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플러스센터 특강에서 '별미 고추장 뚝딱!' 만들었어요~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1.08.24. 14:42

수정일 2021.08.24. 17:00

조회 4,022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 '누구나 뚝딱! 고추장 만들기' 특강을 진행했다.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 '누구나 뚝딱! 고추장 만들기' 특강을 진행했다. ⓒ최윤정

필자는 어린 시절 장을 담그는 시기가 되면 집안 어디선가 나는 퀘퀘한 냄새에 코를 막았던 추억이 떠오른다. 장독대에 담긴 고추장을 어머니들이 얼마나 소중히 다루었는지 기억이 난다. 덕분에 밥상 위엔 장아찌, 비빔밥, 장떡, 애호박 고추장찌개 등 맛있는 요리가 올라왔다. 하지만 요즘엔 그 어머니의 손맛을 잇는 주부가 많지 않다. 직접 만들기도 어려운 데다, 마트에 가면 순한맛부터 매운맛까지 다양한 고추장을 손쉽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판 고추장이 어머니의 손맛과 집집마다 달랐던 개성 있는 장맛을 따라오긴 힘들다. 중년의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응원하는 노원50플러스센터의 ‘누구나 뚝딱! 고추장 만들기’ 강좌가 인기가 높은 이유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제목 그대로 고추장을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볼 수 있다.
집안의 큰 일이었던 장 담그기,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다.
집안의 큰 일이었던 장 담그기,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다. ⓒ봉화옹기테마공원

고추장은 된장, 간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발효식품이다. 조선 중기 이후 만들기 시작한 고추장은 조선 왕들 가운데 가장 장수한 영조의 최애 음식이었다고 한다. 어떤 음식에 넣어도 칼칼한 감칠 맛을 내는 천연복합조미료이자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조합으로 영양가까지 두루 갖췄다. 

노원구는 2019년부터 ‘GMO로부터 안전한 학교 만들기’, ‘이웃과 함께하는 장독대사업’을 실시해왔는데 그 바른 먹거리 사업이 50플러스센터 프로그램으로까지 이어졌다. 가정의 필수식품인 데다 코로나 영향으로 소수정예로 수업이 진행되니 신청을 서둘러야 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고추장을 사먹거나 얻어먹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직접 장을 담가먹는 참가자는 드물었다. 

지난 8월 18일, 고추장 만들기 강의 전 방역은 필수였다. 체온 체크와 QR코드 인증을 하고 마스크는 수업 내내 한 번도 벗지 않도록 했다. 창문을 모두 열어둔 채로 시식이 없는 대면수업이 시작됐다. 
조재희 강사가 고추장 시연 전 다양한 조미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재희 강사가 고추장 시연 전 다양한 조미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윤정

“친정어머니들은 고추장 만드는 절차를 알려주기보다 그냥 담가주는 게 편하니 아예 가르쳐 주시지를 않은 거예요.” 어깨너머로 봤을 법도 한데 눈썰미가 없었던 탓일까? 장맛을 못 배운 게 한이 되는 참가자들에게 노원장독대사업을 주관하는 조재희 강사는 뚝딱 고추장이 나올 수 있는 비법을 화끈하게 공개했다. 
고추장에 들어가는 재료, 엿질금 대신 조청을 넣었다.
고추장에 들어가는 재료, 엿질금 대신 조청을 넣었다. ⓒ최윤정

시작하기 전 강사는 ‘왜 만들어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음식에 맞는 장류와 조미료, 첨가물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줬는데, 오랜 주부경력에도 몰랐던 부분을 알게 돼 여러 번 놀랐다. 재료 구분하기, 좋은 재료 구매하기, 보관하기 등 장류 레시피를 얼른 따라 적었다. 이중 스파게티에 고추장과 케첩을 넣어먹는다는 강사의 레시피는 꼭 한번 따라해 보고 싶었다. 
고추장 담그기의 시작은 물에 조청을 넣고 젓는 일이다.
고추장 담그기의 시작은 물에 조청을 넣고 젓는 일이다. ⓒ최윤정

