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족 된 '서울 영테크' 상담사에게 배우는 재테크의 기본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2.04.04. 15:40

수정일 2023.05.24. 15:57

조회 3,196

지난 11년간 금융업에 종사했던 김병훈 상담사를 만났다.
지난 11년 간 금융업에 종사했던 김병훈 영테크 상담사를 만났다. ©조수연

서울시가 만19~39세 청년들에게 맞춤형 종합재무상담을 제공하는 '서울 영테크' 사업. 작년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으나, 올해는 대면 및 방문 상담을 통해 더 많은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벌써 3,000명 넘는 청년이 상담을 신청했고, 상담 대기인원은 2,000여 명에 달한다. 그동안 목말랐던 재무상담이라는 ‘갈증’을 서울 영테크가 해결해주고 있는 것이다.

서울 영테크 대면 및 방문 상담에서 실제 상담사들은 청년들에게 어떤 재무상담을 해주고 있을까? 서울 영테크 대면 상담사로 활동 중인 김병훈 상담사를 만나 직접 물어보았다. 김병훈 상담사는 증권사 신입사원부터 과장까지 11년 동안 금융업에 종사한 전문가이자, 30대 후반의 나이에 파이어족(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이 된 인물이었다.

Q. 서울 영테크 상담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개인적으로 '0원'에서 시작해 11년 동안 계속 일하면서 투자하면서 비로소 재무 독립,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었는데요, 그 경험을 후배들, 사회초년생들에게도 나눠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데요, 한국CFP협회에서 "서울시가 서울 영테크 대면 상담사를 모집하고 있다"라는 안내 메일을 받았고, 바로 영테크 상담사로 지원했습니다.

Q. 상담은 주로 어디서 진행하나요?
A. 비대면과 달리 대면은 장소가 중요합니다. 서울 영테크에서는 감사하게도 청년지원센터 청년오랑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청년오랑은 상담실이라는 공간이 있어 상담하기 더 편합니다. 다만, 청년오랑이 먼 경우도 있으니, 그런 경우에는 상담자의 직장이나 학교 등 인근 카페에서 만나 상담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Q. 서울 영테크는 일회성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A. 그 부분이 아쉽긴 합니다. 일반적인 재무상담과는 다르게 모니터링이라는 과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상담을 통해 목표를 잡으면 이를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고, 교육적인 측면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인 재무 및 금융 상식과 함께 기본적인 투자 상품, 상품을 알아가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영테크 대면 상담은 서울 청년 오랑 등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조수연
영테크 대면 상담은 서울 청년 오랑 등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조수연

Q. 청년들은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던가요?
A. 진로 걱정을 많이 하더라구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지고 싶다는 말도 많이 했습니다. 이를 위해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를 설계해주고, 청사진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특정 금액을 지정하고 목표 수익률 등을 확인하는 방법 등 구체적인 수치로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막연한 희망과 정확한 수치로 제시하는 희망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가는 길이 힘들어도 명확한 목표가 있으면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Q. 투자와 세테크 부문을 상담할 때는 어떤 점을 강조하시나요?
A. 청년 상담자 중에는 “투자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서 "투자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했다"고 말하더군요. 투자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먼저, 코스피 200 지수와 같은 투자 방법을 알려줍니다. 정확한 종목이 아닌, 전반적인 흐름을 소개합니다. 기본적인 상품부터 설명했습니다. 또한 세테크는 직장인들에게 있어 아주 중요합니다. 급여생활자인 직장인들은 연금이나 펀드 등을 통해 연말정산 때 최대한 환급받아야 하는데요, 연말정산에서 최대한 환급받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수치와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되,
토끼 대신 거북이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저축은 가장 기본, 빚투는 금물입니다! 

Q. 사회초년생, 청년이 가져야 할 좋은 금융 습관이 있을까요?
A.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투자에서는 버릇, 습관이 제일 중요합니다. 안정적으로 돈을 모으지 못하면 가망이 없습니다. 저는 저축을 강조합니다. 저축해야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빚투를 매우 경계합니다. 가상화폐 등을 통해 “한방에 돈을 벌겠다”라는 일확천금을 바라는 이들도 많죠. 하지만 투자에 일확천금은 없습니다. 자칫하면 원금까지 모두 날릴 수 있습니다. 천천히 저축을 기반으로 투자하면 거북이처럼 느릴지라도 재무적 독립성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토끼 대신 거북이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여윳돈이 생기면 투자는 뭐든 할 수 있습니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2년 전, 해약한 저축통장. 김병훈 상담사는 저축을 상당히 강조했다.
2년 전, 해약한 저축통장 영수증. 김병훈 상담사는 저축을 상당히 강조했다. ⓒ조수연

Q. 대학생은 상대적으로 돈이 없습니다. 대학생들은 어떻게 재테크할 수 있을까요?
A. 대학생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아르바이트로 받은 급여를 모두 저축하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대학생들은 돈을 대부분 소비해도 됩니다. 다만, 돈을 합리적으로 쓰는 방법, 저렴한 상품을 찾아보는 등 효율적인 소비 습관을 들여놓는 편이 좋습니다.

Q. 급여생활자의 경우는 어떻게 재테크해야 하나요?
A. 50% 이상 저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먼저 “이번 달에는 얼마를 써야지”라고 지출비를 정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월급 대비 소비가 많은 청년에게는?
A. '톱니 효과(ratchet effect)'라는 경제 심리학 용어가 있는데요, 사람들은 소득이 증가할 때 소비를 늘리지만 반대로 소득이 감소해도 종전의 소비 수준에서 쉽게 줄이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톱니 효과에 빠지지 않으려면 불필요한 지출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구독 경제’가 활발해 너무 많은 OTT를 유료 구독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면 좋습니다. 매월 5~6만 원이 작게 보일지라도 1년으로 치면 5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서울 영테크 설명이 담겨있는 서울청년포털 홈페이지
서울 영테크 설명이 담겨있는 서울청년포털 홈페이지 ⓒ서울청년포털

Q. 금융에서 상당히 많은 경험을 했고, 같은 청년이라 청년의 마음을 잘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어떤 상담사로 남고 싶으세요?
A. “상담사님 덕분에 재무 독립을 달성했어요”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습니다. 저와의 상담을 통해 청년들이 용기를 얻고, 꾸준히 재테크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준 상담사로 남고 싶습니다.

Q. 서울 영테크 상담사로 많은 청년을 만나고 있는데, 서울 영테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A. "서울 영테크는 희망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서울 영테크 상담을 통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니까요.

37세의 나이로 파이어족이 된 김병훈 상담사. 그는 증권사 과장 출신으로 청년들에게 금융, 재무에 대해 할 이야기가 너무 많다며 청년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최대한 많이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영테크는 희망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서울 영테크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줬으면 좋겠다.

서울 영테크

○ 대상 : 만 19~39세 서울 청년
○ 내용 : 대면 및 비대면 재무상담, 재테크 금융교육
서울청년포털
○ 문의 : 서울 영테크 전담 사무국 1644-7747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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