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을 통해 저도 성장하고 있어요" 멘토·멘티가 함께 웃는 서울런

시민기자 최지연

발행일 2021.11.03. 14:13

수정일 2023.11.07. 13:36

조회 9,794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어요
저도 진로 고민 때문에 먼 길을 돌아왔기에
멘티들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받기도 주기도 한다. 1시간의 미팅, 1년 동안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 몇 년 간 만나온 친구, 그리고 매일 보는 가족까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주고 받는다. 단 10분의 연설이지만, 깊은 울림을 통해 다시 힘을 내는 원동력을 얻기도 한다. 오늘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유다현 서울런 대학생 멘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멘토링을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말하는 유다현 멘토 ⓒ최지연
멘토링을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말하는 유다현 멘토 ⓒ최지연

'서울런 멘토링'은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 등 학습 공백으로 인한 소득계층 간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이다. 2021년 8월부터 시작해 청소년, 청년, 모든 시민으로 점차 대상을 확대해 가며 서울시민의 생애주기에 필요한 모든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대학(원)생 멘토가 초중고생 멘티를 대상으로 교과 강의 지도와 함께 진로 상담 등을 지원해 주는 멘토링 서비스도 본격 시작했다. 멘티는 서울런 홈페이지(http://slearn.seoul.go.kr) 회원가입을 통해 자격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는데, 멘티가 되면 온라인 학습 사이트에서 수업을 듣고 멘토들에게 부족한 공부에 대해 조언을 듣거나 학습 진도에 대해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멘토는 서울시 소재 대학(원)생으로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선발된 멘토는 기본 소양교육 과정인 아동학대, 성희롱 예방교육, 멘토링 운영교육, 아동·청소년 심리상담 특강 등을 이수한 뒤 활동하게 되며, 소정의 활동비와 서울특별시 시장 명의의 활동 인증서를 지급 받는다.
서울시는 온라인 학습 사이트 '서울런'을 통해 소득계층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
서울시는 온라인 학습 사이트 '서울런'을 통해 소득계층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

유다현 멘토는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어 서울런 멘토단 모집 공고를 접하고 망설임 없이 신청을 했고, 중학생과 고등학생 4명의 멘티를 배정받았다고 한다. 지원했던 지도 과목은 국어이지만, 국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개별 학습관리부터 진로 상담, 자기주도학습 방법 공유 등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돕고 있다. 4명의 멘티에게 맞는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주 2회 각 30분씩 온라인을 통해 멘토들을 만나 조언을 주고 있다. 

"학창시절에 단순히 강의와 참고서를 추천해주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관심 있는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찾아보면 좋을지에 대한 답답함도 컸고요." 유다현 멘토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현재 맡고 있는 멘티들에게 각자의 학습 목표를 세우고 진로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자 애쓰고 있다.  

지금 맡고 있는 멘티 중엔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도 있는데, 이 학생과 소통하기 위해 전공 교수님께 따로 조언을 구해가며 멘티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공부에 흥미를 보이지 않던 아이였는데, 제과제빵사가 꿈이라고 하길래 요리 레시피 등을 활용해 문장을 읽고 문맥을 파악하는 국어 수업을 진행해 보았어요. 그랬더니 너무 재미있어 하면서 조금씩 학습 태도도 좋아지더라고요." 학생들을 위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 전해주고자 하는 그녀의 진심과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멘티들을 위해 유다현 멘토가 직접 준비한 수업 자료(위) 및 서울런 멘토 가이드 자료(아래)
멘티들을 위해 유다현 멘토가 직접 준비한 수업 자료(위) 및 서울런 멘토 가이드 자료(아래) ⓒ최지연
제과제빵사가 꿈인 학생과는 요리 레시피로 공부를 하고,
진로가 고민인 학생에겐 관심 정보 찾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학생 한 명 한 명 맞춤 학습 조언을 해주려고 노력해요

멘티들은 공부를 하고 싶은데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좌절하고 포기한 경험을 가진 경우가 많았기에 처음에는 학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런 멘티들이 멘토를 신뢰할 수 있도록 유다현 멘토는 적극적으로 신뢰감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멘토링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이 저를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의 경험도 솔직하게 들려주면서 '내가 해냈던 것처럼 너도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려 했죠.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여러가지 공부 방법에 대해 소개해주기도 하고, 입시를 앞둔 수험생에겐 대학 학과 정보 등을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 등을 공유해 주기도 하고요. 감사하게도 멘티가 저로 인해 긍적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그 뿌듯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네요." 
멘토링 자료를 준비하는 유다현 멘토 ⓒ최지연
멘토링 자료를 준비하는 유다현 멘토 ⓒ최지연
멘토링을 통해 저도 변화하고 있어요
학생들을 만나면서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좋은 멘토링을 통해 멘티도 변화하지만 멘토 역시 변화한다. 유다현 멘토는 멘토링을 위해 전공 교수님까지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학교 과제를 할 때 멘토링 경험을 활용해 보는 등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교육학 전공 수업에 임하게 되었다고 한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저에게도 여러 명의 멘티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경험은 아주 특별해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만남의 기회가 적었는데 멘토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유다현 멘토는 멘토링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멘토가 첫 수업에서 사용했다는 자료 ⓒ최지연
유다현 멘토가 첫 수업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자료 ⓒ최지연

서울런 멘토링 프로그램이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할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멘토링에서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멘티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멘토링 시간에 참여할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약속한 시간 직전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좀 난감해요.  멘티가 수업시간을 조정하길 원할 때는 꼭 하루나 이틀 전에는 알려줄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도 보완되면 좋을 거 같아요." 유다현 멘토는 1주일에 4명의 멘티와 수업 시간을 맞춰야 하다 보니 약속 변경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이 부분은 앞으로 꼭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최근 입시를 경험한 기자의 입장에서 서울런 멘토링 프로그램은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기회가 없어서 공부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댈 수 없을 만큼 유익하다고 느껴진다. 서울런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누려 멘토와 멘티 모두가 선한 영향력을 받길 기대해 본다.

시민기자 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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