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모시공예 도전! 한 땀, 한 땀 나만의 컵받침 만들었어요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1.08.26. 14:00

수정일 2021.08.26. 15:57

조회 2,294

지난 7월 사전 관람을 시작한 '서울공예박물관'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고자 첫 비대면 프로그램인 ‘여름엔 모시해’를 진행했다. 프로그램 사전신청자에 한해 공예체험 키트를 집으로 발송해 주면, 참여자는 집에서 온라인 영상을 시청하며 공예품을 따라서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에 필자도 참여해봤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절기별 공예 감상 ‘여름엔 모시해’ 비대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절기별 공예 감상 ‘여름엔 모시해’ 비대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공예박물관 유튜브

모시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천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무언가를 만들거나 사용할 일이 별로 없는 까닭이다. 이전에는 모시를 우아하고 고상한 한복 원단으로만 생각했다.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예체험 프로그램 참여 신청 후 다섯 가지 색의 모시와 꼼꼼한 가이드북이 담긴 ‘여름엔 모시해’ 공예 키트를 집으로 배송받았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혀줄 만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색상이었다. 
 ‘여름엔 모시해’ 공예 키트에는 다섯 가지 색의 모시와 꼼꼼한 가이드북 등이 담겨있었다.
‘여름엔 모시해’ 공예 키트에는 다섯 가지 색의 모시와 가이드북 등이 담겨있었다. ⓒ이선미

그러나 모시는 만만한 재료가 아니었다. 이번에 받은 다섯 빛깔 모시는 각 색깔마다 원단 성글기에 차이가 있었다. 면과 달리 밀리는 경향이 있어 반듯하게 자르기도 어려웠고 바느질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바느질 자체를 너무나 오랜만에 하는 터라 한 땀, 한 땀 꿰매며 식은땀이 나기도 했다. 익숙지 않은 소재이고, 처음 만들어보는 터라 작은 컵받침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도안을 찾고 실을 꺼내 십자수를 놓았다.
오랜만에 도안을 찾고 실을 꺼내 십자수를 놓았다. ⓒ이선미

필자는 일을 더 크게 만들었다. 이왕 만드는 김에 더 예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컵받침에 십자수를 놓기로 한 것이다. 빳빳한 십자수 원단과 달리 칸도 정확하지 않은 모시에 작은 꽃을 수놓았다. 왜 시작했나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마무리를 하고 보니 나름 멋있고 예뻤다. 
서툰 솜씨지만 세상에서 하나뿐인 컵받침을 완성했다. ⓒ이선미
서툰 솜씨지만 세상에서 하나뿐인 컵받침을 완성했다. ⓒ이선미

정해진 형태나 과제가 있는 게 아니어서 마음 편히 손과 마음이 오가는 대로 바느질을 했다. 조금 삐뚤빼뚤 했지만 우리나라 전통 원단에 서양의 십자수를 접목했다며 스스로 만족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감칠질과 홈질 등을 천천히 따라해 보았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감칠질과 홈질 등을 천천히 따라해 보았다. ⓒ서울공예박물관 유튜브

서울공예박물관 유튜브의 ‘여름엔 모시해’ 영상을 찾아 감침질과 홈질부터 바느질을 처음 배우는 것처럼 따라해 보았다. 유튜브에는 모시부채,  모빌, 모시공 등 모시로 시도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여럿 소개돼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작품 가운데 가장 추천하는 건 ‘조각 상보자기’인데, 지금 서울공예박물관 전시3동에서는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전이 상설전시  중이기도 하다. 전시3동은 기증자 허동화의 아호를 따 ‘사전가 직물관’이라고도 불린다. 허동화, 박영숙 부부가 기증한 5,000여 점의 자수품과 보자기를 비롯한 우리 옛 복식, 침선 도구, 실내장식품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3동 로비에 있는 기증자 허동화, 박영숙 부부 흉상
전시3동 로비에 있는 기증자 허동화, 박영숙 부부 흉상 ⓒ이선미

보자기는 물건을 보관하고 장식하기도 하고, 물건을 싸 들고 다닐 수도 있다. 혼례 때도 보자기에 나무기러기를 싸고 예물을 담아 보냈다. 전시에서는 궁중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화려한 문양의 보자기부터 민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한 보자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화려한 문양의 보자기부터 조각조각을 이은 소박한 보자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화려한 문양의 보자기부터 조각조각을 이은 보자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선미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 큰 변화를 가져다줬다. 더 느리고 더 단순한 방식이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모시 공예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다스려보는 힐링의 시간을 갖게 해줬다.
다양한 보자기 사용법을 배워볼 수 있다. 관람하는 시민들이 나무기러기를 묶어 보이고 있다.
다양한 보자기 사용법을 배워볼 수 있다. 관람하는 시민들이 나무기러기를 묶어 보이고 있다. ⓒ이선미

현재 서울공예박물관 관람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사전 예약에 한해 도서실도 이용이 가능하다. 전시2동과 교육동 사이에 자리한 400살이 넘은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 가을 무렵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자유로워지기를 꿈꿔본다.
서울공예박물관 전시2동과 교육동 사이 감고당길
서울공예박물관 전시2동과 교육동 사이 감고당길 ⓒ이선미

■ 서울공예박물관

○ 위치 :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4
○ 가는법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50m
○ 운영시간 : 매일 10:00~18:00, 월요일 휴무
○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클릭)
※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일 6회차(회당 80분), 회차별 90명 정원
유튜브 바로가기(클릭)
○ 문의 : 02-6450-7000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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