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키워드로 떠오른 'NFT 아트', 대체 뭐길래?

서울사랑

발행일 2022.05.13. 13:55

수정일 2022.05.13. 13:56

조회 10,365

최근 트렌드 키워드로 떠오른  ‘NFT 미술’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트렌드 키워드로 떠오른 ‘NFT 미술’에 대해 알아본다
작은 디지털 픽셀 아트 하나가 약 284억원에 거래되고, 무명 작가의 디지털 아트는 약 785억원에 판매됐다. NFT 미술 얘기다. 지난해부터 핫 키워드로 떠오른 NFT 미술에 대해 알아봤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디지털 세상의 ‘진품증명서’

2021년 영국 <콜린스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NFT’를 선정했다. 팬데믹을 거치며 NFT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NFT라는 단어를 볼 수 있다. NFT 아트 작품이 몇십억원에 팔렸고, 모 기업이 NFT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기사 일색이며, 새로운 투자 수단인 NFT는 놓칠 수 없다는 댓글도 보인다.

그렇다면 대체 NFT가 뭘까?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란 뜻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한 이미지, 동영상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의미한다. 디지털 세상의 ‘진품증명서’ 혹은 ‘등기권리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유일성과 고유성이라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바로 이 점이 예술 작품의 특징과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그 어떤 분야보다 NFT를 발 빠르게 받아들인 곳이 바로 미술 시장이다.

지난해 NFT 플랫폼 ‘픽셀리아(Pixelia)’를 오픈한 올리비아박갤러리의 박은 대표는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디지털 콘텐츠여도 NFT가 있으면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구매, 소유, 판매까지 미술 거래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NFT 미술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실물이 있어야만 소장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던 미술 작품이 온라인에 등장하면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가치를 얻는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디지털 아트는 진품과 복제품의 구별이 불가능해 작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NFT 기술로 원본을 입증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특히 ‘디지털 세대’라 불리며 가상 화폐를 사용하는 데 익숙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누구나 창작자가 되어 NFT 오픈 마켓에 작품을 올려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 따라서 NFT 플랫폼은 아티스트로 당당히 창작 활동을 인정받고픈 신인 작가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올리비아박갤러리의 박은 관장은 얼마 전 NFT 플랫폼 ‘픽셀리아’를 오픈하고 NFT 미술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올리비아박갤러리의 박은 관장은 얼마 전 NFT 플랫폼 ‘픽셀리아’를 오픈하고 NFT 미술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마리킴 작가의 10초 분량의 영상 작품 ‘미싱&파운드’는 NFT 미술품 경매에서 약 6억원에 팔렸다.
마리킴 작가의 10초 분량의 영상 작품 ‘미싱&파운드’는 NFT 미술품 경매에서 약 6억원에 팔렸다.

훈민정음해례본을 NFT로 소유하다

간송미술관은 그동안 소장하고 있던 국보 ‘금동삼존불감’을 외국계 암호 화폐 투자자 모임 헤리티지 ‘다오(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에 25억원에 판매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간송미술관은 이미 지난해 국보 ‘훈민정음해례본’을 바탕으로 NFT 100개를 만들어 개당 1억원에 판매한 바 있다.

가상공간에서 미술을 접한 후 현실 공간의 미술에 눈뜨는 경우도 있다. 기존 미술 애호가보다 연령대가 한참 낮아진 요즘 컬렉터들은 권위에 기대지 않는다. 명작을 스스로 발굴해낸다. 좋은 작품을 빨리 알아보기 위해 미술공부도 적극적으로 한다. 

앞서 두 차례 NFT 아트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한 올리비아박갤러리의 박은 관장은 설명회에 매번 40명가량이 참석했고, 그중에는 10대나 20대 초반의 참석자가 적지 않았다고 전한다. “NFT 미술의 장점 중 하나는 진입 장벽이 낮다는 거예요. 누구나 작품을 소유할 수 있고, 누구나 아티스트가 되어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요. 꼭 투자 개념이 아니더라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만큼 작품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10대든, 20대든 얼마든지 참여가 가능한 아주 매력적인 미술 시장입니다.”
간송미술관에서 디지털화해 NFT로 선보인 훈민정음해례본.
간송미술관에서 디지털화해 NFT로 선보인 훈민정음해례본.

NFT는 미술품과 만나 큰 효과를 내고 있다. 미술 작품의 증명서를 나눠 갖는 방식으로 공동 구매, 조각 투자도 가능하다. 재테크를 넘어 아트와 테크의 만남으로 아트테크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 ‘테사’의 김형준 대표는 투자 분야가 그러하듯 미술품 투자 역시 “아는 만큼 돈이 된다”고 말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작품 소유권 현황과 거래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통상 1~2년 안에 미술품 매각을 통한 수익이 발생하지요. 그사이에는 미술품 임대와 저작권 운용으로 발생한 운영 수익 또한 올릴 수 있고요.”

