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인 패션부터 압구정 오렌지족까지…'서울멋쟁이'는 누구?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1.11.24. 13:10

수정일 2021.11.24. 15:52

조회 170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 ‘서울멋쟁이’ 시대별 유행 패션 한 자리에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서울 40여개 박물관·미술관이 인원제한을 해제하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펼친다. 백신 접종여부와 관계없이 입장과 관람이 가능하고, 일부는 사전예약제를 폐지해 현장에서 바로 입장할 수 있다. 관련기사 클릭 ☞ 박물관·미술관 40곳 특별행사 연다…인원 제한 해제

깊어가는 가을, 가까운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아 그간 삭막했던 일상을 가을 감성으로 가득 채워보면 어떨까.
노원구 공릉동 옛 서울북부법조단지 자리에 나란히 위치한 서울생활사박물관(오른쪽)과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 ⓒ이봉덕
노원구 공릉동 옛 서울북부법조단지 자리에 나란히 위치한 서울생활사박물관(오른쪽)과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 ⓒ이봉덕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이 같은 반가운 소식을 접하니, 필자는 허공에 둥둥 떠돌다가 이제야 발이 세상에 닿은 느낌이었다. 어디를 먼저 갈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집에서 가까운 서울생활사박물관을 찾았다. 지난 11월 19일부터 기획전 ‘서울멋쟁이’가 열리고 있다.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시 ‘서울멋쟁이’가 11월 19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열린다. ⓒ이봉덕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시 ‘서울멋쟁이’가 11월 19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열린다. ⓒ이봉덕

‘서울멋쟁이’ 전시는 광복 이후 급격한 사회 변동에 따른 서울 사람들의 의생활 변화와 시대별 패션 유행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1945년 광복부터 시작한다. 해방 이후 양장화의 바람, 경제개발과 함께 청바지로 대표되는 청년문화, 컬러 TV 방송과 교복 자율화 정책, 서울올림픽을 통해 다양화된 서울 패션, 멋쟁이들이 즐겨 찾던 서울의 패션 중심지 등 서울 패션의 탄생과 변화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서울 패션의 탄생 과정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봉덕
전시장에서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서울 패션의 탄생 과정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봉덕

영상을 통해 50년대부터 90년대의 패션 스타일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50년대를 대표하는 마카오 신사부터 60년대 미니드레스와 핫팬츠, 70년대 진 팬츠와 나팔바지, 80년대 주니어 패션, 90년대 힙합패션까지 시대별 패션의 변화가 흥미롭다. 패션잡지를 통해서 본 한국 패션의 흐름도 재미있다.
1950-1990 잡지로 보는 한국 패션의 흐름 ⓒ이봉덕
1950-1990 잡지로 보는 한국 패션의 흐름 ⓒ이봉덕

1950년 한국전쟁에서 얻은 군복과 구호품을 입는 가난 속에서도 패션에 대한 열망을 지닌 마카오 신사와 자유부인이 있었다. 전쟁 이후에는 명동의 양장점들을 중심으로 서울 패션이 시작되었다. 이렇듯 멋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은 시대와 상황을 뛰어넘게 만든다. 60년대에는 경제개발을 위해 간편한 양장 생활이 강조돼, 개량 한복 등 의복이 간소화되고 양장이 일상화되었다. 전시를 관람하며 그 당시 짧은 핫팬츠를 입고 길을 활보했던 젊은 여인들의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950년대에 유행했던 마카오 신사 패션 ⓒ이봉덕
1950년대에 유행했던 마카오 신사 패션 ⓒ이봉덕
1960년대 유행했던 핫팬츠 ⓒ이봉덕
1960년대 유행했던 핫팬츠 ⓒ이봉덕

이어서 경제 성장 속에서 자란 대학생들이 1970년대 청년 문화와 패션을 주도했다. 이들은 대중 매체를 통해 해외 패션 정보를 파악해 세계적 유행이었던 장발머리에 통기타 음악과 청바지, 미니스커트를 받아들였다. 80년대는 1981년 시작된 컬러 TV 방송으로 옷과 액세서리까지 관심이 확대됐고, 1983년 교복자율화로 영패션 시장이 새롭게 형성됐다. 대학가와 명동을 중심으로 유니섹스 웨어를 판매하는 패션 전문점도 생겨났다. 서울올림픽 이후, 기능성 스포츠 웨어와 레저 용품을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  
1970년대에 세계적 유행과 함께 입었던 나팔바지 ⓒ이봉덕
1970년대에 세계적 유행과 함께 입었던 나팔바지 ⓒ이봉덕
1980년대 대학가와 명동을 중심으로 패션 전문점이 생겨났다. ⓒ이봉덕
1980년대 대학가와 명동을 중심으로 패션 전문점이 생겨났다. ⓒ이봉덕

90년대는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의 힙합패션이 X세대의 패션을 대변했다. 더불어 서울 곳곳에 특색 있는 패션 중심지들이 생겨났다. 패션의 본거지 명동, 고급 패션 중심지 압구정동과 청담동, 패션 도매시장 동대문, 대학 패션문화가 있는 이대와 홍대 등이 대표적이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서울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옷을 입을까? 세대별 패션은 취업, 결혼, 은퇴 등의 생애 주기와 맞물려 변화하는데, 서울 사람들은 유행을 따르지만,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패션을 원하기도 했다. 
X세대의 패션을 대변한 1990년대 힙합패션 ⓒ이봉덕
X세대의 패션을 대변한 1990년대 힙합패션 ⓒ이봉덕
서울 패션 중심지 명동, 압구정동과 청담동, 동대문, 대학가의 패션을 살펴볼 수 있다. ⓒ이봉덕
서울 패션 중심지 명동, 압구정동과 청담동, 동대문, 대학가의 패션을 살펴볼 수 있다. ⓒ이봉덕

단순히 몸을 가리고 비바람을 막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소통을 위해 입는 옷, 과연 옷을 잘 입는 ‘서울멋쟁이’는 누구일까. 패션디자이너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나는 옷을 디자인하지 않는다. 꿈을 디자인 한다”라고 말했다. TPO에 맞게 옷을 입고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누구나 서울패션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전시장에서는 '오늘, 당신이 서울 패션의 주인공'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봉덕
전시장에서는 '오늘, 당신이 서울 패션의 주인공'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봉덕

기획전시를 관람했다면 아래층 상설전시관도 들러보자. 상설전시관에선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이 지금의 발전한 도시가 되기까지 변화된 모습과 더불어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시민들의 애환을 느껴볼 수 있다. 어린이체험실, 구치감 전시실도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상설전시 온라인 VR 전시관람’도 가능하다.
'2021 가을, 박물관·미술관에 빠져든다' 포스터 ⓒ서울시
'2021 가을, 박물관·미술관에 빠져든다' 포스터 ⓒ서울시

서울생활사박물관을 나오면, 옆 건물에 여성공예인들의 창작과 창업을 지원하는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이 있다. 공예 창작자와 창업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찾아 머물기 좋은 넉넉한 공간과 공예스튜디오, 공예상품을 즐길 수 있는 개방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서울생활사박물관과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서울생활사박물관 기획전 ‘서울멋쟁이’

○ 전시기간 : 2021. 11. 19.~2022. 3. 27.
○ 가는법 : 6, 7호선 태릉입구역 5, 6번출구에서 도보 3분
○ 관람시간 : 화~일요일 9:00~18:00
○ 관람료 : 무료, 자유관람
온라인VR 관람(상설전시장)
홈페이지
○ 문의 : 02-339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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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이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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