로 더 많은 서울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그동안 버스에만 의존해야 했던 보라매공원, 보라매병원, 서울지방병무청 등도 연결했다.

어느덧 경전철이 개통된 지 보름이 지났다. 경전철은 과연 기존 목표인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교통난 해소’에 얼마나 영향을 줬을까? 대학동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경전철 신림선을 이용하며 꼼꼼히 살펴보았다.

경전철 신림선은 총 11개 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재혁

30분 넘게 걸리던 대학동에서 신림역까지 4분 만에

경전철 신림선의 첫 번째 목표는 도림천을 따라 흘러들어가는 관악구의 대학동, 서원동 등 과거 ‘고시촌’이라고 불렸던 지역의 교통난 해소였다. 이곳은 서울대입구역과 신림역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각 역으로 가는 도로가 한 곳밖에 없어 출퇴근길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출퇴근 시간을 피해도 수없이 놓인 신호등 때문에 차량의 흐름은 답답했고, 이곳에서 신림역까지만 30분 정도가 소요됐다. 신림역까지 버스를 대체할 대중교통이 간절했던 상황이다.

신림선 관악산역 플랫폼 Ⓒ심재혁

이제 관악산역에서 출발하는 신림선을 이용하면 서울대벤처타운역, 서원역을 거쳐 신림역까지 바로 닿는다. 시간도 4분이면 충분. 과거 30분이 넘게 걸리던 것을 4분으로 줄인 셈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시민은 대부분 청년들로, 특히 청년들의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는 것을 경전철 신림선을 타고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 Ⓒ심재혁

단절됐던 관악구와 동작구를 연결

신림선의 두 번째 목표는 신림역에서 보라매역까지, 관악구와 동작구의 교통 사각지대 해소였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동작구는 7호선(이수-남성-숭실대입구-상도-장승배기-신대방삼거리-보라매), 관악구는 2호선(사당-낙성대-서울대입구-봉천-신림-신대방)에만 의존해야 했고, 두 지역간의 이동은 버스로만 가능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보라매로, 보라매역을 제외한 지역은 지하철이 없어 버스를 이용해서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이동해야 했다. 신림선은 당곡-보라매병원-보라매공원-보라매역을 통해 교통 사각지대였던 보라매 지역을 연결했다. 특히 이 지역은 서울시립 보라매병원과 서울시 서남부 최대 공원인 보라매공원이 있어 보행약자인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이 많이 오가는데, 신림선이 보행약자의 발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림역과 보라매역 사이의 교통 사각지대를 경전철 신림선이 연결했다. Ⓒ심재혁

4개 지하철 노선 환승으로 더 빠르게

경전철의 수용능력은 중전철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경전철은 지선버스처럼 지하철 역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이를 경전철 신림선은 200% 해내고 있다. 바로 2호선 신림역, 7호선 보라매역, 1호선 대방역, 9호선 샛강역 환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림선 대방역에서는 1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심재혁

특히 환승 가능한 2호선과 7호선, 9호선은 강남 지역을 지나기 때문에 강남으로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2호선은 강남역, 7호선은 논현역, 9호선은 신논현역 등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여기에 같은 날 개통한 신분당선이 이 역들을 한 번 더 연결해 준다.

1호선으로 환승 가능한 대방역을 통해서는 도심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 관악구 등 서울 서남부는 도심권 진입이 상당히 어려워 버스를 타고 이동해도 최소 1시간 이상 소요되었지만, 신림선을 이용하여 대방역에서 환승하면 용산역까지 5분, 서울역까지 12분, 종로 5가까지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샛강역의 9호선 환승 통로. 신림선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심재혁

직접 신림선의 전 구간을 이용해 보면서 신림선의 교통난 해소 효과와 영향력을 살펴보았다. 신림선은 단순히 지하철 노선이 하나 개통되었다는 측면을 넘어, 교통 사각지대인 서울 서남부 지역의 ‘교통 혁신’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추후 개통될 난곡선까지 더해지면, 신림선의 효과는 배가 될 예정이다. 교통정체로 오래 걸렸던 청춘들의 지친 출퇴근길,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보라매병원 및 보라매공원으로의 이동, 강남과 도심으로의 더 빠른 이동, 모두 신림선이 톡톡히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