먼저 4인 1조로 재료부터 받았다. 생각보다 재료가 간단했다. 물과 메주가루, 고춧가루와 물엿, 소금이 전부였다. 다행히 메주가루가 시판된다. 수업을 들으니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제품 봉투에 적힌 원료며 성분도 꼼꼼히 읽게 됐다. 
고추가루를 넣고 다시 젓는다.
고추가루를 넣고 다시 젓는다. ⓒ최윤정
메주가루를 추가한다. 메주는 콩이 원료라 단백질도 풍부하다.
메주가루를 추가한다. 메주는 콩이 원료라 단백질도 풍부하다. ⓒ최윤정

물에 정량의 조청을 섞었다. 이후 주재료가 어우러질 때까지 아꼈던 힘을 쏟아 부었다. 어릴 적 장 담그던 날이 떠올랐다. 쉬지 않고 주걱을 젓고, 행여 머리카락이 떨어질까 머리에 면보를 쓴 어머니는 빨간 고추장이 완성될 때면 “이쁘다”, “곱다” 연신 감탄하셨다. 이날은 뚝딱 고추장으로 필자도 모처럼 주부 체면을 살렸다. 
소금 넣기 과정. 고추장은 여름에는 조금 짜게 담가야 한다.
소금 넣기 과정. 고추장은 여름에는 조금 짜게 담가야 한다. ⓒ최윤정
맛있는 고추장을 만들기 위한 마지막 비법은 어머니의 정성과 힘이다.
맛있는 고추장을 만들기 위한 마지막 비법은 어머니의 정성과 힘이다. ⓒ최윤정

고추장을 만들면서 참가자들은 각자의 레시피도 살짝 공개했다. 떡볶이는 기본, 더덕을 박아놓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며 나만의 비법도 공유했다. 시연이 끝나고 한 명씩 밖으로 나가 손 끝에 묻은 고추장을 맛보았다. 약간 짠 듯했지만, 여름철은 기온 때문에 좀 짜게 담가야 한다고 한다. 
곱디고운 고추장 빛깔에 감탄이 절로 났다.
곱디고운 고추장 빛깔에 감탄이 절로 났다. ⓒ최윤정

어르신들처럼 전통 메주와 집에서 직접 말린 고추를 사용하진 않았지만, 이번 체험은 장을 담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어머니들이 왜 고추장 색깔을 보고 곱다고 감탄을 하셨는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 이 고운 고추장으로 가족들과 화끈하고 맛있는 요리를 해 함께 먹는 상상에 절로  신이 났다. 
만든 고추장으로 집에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매운 맛이 일품이다.
만든 고추장으로 집에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최윤정

'50플러스센터'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중장년층의 인생후반부를 함께 기획하고 지원하는 기관이다. 서울 각 지자체별로 총 15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철저한 방역 속에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노원구의 '고추장 만들기(수강료 무료, 재료비 2만원 별도)' 프로그램도 이중 하나로 9월 강의는 이미 신청이 마감돼 10월 이후를 기대해 봐야 할 것 같다. 현재 9~10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 접수가 진행 중이니 올 가을 50플러스센터의 문을 두드려보자.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는 일자리, 상담, 자기계발 등 중장년층의 인생 2모작을 지원한다.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는 일자리, 상담, 자기계발 등 중장년층의 인생 2모작을 지원한다. ⓒ최윤정
50+세대의 일자리 정보 등을 제공하는 센터 내 일자리카페 모습
50+세대의 일자리 정보 등을 제공하는 센터 내 일자리카페 모습 ⓒ최윤정

■ 노원50플러스센터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노원로 30길 73
○ 이용시간 : 월~금 09:00~21:00 토 09:00~18:00 (일요일, 법정공휴일 휴무)
○ 이용대상 : 50+세대 누구나(45~64세)
○ 프로그램 신청방법 : 노원50플러스센터 홈페이지(50plus.or.kr/nwc)에서 온라인 접수
○ 문의 : 02-930-5060

시민기자 최윤정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의 혜택을 누리며 살았으니 좋은 장소와 취지를 공유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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