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살던 서양인의 다정한 옛집 '딜쿠샤'

시민기자 김세민

발행일 2021.07.05. 09:40

수정일 2021.07.05. 15:30

조회 945

경성 살던 서양인의 다정한 옛집 ⓒ김세민

딜쿠샤는 1917년 평안도 운산 금광 채굴 사업을 하러 왔다가 조선의 풍경과 문화를 사랑하게 된 미국인 사업가 앨버트 테일러와 영국 연극배우 출신 메리 테일러 부부가 1923~24년간 지어 1942년 일제강점기 말기까지 살았던 유서 깊은 건물이다.

1920년대 미국 중상류층 가정이라면 많이들 가지고 있었던 글렌우드 상표의 철제 난로가 관객들 눈길을 붙잡는다. 검고 투박한 직육면체 모양의 100여 년 전 난로가 창가에 놓여 있었다. 맞은편에는 적벽돌로 정연하게 쌓은 벽난로와 아르데코풍의 곡선미가 두드러지는 램프, 서양인의 이국적인 취미를 상징하는 청화백자 화병, 은제 컵, 은촛대 등이 배치된 거실 풍경이 나타났다. 1920~30년대 미국인 가족이 살던 거주 공간의 풍경이라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딜쿠샤는 근대사 연구자와 근대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이 내부 부재와 장식, 구조 등을 꼼꼼하게 고증·복원한 결실이다. 서울시는 2년간의 건축사 연구 용역 작업을 했고, 서양 앤티크 재현 전문가가 근대 가구와 기물 등을 국외에서 일일이 고증하면서 입수해 배치한 덕분인지, 관련 책까지 펴내 호평을 받았다. 테일러 부부가 남긴 흑백 실내 사진 6장을 토대로 한 쉽지 않은 복원작업이었다. 공간에 대한 재현뿐 아니라 딜쿠샤가 간직한 문화와 역사까지 전하고 있어 뭉클하다.

은행나무에 반했던 테일러 가족도, 딜쿠샤가 품었던 무수한 사람들도 이젠 그곳에 없다. 그들의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오래된 집과 노거수는 그렇게 이 집을 거쳐 간 사람들의 소중한 추억으로 그들 삶의 일부가 되고 각자의 우주를 이뤘을 것이다. 딜쿠샤 전시관에 비치된 테일러 집안의 유물과 흔적들이 그 모든것들을 확인 시켜 준다. 세월을 거슬러 흐르는 깊은 인연과 숨결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 딜쿠샤 전시관

○ 위치 : 서울 종로구 사직로 2길 17
○ 운영시간 : 09:00-18: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 무료
○ 관람신청: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통한 해설 관람
-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바로가기(클릭)
○ 운영 방식 : 사전 예약에 의한 해설관람 (일 4회, 매회 15~20명 이내)
○ 해설관람시간 : 1일 4회
- 1차 10:00~11:00, 2차 13:30~14:30, 3차 15:00~16:00, 4차 16:30~17:30
- 수요일 16:30~17:30 영어해설 가능(외국인 대상)
- 목요일 16:30~17:30 중국어해설 가능(외국인 대상)
○ 문의 : 070-4126-8853

시민기자 김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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