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맛집, 달빛무지개분수가 돌아왔다!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2.04.18. 14:31

수정일 2022.04.18. 18:44

조회 13,816

밤하늘을 수놓은 달빛무지개분수
밤하늘을 수놓은 달빛무지개분수 ©박은영

한강 밤하늘에 무지개색의 물줄기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지난 4월 1일,  서울의 대표적인 야경 명소인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가 선명한 봄 햇살과 더불어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으며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가동을 멈춘 지 2년 만에 재가동을 시작한 거다.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는 화려한 무지개 분수의 짜릿한 순간을 감상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하는 지하통로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하는 지하통로 ©박은영
반포한강공원과 세빛섬으로 향해 가는 지하계단
반포한강공원과 세빛섬으로 향해 가는 지하계단 ©박은영

달빛무지개분수를 보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740번 버스를 타면 세빛섬 바로 앞에서 하차할 수 있어서 가장 편리한데, 다른 노선으로 반포한강공원 정류장에 내리면 반드시 지하도를 건너야 한다. 지상으로 걷다 보면 자칫 반포대교 위에 서 있을 수도 있는데, 당황하지 말고 지하도로 향하는 계단으로 내려와 세빛섬으로 향하는 통로를 따라 걸으면 끝에 펼쳐진 반포한강공원을 만날 수 있다. 분수가 재개된 지 두 번째 주말 저녁인지라, 역시 기대감으로 가득 차 보이는 사람들로 이미 자리가 채워져 있었다.
분수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분수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박은영
반포대교에서 쏟아지는 달빛무지개분수쇼
반포대교에서 쏟아지는 달빛무지개분수쇼 ©박은영

다리 위 조명이 밝혀지며 설렘이 차올랐다. 갑자기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아이돌 음악과 함께 분수쇼가 시작된 거다. 반포대교에서 뻗어 나간 물줄기가 허공을 가로질러 크고 웅장한 포물선을 그린다. 거기에 신나는 음악이 흥을 더했다. 하얀색과 파란색, 녹색과 빨간색 혹은 여러 가지 색이 공존하는 거대한 물줄기는 멀리 반짝이는 도심의 불빛을 감싸며 장관을 이룬다. 사람들은 그 순간을 담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다. 밤하늘에 파티가 펼쳐진 듯한 그 모습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낮에는 밤의 무지개 분수와는 다른 모습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데, 휘날리는 버들가지와 버들잎을 형상화하는 등 백여 가지의 다양한 연출을 감상할 수 있다니 기대할 만하다.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듯 뿜어내는 분수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듯 뿜어내는 분수 ©박은영

달빛무지개분수는 비수기인 6월 말까지 매일 20분씩 총 5회 가동하는데, 낮 12시, 저녁 7시 30분과 8시, 그리고 8시 30분과 마지막 타임인 9시이며, 성수기인 7~8월에는 마지막 타임으로 9시 30분에 1회가 추가된다. 음악과 더불어 화려함을 뽐내는 달빛무지개분수가 뿜어내는 물의 양만 분당 190톤에 달한다고 한다. 반포대교 570m 구간 양측, 총 1,140m에 380개 노즐을 설치, 수중 펌프로 끌어올린 한강 물을 약 20m 아래 한강 수면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크고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달빛무지개분수는 지난 2008년에 세계 최장 교량 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며 그 특별함을 인증받은 바 있다.
반포한강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
반포한강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 ©박은영
반포 한강공원의 보물, 세빛섬의 풍경
반포 한강공원의 보물, 세빛섬의 풍경 ©박은영

30분간의 휴식시간에는 푸드트럭의 다양한 먹거리나 편의점의 한강 라면을 즐기거나, 우크라이나 국기색 조명으로 평화를 기원하고 있는 세빛섬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처음 가본 사람들에게 색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세빛섬은 2014년에 조성한 인공섬이다. 서로 겹칠 때 가장 많은 색을 만들어내는 빛의 삼원색처럼 3개의 섬이 조화를 이루어 한강과 서울을 빛내라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세빛섬의 가장 큰 공간이자 서쪽 출입구의 가빛섬은 내부에 식당, 카페, 웨딩홀, 수상레저 등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이 입점하여 있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야경 속 고층건물과 한강, 그리고 세빛섬
야경 속 고층건물과 한강, 그리고 세빛섬 ©박은영
한강에 반사된 조명이 더욱 빛이 나는 야경 속 세빛섬
한강에 반사된 조명이 더욱 빛이 나는 야경 속 세빛섬 ©박은영

물 위에 떠 있는 세빛섬을 거닐면 서울을 벗어난 교외에 도착한 느낌이다. 물 위의 카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작은 배, '튜브스터' 역시 한강의 밤 풍경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이다. 이처럼 한강의 밤을 지키며 반짝이는 세빛섬은 그 풍경과 분위기에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반포한강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은 이뿐이 아니다. 반포대교 아래를 지나는 잠수교 남단의 달빛광장을 중심으로 자전거길과 걷기길, 피크닉장과 체력단련장, 농구장, 축구장 등이 있어 많은 사람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세빛섬의 작은배들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세빛섬의 작은배들 ©박은영

달빛무지개분수가 너무 멀다고 생각된다면 집에서 가까운 분수를 찾으면 된다.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를 시작으로 뚝섬과 여의도, 난지와 이촌한강공원의 분수가 5월 1일 재가동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분수의 성능을 개선,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반포공원의 ‘달빛무지개분수’는 노후 조명을 LED 조명으로 교체해 분수쇼가 더 화려해졌으며, 단순한 분수였던 ‘난지거울분수’는 음악분수로 변신했고, ‘뚝섬음악분수’는 물줄기 패턴이 다양해지고 연출 능력이 향상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렇듯 다채롭게 준비된 분수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매일 가동되며 하루 4~6회 회당 20분씩 가동된다. 분수마다 특색과 매력, 가동시간이 다르므로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다면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기반시설과로 문의하면 된다. 다만 신체접촉 우려가 있는 물놀이형 분수 시설인 여의도 '물빛광장', 난지 '물놀이장분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분간 운영하지 않는다. 
주말 저녁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를 즐기는 사람들
주말 저녁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를 즐기는 사람들 ©박은영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색색의 무지개 분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으로 가득해 보였다. 코로나와 일상의 스트레스로 무너진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이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꼭 챙겨야 할 것 같다. 이제 도시를 수 놓는 찬란한 분수 쇼와 더불어 우리의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도 다시 회복되길 기대해본다.  

반포한강공원 달빛무지개분수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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