명암이 교차하기도 한다. 지난여름 한 마케팅업체가 김환기와 박수근 작가의 작품을 NFT로 판매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가 저작권자들의 동의 없는 NFT 발행이라고 항의하자 이틀 만에 철회한 일이 그 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NFT의 가능성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NFT는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핵심 요소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신세계 등 대기업이 NFT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국내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도 지난 해 11월 NFT 기반 디지털 아트 플랫폼 ‘XXBLUE’를 론칭했다. “NFT 덕분에 디지털 아트 시장은 빠르게 대중화됐고, 예술은 이렇게 다시 한번 진화 중입니다.” 론칭을 이끈 서울옥션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30년 동안 미술계는 아트 마켓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블록체인과 NFT의 등장은 1년 만에 수많은 작가와 작품이 빠르게 알려지는 시대를 열었다. 또 예술 산업의 지형도도 바꾸었다. 이제 디지털 아트는 엄연한 예술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논란을 거듭하면서 예술은 발전하고 진화합니다.” TV로 작품을 만든 백남준이 오래전에 한 말을 곱씹어보게 되는 요즘이다.
젊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선보이며 M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파운드리 서울.
젊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선보이며 M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파운드리 서울.

MINI INTERVIEW
서안나 (MZ세대 미술 애호가)
서안나 (MZ세대 미술 애호가)

“실제 NFT 미술 플랫폼을 구경하는 것이 취미이고, NFT 작품을 구매한 친구도 있어요.
현실과 가상의 범주를 넘나드는 몽환적인 작품이 많아 끌려요.
가상공간이라는 점에서 더 매력적으로 와닿습니다.
온라인상에서 NFT 미술을 접한 후, 실물을 전시하는 갤러리에 직접 찾아가는 등
예술을 즐기는 방법이 더욱 다양해졌어요.”

최충훈 (화가, 디자이너)
최충훈 (화가, 디자이너)

“오후 2시에 경매에 들어갔는데 2시 30분에 그림이 완판되었어요.
속도와 금액도 놀라웠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방식으로
아티스트로 인정받아 감회가 새로웠어요.”


오리엔탈 무드와 화려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패션으로 유명한 최충훈 패션 디자이너. 중견 패션 디자이너지만, 아티스트로서는 이제 막 시작한 신진 작가다. 그는 얼마 전 NFT 플랫폼을 통해 낮과 밤을 테마로 나눠 그린 ‘그리움’ 시리즈 중 ‘그리움-밤’ 이라는 작품을 NFT 플랫폼을 통해 판매했다. 평소 의상에 입힐 패턴을 직접 그리는 아트워크를 해왔기에 그림 그리는 게 낯설지는 않았지만, 가상공간의 위력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국가 대표 글로벌 한정판 NFT
국가 대표 글로벌 한정판 NFT

서울디자인재단은 대한체육회와 함께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국가 대표 선수들의 이미지를 활용한 NFT 개발에 나선다. 지난 1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국가 대표 선수단 ‘팀 코리아’를 활용한 NFT 발행 이후 두 번째 한정판 국가 대표 NFT 발행이다. 한정판 국가 대표 NFT는 아시안게임 개막과 함께 출시할 예정이며, 동일한 기간에 DDP에서 국가 대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극적인 순간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디지털 아트 형태로 무료 전시할 예정이다.

요즘 뜨는 NFT 아트 투자, 이것만은 알아두자
플라스터스태츄 © 옥승철, 아트선재.
플라스터스태츄 © 옥승철, 아트선재.

투자보다 예술에 대한 관심이 먼저!
전문가들은 NFT가 암호 화폐보다 변동성이 더 크다고 말한다. NFT 미술 투자로 큰 수익을 본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기욤 패트리(Guillaume Patry)는 방송에서 “NFT는 혁명적인 투자처”라면서도 “다만 주식, 암호 화폐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므로 예술에 관심 없이 투자만 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의 불확실성을 유념할 것
NFT 예술 작품의 가격은 순식간에 몇십, 몇백 배로 폭등하기도 한다. 반대로 희소성이 떨어지거나 해당 작품만의 스토리에 대한 매력이 사라지면 무서울 정도로 폭락하기도 한다. 또 NFT 예술 작품 거래 수단이 암호 화폐라는 점도 투자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소유권이지 저작권이 아니다
NFT 예술 작품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저작권 관련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구매자가 보호받을 방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게 된다.


미술 시장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문가들은 NFT 아트에 투자하기 앞서 “좋은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는 안목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과거 NFT 거래 내역을 꼼꼼히 살펴보고, 관련 기사와 인스타그램, 디스코드, 트위터 등 각종 커뮤니티의 반응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좋다. 많이 공부하고 소액으로 조금씩 투자하면서 경험을 쌓아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임지영 사진 김잔듸, 지다영
출처 서울사랑 (☞ 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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